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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10일 첫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일 관계의 개선 흐름이 차질 없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촉박한 다자회의 일정 속에서도 대화의 자리를 마련하면서 형식에 구애 받지 않고 긴밀한 ‘셔틀외교’를 이어나가겠다는 정상 차원의 의지를 확고히 했기 때문이다. 양국 정상은 조속한 시일 내 상호 방문을 추진하고 북한 도발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한미일이 더욱 단합할 필요가 있다는 데도 뜻을 모았다.
윤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는 이날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를 계기로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회담을 가졌다. 이시바 총리와의 첫 번째 회담이자 윤 대통령이 취임한 후 일본 정상과 갖는 13번째 회담이다.
이날 회담은 상견례 성격이 짙었다. 한일 현안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보다는 서로의 정책 방향을 확인하고 신뢰를 쌓는 측면에 초점을 맞췄다. 두 정상은 한일이 가까운 이웃이자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 같은 보편가치를 공유하는 소중한 협력 파트너라는 데 공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3월 이후 이뤄진 한일 관계 진전은 “양국 지도자 간 흔들림 없는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손을 내밀었다. 이시바 총리는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가 크게 개선시킨 양국 관계를 계승·발전해 나가고자 한다”며 “셔틀외교도 활용해 긴밀히 공조해 나갔으면 한다”고 화답했다.
동북아 정세 불안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한일과 한미일 공조가 필수적이라는 인식도 서로 확인했다. 두 정상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북러의 불법적 군사 협력이 인도태평양 지역에 야기하는 심각성을 지적하며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확립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를 위해서는 지난해 한미일 정상이 합의한 ‘캠프데이비드 정신’을 굳건히 지켜나가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내년 도래하는 한일 관계 정상화 60주년을 관계를 한 단계 도약시키는 계기로 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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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총리 취임 9일 만에 성사된 회담으로 한일 관계의 굳건함이 재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경파가 득세해온 자민당에서 이시바 총리는 온건한 성향을 보유한 비둘기파로 분류돼왔으나 지도자 교체로 인한 관계 회복 동력 훼손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이시바 총리가 강제 동원 및 일본군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에 있어 사죄·반성을 토대로 한 전향적 인식을 보일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이시바 총리는 제2차 세계대전의 주요 전범이 묻힌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지 않았고 2017년 “위안부 문제에 대해 한국이 납득할 때까지 사죄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 순위에 올려야 하는 정상의 자리에서도 같은 입장을 견지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울러 40년 만에 개발 협상이 재개된 대륙붕 7광구 사업에도 속도가 붙을지 관심사다.
윤 대통령은 이날 라오스에서 일본을 포함해 총 5개 인태 지역 국가와 양자 회담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아세안 정상회의 의장국인 라오스의 손사이 시판돈 총리와 회담을 열고 내년 재수교 30주년을 맞이해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하기로 합의했다. 이외 베트남·태국 정상과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다만 라오스에서 리창 중국 총리와 별도의 회담은 예정돼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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