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이하 환노위) 국정감사가 고용노동부 김문수 장관의 역사인식 논란으로 촉발된 여야 의원들의 설전 끝에 시작 40분만에 중지, 파행됐다.
김 장관은 10일 오전 환노위 국정감사에 출석해 일제시대 국적 문제에 대해 “의원 모두를 만족시킬 만한 답변을 드릴 능력은 없다”며 “이 문제는 매우 복잡하므로 차후 국회 차원에서의 조사와 연구, 공청회를 진행해 결론을 내려준다면 거기에 따르겠다”고 발언했다.
이는 지난 8월 26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김 장관이 “일제시대 때 우리 국적은 일본이었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환노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홍배 의원이 “지난달 대정부질문에서 (김 장관이) 공부해오겠다고 한 만큼 명확한 역사관에 대해 재차 입장을 묻고 인식이 변함없다면 퇴장시켜야 한다”고 요청한 데 따른 답변이다.
해당 요청을 계기로 야당 의원들은 감사 시작에 앞서 김 장관에게 명확한 역사관을 요구했다. 여당 의원들이 이에 반발하며 고성이 오가자 안호영 환노위원장은 김 장관에게 논란이 된 국적과 관련한 본인의 입장을 정리해달라고 주문했다.
김 장관은 “우리 국민들에 해외 나갈 때 등 여러 부분에서 국적이 명기될 수 밖에 없는데, ‘일본제국의 여권’처럼 표현된 것이 많았다”면서 “당시 우리나라와 맺은 조약 또는 일본의 법률, 조선총독부 재령 어느 곳에서도 대한민국의 국적이라고 하는 부분은 없다. 이것이 현실”이라고 답변했다.
이후 안호영 환노위원장이 김 장관에게 “여권에 일본 국적으로 기재돼있지만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봐야 하지 않느냐”고 묻자, 김 장관은 “복잡한 문제”라고 대답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김태선 의원은 “집에 강도가 들어 집주인을 결박한 채 동사무소에 가서 등기 이전을 하고는 내 집이라고 우기는데, 김 장관은 ‘그건 강도 집’이라고 인정하는 것”이라며 김 장관의 퇴장을 요구했다.
여당은 국정감사가 역사관을 시험하는 자리가 아니며, 야당이 국정감사의 취지를 흐리고 있다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은 “논쟁·반론의 여지가 있는 문제는 잠시 접어두고 민생을 위한 국감이 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야당 측은 김 장관이 사과하지 않고 답변을 피한 점을 지적하며 연이어 김 장관의 퇴정을 요청했고, 여야 간 설전이 오가자 결국 안호영 환노위원장은 국정감사 시작 40분만에 정회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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