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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성 있나” 경색국면 속 의정 만났지만…회의론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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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성 있나” 경색국면 속 의정 만났지만…회의론 후폭풍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비서관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 의대 융합관 박희택홀에서 열린 ‘의료개혁, 어디로 가는가’ 토론회에서 기조발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추진에서 촉발된 의정갈등이 8개월째 이어지는 가운데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참여하는 의정 간 첫 공개 토론회에 의료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둘러싼 이견차가 여전한 데다 의료계 내부에서 서울대 의대의 대표성에 의문을 표하는 움직임도 보여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10일 정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대 의대 융합관 박희택홀에서는 보건복지부와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의료개혁, 어디로 가는가’를 주제로 공개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과 정경실 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장이 정부를 대표해 참석했고, 서울의대·병원 교수 비대위 측에서는 강희경 비대위원장(소아청소년과 교수)과 하은진 위원(신경외과 교수)이 나섰다.

이번 토론회는 서울의대 비대위에서 대통령실에 제안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의대 측은 지속가능한 의료체계 구축, 의대교육 정상화, 환자 중심의 의료체계 구축, 의료정책 결정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을 갖출 방안 등을 대통령실과 정부에 묻겠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은 의대 입학정원을 왜 2000명 증원해야 하는지를 설득하기 위해 제안을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대표성 있나” 경색국면 속 의정 만났지만…회의론 후폭풍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비서관(왼쪽 두번째), 정경실 보건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장(왼쪽), 강희경 서울의대·병원 교수 비대위원장(오른쪽 두번째), 하은진 서울의대·병원 교수 비대위원(오른쪽)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 의대 융합관 박희택홀에서 열린 ‘의료개혁, 어디로 가는가’ 토론회에 참석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의정은 의대 2000명 증원 계획을 발표한 직후인 지난 2월 21·23일 연달아 지상파TV 토론회에서 만났다. 당시 설전만 이어졌을 뿐 입장 차를 좁히지는 못했다.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여야의정 협의체 등을 통한 의정 간 대화가 연달아 불발된 상황에서 대통령실 수석이 이번 의정갈등 국면에서 처음으로 공개 토론회에 나서는 만큼, 실낱같은 기대가 없지는 않다.

다만 2025학년도 의대 증원과 의대생 집단휴학 등을 두고 양측의 견해 차이가 크다 보니 별다른 소득은 없을 것이란 회의론이 지배적이다. 주수호 전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같은 편끼리는 토론회하는 거 아니다. 대통령실 및 복지부 공무원과 서울대 공무원은 걍 간담회나 하시란 거다”라며 비꼬는 글을 올렸다.

실제 이날 토론회 개최가 공식화하자 의사, 의대생 등이 참여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서울대의대의 대표성을 문제삼는 비판의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경기도의사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장상윤 수석은 조규홍·박민수(복지부 장·차관)와 함께 의료 농단의 주범”이라며 “그들은 의료계가 파면을 요구하는 첫 번째 대상이고 감방에 가야 할 사람이지 의료계가 한가로이 대화할 사람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공개 토론회를 여는 것 자체가 정부 측에 최종 수시(수시입학 전형) 강행 전 의료계와 소통했다는 명분을 줄 뿐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서울의대 비대위는 의료농단 사태의 핵심 당사자인 전공의, 의대생들을 대변할 수 없다”며 “그들의 뜻에 반하는 의료 농단 주범들과 야합하는 이적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전공의 한 명이라도 건드리면 강력히 투쟁하겠다던 약속을 지켜 최후의 투쟁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부는 이날 오전 의사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의료계에 18일까지 ‘의료인력 수급 추계위원회’에 참여할 위원을 추천해달라고 재차 촉구했다. 익명을 요구한 의료계 관계자는 “수시합격자가 나오면 내년 의대 증원을 돌이키기 힘들다. 그 때까지 시간을 벌겠다는 게 정부의 노림수일 것”이라며 “전공의, 의대생들을 설득하지 못하는 한 의료개혁은 커녕 정상화조차 힘들 것”이라고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서울경제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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