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를 사랑하는 작가는 전쟁의 고통 속에 있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축배를 들지 않았다. 그래서 아버지도 마을 잔치를 열 수 없었다.
소설가 한강의 아버지는 한승원 작가는 딸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하기 위해 마을 잔치를 열려고 했다가 딸의 뜻에 따라 취소했다.
한승원 작가는 11일 전남 장흥군 안양면의 해산 토굴 앞 정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딸의 뜻을 대신 밝혔다. 한승원 작가는 노벨문학상 수상 의의에 대해 “딸에게 상을 준 건 즐기란 게 아니라 더 냉철해지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승원 작가는 딸의 말을 떠올리며 “(우크라이나, 팔레스타인에서) 큰 전쟁이 일어나서 사람이 쓰러지고 있는데, 즐겨서 되겠냐고 하더라”고 전했다.
그래서 한승원 작가는 장흥 회진 고향 마을에서 열려던 잔치를 취소했다. 또한, 부친은 “(딸이 수상관련) 기자회견도 안 할 것이라고 했다”고도 전했다.
아버지는 자신과 함께 작가의 길을 걷고 있는 딸을 자랑스러워했다. 그는 딸의 작품에 대해 “문장이 섬세하고 아름답고 슬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어 문장을 외국어로 어떻게 번역하느냐에 따라 노벨상 수상은 달라진다”며 “좋은 번역자를 잘 만나 좋은 작품이 나오면서 수상까지 이어지게 됐다”고 번역자들에게도 공을 돌렸다.
한편, 노벨문학상 수상 발표 소식에도 한강 작가는 차분했다. 그는 스웨덴 한림원과의 인터뷰에서 “아들과 같이 차를 마시며 조용히 자축할 생각”이라며 “술은 먹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2016년 한강 작가가 맨부커상을 수상했을 때 부친은 장흥군민들을 초대해 축하 잔치를 벌인 바 있다.
양아라 에디터 / ara.yang@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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