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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붕괴됐으니 北 GP 폭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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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주, 화력교범 근거로 주장

GP 불능화 당시 폭파 개념

‘기준’ 제시하지 않았던 군

남북 군 당국이

문재인 정부 시절 마련된 9·19 남북 군사합의 후속조치로 남북이 각각 진행했던 감시초소(GP) 불능화 관련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복원 선언 3개월여 만에 북측 GP가 경계 임무를 정상 수행하는 수준에 다다른 것으로 알려져 ‘검증 소홀’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화력교범을 근거로 ‘폭파 조치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10일 서울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합동참모본부 대상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미 화력교범상 “피해율이 30%면 파괴로 본다”며 “그 기준으로 봤을 때 (북한 GP는) 충분히 파괴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8일 국방부 대상 국정감사에서 “폭발이 일어난 (북한 GP) 지상 시설물은 일부분”이라며 부실 검증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북한이 3개월이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에 GP 복원을 진행할 수 있었던 건, ‘핵심 시설’로 평가되는 지하 시설에 큰 피해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북한 GP가 얕게는 3m, 깊게는 10m에 이르는 개미굴 형태의 지하 시설을 갖추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파괴 조치가 확실히 이뤄졌는지 면밀히 검증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김 의원은 화력교범을 근거로, 일부 시설물만 불능화됐더라도 폭파로 볼 수 있다는 주장을 편 셈이다.

문제는 화력교범상 ‘폭파’가 ‘특정 표적을 영구히 활동하지 못하게 하거나 장기간 무능화시키는 것’으로 규정돼 있다는 점이다. 3개월여 만에 복원된 북한 GP에 폭파라는 표현이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무엇보다 우리 군이 검증 과정에서 폭파 개념의 ‘기준’을 제시한 적이 없었던 만큼, 김 의원 주장은 ‘끼워 맞추기식 논리’라는 평가다.

유 의원은 김 의원 주장과 관련해 “‘30% 정도만 파괴되면 파괴된 것으로 본다’는 말씀이 있었는데, 당시 (군 당국) 백브리핑 자리에 (기자 신분으로) 참석했지만 그런 설명은 들은 바가 없다”고 말했다.

김명수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10일 서울 용산구 합동참모본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의 합동참모본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앞서 남북은 지난 2018년 군사합의 후속조치로 비무장지대(DMZ) 내 GP 10곳씩을 파괴하고, 각자 1개소에 대해선 병력·장비를 철수하되 원형은 보존하기로 한 바 있다.

이후 남북은 같은 해 12월 12일 상호 검증을 진행했다. 우리 측에선 77명의 검증단이 북측 GP 현장을 방문했다.

당시 합참은 “현장검증 및 평가분석 결과 북측 GP 내 모든 병력과 장비는 완전히 철수한 것으로 확인했다”며 “지상시설인 전투 시설과 병영 막사·유류고·탄약고 등 지원시설은 폭파 방식 등을 통해 완전히 파괴한 후 흙으로 복토되거나, 건물 흔적을 제거하고 정리된 상태였다”고 밝혔다. 눈에 보이는 지상 시설은 물론, 지하에 마련된 각종 지원 시설까지 모두 파괴됐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유 의원은 지난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지하 시설이) 파괴됐는지 제대로 검증을 못 했다는 당시 검증단 인원의 증언 기록이 있다”며 “그 내용을 제가 다시 검증단을 통해 이번에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편 군 당국은 관련 사안에 대한 감사원 감사가 진행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김명수 합참의장은 “진행 중인 감사원 감사에 대해 합참에선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고, 정당한 결과가 나오게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문제 등을 공식적으로 말하는 것은 감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합참의장으로서 그렇게 행동하지 않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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