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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 게이트’에 쑥대밭된 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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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참석차 라오스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9일(현지시각) 비엔티안 왓타이 국제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뉴시스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참석차 라오스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9일(현지시각) 비엔티안 왓타이 국제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손지연 기자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가 여권의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고 있다. 명 씨가 페이스북,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여권 인사들을 공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실을 비롯해 명 씨가 언급한 인사들이 직접 이에 대한 해명을 내놓으며 ‘명태균 발(發)’ 논란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여권의 핵심 스피커인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까지 나서 명 씨에 대한 의혹을 수사하라고 요구하면서 논란은 더 극대화되고 있다.

◇ 명태균 발언에 흔들리는 국민의힘

지난 9월 19일 「뉴스토마토」의 김 여사 공천개입 의혹 보도를 통해 ‘명태균’이라는 이름이 언론에 소개됐다. 명 씨는 경남 일대에서 선거브로커로 활동하며 지역 정치인들을 비롯해 윤석열 대통령 부부까지 친분을 쌓았다고 알려졌다. 그로부터 한 달여가 지난 10일 국민의힘은 ‘명태균 게이트’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명 씨는 2022년 재・보궐 선거 당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공천을 김 여사에게 청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전 의원은 4선 의원이고 18대 국회를 끝으로 10년간 원외 생활을 이어갔다. 하지만 2022년 창원시 의창구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단수공천을 받아 당선돼 국회에 다시 입성했다.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는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인 명 씨에게 맞춰졌다. 자칭 ‘그림자’였던 그는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직접 발언을 이어가면서 정치권의 화두로 떠올랐다. 

명 씨는 지난 5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후보 시절 윤 대통령 부부 자택에) 몇 번 갔는지 세지는 않았다”면서 “대여섯 번 정도 간 것으로 (집에) 가봤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특히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참여와 현 정부의 공직 등을 제안받았지만 거절했다고도 주장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지난 8일 대통령실에서는 언론 공지를 통해 직접 해명에 나섰다. 대변인실은 “대통령이 정치를 시작한 뒤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인 2021년 7월 초, 자택을 찾아온 국민의힘 고위당직자가 명 씨를 데리고 와 처음으로 보게 됐다”며 “자택을 방문한 국민의힘 정치인이 명 씨를 데려와 두 번째 만남을 가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통령이 당시 두 정치인을 각각 자택에서 만난 것은 그들이 보안을 요구했기 때문”이라며 “명 씨가 대통령과 별도의 친분이 있어 자택에 오게 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명 씨와 대통령과의 친분설에 선을 그은 것이다. 그러면서 “이후 경선 막바지쯤 명 씨가 대통령의 지역 유세장에 찾아온 것을 본 국민의힘 정치인이 명 씨와 거리를 두도록 조언했고, 이후 대통령은 명 씨와 문자를 주고받거나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기억한다”고 전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오전 인천 강화군 강화읍 강화문화원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오전 인천 강화군 강화읍 강화문화원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대통령실의 해명 이후 명 씨는 전날(9일) 페이스북을 통해 하루에만 4개의 게시글을 올리며 유력 정치인들과 자신과의 연결고리를 강조하고 나섰다. 김종인 전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부터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전 국민의힘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경남 창원마산회원 지역구에서만 3선을 한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 등을 언급하며 자신과의 연관성을 내비쳤다. 

이에 윤 의원은 전날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에게 ‘명 씨는 위험한 인물이니 가까이하지 말라’고 경고했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에서 언급한 ‘명 씨와 거리를 두라’고 조언한 정치인이 본인임을 밝힌 셈이다. 

명 씨와 여권 정치인들 간의 공방이 계속되자 여권의 모든 이슈가 ‘명태균 게이트’로 집중되고 있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인천 강화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제가 이끄는 국민의힘에서는 그런 협잡꾼이나 정치브로커는 발붙이지 못할 것”이라며 “정치브로커가 자기를 건드리지 못할 것이라고 떠들고 다니는 것을 두고 국민들께서 얼마나 한심하게 보실까”라고 꼬집었다. 이어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명 씨를 ‘작업한 여론조사를 들고 각종 선거캠프를 들락거리던 선거브로커’라고 규정하며 검찰에 성역 없는 수사를 요청했다. 이에 명 씨도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이 성역 없이 수사하면 저보다 홍 시장님이 더 위험해질 수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홍 시장은 즉각 “일개 선거브로커가 대통령도 협박하더니 나를 협박하느냐“라며 ”마음대로 지껄이고 감옥에 가라“고 직격했다.

시사위크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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