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라에몽’의 목소리로 사랑받은 성우 오야마 노부요가 지난달 29일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향년 90세.
11일 연합뉴스는 소속사 오야마의 부고 소식을 전하며 일본 애니메이션 팬들과 성우 업계가 애도에 잠겼다고 보도했다.
오야마는 1979년~2005년까지 무려 26년 동안 ‘도라에몽’의 목소리를 연기했다. 그의 목소리는 도라에몽의 상징이었다.
오야마는 애니메이션 외에도 게임 성우로 활약하며, 다양한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특히 그는 2010년~2015년까지 ‘단간론파’ 시리즈의 마스코트 캐릭터 모노쿠마의 목소리를 맡았다.
모노쿠마는 검은색과 흰색이 반반 섞인 독특한 디자인의 캐릭터로, 오야마의 목소리 연기는 이 캐릭터에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단간론파’의 제작사인 스파이크 춘 소프트는 오야마의 부고 소식을 전하며 “그가 만들어낸 매력적인 캐릭터에 감사드리며, 그의 명복을 빈다”는 애도 메시지를 남겼다.
1933년 도쿄에서 태어난 오야마는 어릴 때부터 남다른 목소리로 주목을 받았다. 그는 주변 사람들에게 독특한 목소리 때문에 놀림을 받곤 했지만, 후에 이를 자산 삼아 성우의 길로 나아갔다.
고등학생 시절부터 연기 교육을 받았고, 1956년 NHK 드라마를 통해 연기자로 데뷔했다. 이후 인형극 성우로서 실력을 인정받으며, 본격적으로 성우 활동을 시작했다.
1979년 ‘도라에몽’의 주인공 목소리를 맡으며 성우로서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했다. 그의 대표적인 대사, “안녕, 난 도라에몽이야”는 원래 대본에는 없던 것으로, 오야마가 스스로 대본을 수정하며 만들어낸 표현이었다.
이 대사는 도라에몽 팬들 사이에서 애니메이션의 상징으로 남아 있다. 그는 2005년 미즈타 와사비에게 배역을 넘기며 도라에몽 역할을 마무리했고, 이후 건강 문제로 활동을 점차 줄여갔다.
오야마는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벽돌깨기 게임 ‘알카노이드’를 즐기며 팬들과 소통했다. 그러나 2015년 치매 투병 소식이 전해졌다. 그의 건강은 점차 악화되어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고 9월 19일 다시 입원한 후 29일 눈을 감았다.
일본 매체들은 오야마가 성우 업계와 애니메이션 역사에 남긴 유산을 기리며 그의 부고를 전했다. TV아사히는 “오야마 노부요의 부드럽고 포근한 목소리가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달해 주었다”는 메시지를 남기며 그의 공로를 칭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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