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실이 북한의 ‘평양 무인기 침투’ 주장에 “일일이 대응하는 것은 자체가 현명치 않다”며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연내 개최가 예정된 한미일 정상회의는 다자회의 계기가 아닌 별도로 열릴 가능성이 크다.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은 12일 TV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문제를 제기했다고 확인해 주는 게 북한이 원하는 대로 말려드는 것”라며 이같이 말했다. 전일 북한은 최근 한국이 평양에 무인기를 침투시켜 대북전단(삐라)를 살포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확인해 드릴 수 없다”며 모호한 입장을 내놨다.
신 실장은 북한의 주장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우리 내부의 소모적 논쟁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안보에 보탬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신 실장은 “확인 과정에서 우리 사회 양극화로 또 논쟁이 돼 북한의 도발·위협 행위를 잊는 문제가 있다”고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의 방공망이 뚫렸다는 걸 인정한 것은 내부 결속을 위한 노림수라고 진단했다. 신 실장은 “북한은 역설적으로 체제 위협이 있어야 체 유지가 가능하다”며 “방공망이 뚫렸다고 인정한 손해보다 체제 위협의 호기를 활용한 이익이 더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를 제도화하기 위해 헌법을 개정했을 가능성에 대해선 “일단은 유보했다고 평가하는 게 적당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북한이 아직 민족과 통일 개념을 대체할 논리를 마련하지 못한 듯하다”고 덧붙였다.
|
연내 개최가 예고됐던 한미일 정상회의는 다자회의 계기가 아닌 별도로 개최하는 쪽으로 조율되고 있다. 당초 올 11월에 남미에서 연달아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열릴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신 실장은 “다자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정상회의를) 하면 서로 편리하지만 많은 시간을 들여 충분한 논의가 안 된다”며 “일단은 별도로 하는 것으로 이야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일 외교 당국은 APEC과 G20 이후에 연말쯤 하기로 대략적으로 의견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연내 한미일 정상회의를 열자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번 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라오스 총리 주최 갈라 만찬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윤 대통령에게 이 같은 바이든 대통령의 의중을 전달했다고 한다. 이에 윤 대통령은 블링컨 장관에게 “연내에 만날 기회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