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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 시간) 뉴욕 맨해튼 33번가에 있는 한인타운 입구의 맞은 골목에는 오가던 관광객과 현지인들이 발길을 멈추고 건물 1층 유리창 안쪽을 살펴보거나 사진을 찍는데 여념이 없었다. 넷플릭스가 12월 26일 오징어게임 시즌2 공개를 앞두고 뉴욕에 마련한 오징어게임 체험공간(Squid Game: The Experience)이다. 체험장 1층 유리를 통해 바깥에서도 총을 든 진행요원들의 모습과 대형 영희 인형을 볼 수 있어 현지인들도 한 눈에 오징어 게임 테마 공간이라는 점을 알아챈 모습이었다.
“이곳에서부터는 외부 세계에서의 이름, 직업은 필요 없습니다. 당신의 이름은 이제 여러분의 손목에 있는 밴드에 적힌 번호입니다.” 체험장 입구를 지나 내부 게임체험 공간에 들어서자 붉은 옷을 입은 진행요원이 “지금이 돌아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생사를 건 게임을 펼쳤던 오징어게임 극중 분위기를 재연했다. 가면을 쓰고 총 모형을 든 진행요원이 오가는 가운데 벽면에는 총알을 맞아 튄듯한 핏자국을 그려놓거나 ‘게임을 임의로 중단할 수 없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눈에 띄었다.
뉴욕 체험공간에는 시즌1에 등장한 ‘유리 징검다리 건너기’와 ‘구슬치기’ 등 총 5개의 게임이 마련돼 있다. 유리 징검다리 건너기는 바닥 유리칸에 들어온 조명을 4초간 기억했다가 조명이 켜졌던 유리 타일 만을 밟고 건너야 하는 게임이다. 실수를 하는 순간 탈락이 통보됐고 옆으로 제외됐다. 게임의 백미는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로 탈락자들은 아쉬워하면서도 얼굴에 웃음이 한가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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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대미는 짜릿한 긴장감이 묘미인 ‘잭 인 더 박스(Jack in the box)’다. 다만 박스 안에는 잭 대신 영희가 있다. 시스템이 정해주는 순서와 횟수에 따라 레버를 돌려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으면 생존, 영희 인형의 머리가 나오면 패배하는 방식이다. 조마조마하게 지켜보던 참석자들은 영희의 머리가 튀어나오자 너나없이 다들 질겁과 즐거움이 뒤섞인 환호를 질렀다. 모든 게임을 마치고 우승한 한 미국인 유튜버는 “정말 재밌는 체험”이라며 “오징어게임을 TV로 보는 것도 재미있지만 실제로 경험하는 것도 이색적이기 때문에 추천할 만하다”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미국 뉴욕에 이어 이달 중 스페인 마드리드, 12월에는 호주 시드니, 내년 1월에는 서울에도 오징어게임 체험공간을 마련할 예정이다. 조쉬 사이먼 넷플릭스 소비자제품 담당 부사장은 “오징어 게임은 평범한 참가자들이 미친듯한 경쟁에 뛰어드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시청하는 이들은 한 번 쯤 ‘내가 저 상황이라면 어떻게 할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이같은 궁금증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는 곳이 바로 체험형 공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훌륭한 스토리텔링에 작품내 게임에 녹아있는 상호작용 특성을 결합하면 실제 생할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자연스럽게 확장할 수 있다”며 “전세계 여러 도시에서 동시에 이같은 실제 게임 체험공간을 오픈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이는 곧 우리에게도 새로운 도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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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오징어게임2에 거는 넷플릭스의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오징어게임은 2021년 9월 공개후 약 석달만에 2억6500만 시청수(시청시간을 작품의 총 시간으로 나눈 값)를 기록한 넷풀릭스 역대 최고 인기작이다.
동시에 오징어게임은 영화와 K팝에 집중돼있던 한국 대중문화 수요를 확장하는 계기가 됐다. 넷플리스에 따르면 올 상반기 비영어권 콘텐츠 상위 10위 이내에 눈물의 여왕과 기생수, 마이데몬 등 3편의 한국 콘텐츠가 이름이 올랐다. 사이먼 부사장은 한국 콘텐츠의 인기를 실감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대형 유통업체 관계자들과 많나면 한국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제품이 얼마나 높은 판매고를 올리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곤 한다”며 “이들은 K뷰티가 대세라고 말하고 케이팝 음악이 주류라고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넷플릭스는 한국을 비롯한 국내외에서 자체 여러 콘텐츠를 활용한 상품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8월 블루보틀커피코리아가 3가지 종류의 넷플릭스 원두를 출시하고 해태가 4월 오징어게임 달고나 게임을 모티브로 과자를 출시한 것이 대표적이다. 사이먼 부사장은 “현재 신세계와 함께 대규모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며 “이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한국에서의 (상품 분야) 비즈니스 성장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한국 파트너들과 계약 형태를 유연하게 유지하면서 현지화 노력을 지원할 것”이라며 “한국 콘텐츠가 활약하는 글로벌 저변을 넓히기 위해 업계와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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