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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사, 엄정한 사법적 처분 외엔 출구 없다” 날 선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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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 ⓒ연합뉴스

지난 4일 이기홍 동아일보 대기자는 칼럼에서 “김건희 여사의 사과를 놓고 여권 내에서 왈가왈부하는데, 다 부질없다. 때를 놓쳤기 때문이다. 사과로 문제를 풀 수 있는 단계를 한참 지나버렸다”고 주장했다. 칼럼 제목은 「‘김건희 수렁’, 사법심판대 서는 게 유일한 탈출구다」. 이기홍 대기자는 “대선 때부터 3년 넘게 보수진영 전체를 욕보이고 있는 여사 문제 수렁에서 헤어나려면 김 여사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일반 국민 누구나에게 적용될 절차를 거쳐 공정하고 엄정한 사법적 처분을 받는 것 이외엔 그 어떤 출구도 없다”고 강한 어조로 밝혔다. 

이기홍 대기자는 “김 여사는 국민에게서 실오라기만큼의 권력도 위임받은 적이 없다. 사인(私人)이 국정에 개입하면 그게 국정농단”이라며 “대통령의 공천 개입도 범죄(박근혜 공천 개입 징역 2년)인데, 하물며 배우자가 공천이나 인사에 손을 댄다면 보수진영을 태워 초토화시킬 수 있는 위험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덮고 가면 다음 대선에서 여당 후보들이 먼저 여사 문제를 공약할 것이다. 누가 이기든 종합세트로 탈탈 털리는 사법 심판을 받게 된다”며 “자기 팔을 도려내는 결단이 대통령과 여권 전체는 물론 김 여사를 위해서도 현명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동아일보 10월4일자 칼럼.
▲동아일보 10월4일자 칼럼.

이날 동아일보 칼럼은 현 국면에 대한 보수진영의 문제의식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는 점과 더불어 보수신문들이 공유하던 ‘김건희 사과=김건희 리스크 해소’ 프레임이 무의미해졌다고 보수신문이 선언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동아일보는 김건희 여사와 관련해 보수신문 중 가장 비판적 논조를 보여왔다. 천광암 논설주간은 지난 7일 「대통령 취임식이 ‘여사 의혹’의 중간 저수지였나」 칼럼에서 “앞으로 이 ‘저수지’에서 얼마나 많은 ‘오물’이 쏟아질지 모른다. 지금 그 전조를 보는 것 같아 걱정스러울 따름”이라며 ‘오물’이란 표현까지 썼다. 

동아일보는 지난 7일 명태균씨와의 3시간30분 인터뷰 기사를 내며 명씨를 둘러싼 이슈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지난 9일 사설에선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과 서울의소리 기자 통화내용을 언급하고 “김 여사가 대통령실 몇몇 참모를 통해 국정에 개입했다는 취지의 말을 하는 녹취파일이 공개됐다”며 ‘이만한 육성이 나온 마당에 설명 없이 넘어갈 수는 없게 됐다“고 했다. 지난 10일 사설에선 ”명 씨 주장이 사실이 아니면 법적 대응에 나서든지 해야 할 텐데 아무런 조치가 없다“며 용산을 향한 답답함을 그대로 드러냈다. 같은 날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가 쓴 칼럼 제목은 「대통령이 밑바닥 찍겠다면 그 옆에 설 여당은 없다」였다. 

언론계 안팎에선 조선일보‧중앙일보에 비해 ’튀는‘ 동아일보 논조를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는데, 동아일보는 2016년 탄핵 국면에서도 지금과 유사한 모습을 보였다. 박재균 동아일보 논설위원은 2016년 9월22일 칼럼에서 “최순실 씨가 비교적 자주 청와대를 드나든다는 사실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항간에는 최씨가 청와대를 출입할 때 몰라본 파견 경찰이 원대 복귀 조치됐다는 얘기도 돈다”라고 전한 뒤 이 무렵 TV조선과 한겨레의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 보도를 가리켜 “청와대의 눈으로만 보면 부패 기득권 세력과 좌파 세력의 적대적 합작”이라고 촌평했다. 

8년 전 탄핵 국면에서 박근혜정부와 보수신문은 상호 냉소적 관계에서 적대적 관계로 변모했는데, 동아일보의 변모 속도는 빠른 편이었다. 돌이켜보면 2015년 1월7일자에서 “우리나라 권력 서열이 어떻게 되는 줄 아느냐. 최순실씨가 1위, 정윤회씨가 2위, 박근혜 대통령은 3위”라고 말했던 박관천 대통령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의 검찰 진술을 처음 보도했던 신문사도 동아일보였다. 기사 제목이 「박관천의 황당한 ‘권력서열’ 강의」였는데 당시 검찰과 청와대에서 난리가 났었다고 훗날 동아일보 기자가 밝히기도 했다. 동아일보가 단지 황당하다는 이유만으로 저 기사를 썼을 리 없다. 

동아일보는 2016년 10월8일 사설에서 “청와대와 여당은 야당의 의혹 제기를 정치 공세라거나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만 말한다. 그렇다면 당사자들이 떳떳하게 나서 사실을 밝히지 못할 이유가 뭔가”라고 되물으며 “역대 어느 정권이나 임기 말 대통령 레임덕은 측근과 친인척 비리에서 시작한다는 것을 잊고 있다면 큰일”이라고 경고했다. 10월17일자 동아일보 김순덕 칼럼 제목은 「‘실세의 딸’ 앞에 설설 긴 이대 총장 물러나라」였는데, 당시 최순실-정유라 모녀의 권력과 특혜에 공분하던 국민들을 대변했다며 호평이 적지 않았다. 10월24일 사설에선 “깊은 자성과 함께 좌순실‧우병우로 불리는 의혹의 고리를 끊고 국론을 모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신문의 이러한 논조는 태블릿PC라는 스모킹건이 나오기 전이었는데, 당시 ‘비박’ 진영의 비판 흐름과도 유사했다. 따지고 보면 지금 동아일보는 ‘반윤’ 노선과 유사하다. 8년 전과 마찬가지로 보수신문 중에서는 가장 먼저 ‘미래 보수 권력’으로 향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동아일보는 동시에 여당도 비판하고 있어서 야권 지지층에게 호소력 있게 다가오고 있다. 일례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두고 “검찰이 국민이 납득할 만한 결과를 내놔야 한다”고 밝힌 것을 두고 이 신문은 12일 사설에서 “현 정부에서 1년 반 넘게 법무부 장관을 지낸 한 대표가 남 일처럼 얘기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8월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선 적지 않은 ‘이변’이 있었다.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상임이사들이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표완수 이사장의 해임을 주도했는데, 찬성표가 1표 부족해 해임에 이르지 못했다. 한국신문협회에서 기권표를 던진 것이 결정적이었는데, 당시 신문협회장이 임채청 동아일보 사장이다. 당시 임 회장의 기권을 두고 동아일보 차원의 판단 아니겠느냐는 일각의 추측도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동아일보는 정부의 무리한 행보에 한 발 거리를 둔 셈이었다. 윤석열정부 주요 공직자 중 동아일보 출신이 눈에 띄지 않는 점도 일련의 논조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대목일 수 있다. 

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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