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공무원 중 영리 목적으로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이 374명(작년 말 기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0년과 비교해 43.8% 늘어난 것으로,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공무원은 원칙적으로 영리 업무가 금지돼 있지만, 담당 직무 수행에 지장이 없는 경우 소속 기관장 허가를 받아 겸직할 수 있다. 무허가 인원까지 더하면 실제 영리 목적 겸직 인원은 더 많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경찰 내부에서는 처우를 고려하면 생계를 위해 ‘투잡’을 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투잡’ 경찰 374명…부동산임대업부터 스포츠선수까지
1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겸직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영리 겸직 인원은 374명으로 집계됐다. 비영리 겸직은 175명이다.
영리 겸직은 교수·강사·자문 등 교육이나 연구 분야가 241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부동산 임대업(27명), 평가·감정·검수(21명), 방송 활동·블로그(20명), 앱 개발·작가·작곡(13명), 스포츠 경기심판(11명), 아파트 동대표(10명), 태양광발전업(9명), 출판업(5명), 스포츠 선수(3명), 기타(14명) 등이다.
영리 겸직 경찰관 중에 최고 수입은 연간 1억5360만원으로 나타났다. 경찰에서 받는 수입을 제외하고 매달 1000만원이 넘는 돈을 번 셈이다. 이 경찰관은 부동산 임대업으로 겸직 허가를 받았다. 나머지 부동산 임대업을 하는 경찰관 26명의 연 평균 수입은 1560만원이다.
또 태양광 발전업을 겸직하는 경찰관 1명은 연간 6720만원을 벌었다. 같은 업종을 겸업하는 다른 경찰관 8명을 포함한 9명의 연 평균 수입은 2800만원이다.
개인 방송 활동 등을 겸직으로 하는 경찰관 중에는 2명을 제외하고 대부분은 수익을 내지 못했다고 한다. 2명은 연 400만~500만원을 벌었다.
용 의원은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예외적으로 허용한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에 비춰 경찰공무원 영리 겸업이 증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일부 영리 겸직의 경우 이해충돌 우려가 크고, 일부 겸직은 본업에 충실하기 힘든 업종도 있어 보이기 때문에 경찰청에 더 엄격한 관리를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9급 1호봉 순경 월급 222만원… 최저임금보다 16만원 많아
투잡 경찰이 늘어나는 이유가 공무원 처우 문제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공무원 월급만으로 생계가 빠듯해지자 다른 일거리를 찾아 나설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순경으로 시작하면 초기 월 200만원 안팎의 월급을 받는데 생활비 등을 제외하면 남는 게 거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순경은 일반 공무원 9급에 해당한다. 올해 9급 초임(1호봉) 공무원의 월평균 급여액은 민간 최저임금보다 16만원 많은 수준이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에 따르면 9급 1호봉은 매달 본봉 187만7000원, 직급 보조비 17만5000원, 정액 급식비 14만원, 정근수당 가산금 3만원을 더해 세전 222만2000원을 받는다. 세금을 빼면 실제 손에 쥐는 돈은 이보다 더 적다고 한다. 올해 최저시급(9860원)으로 환산한 민간인 노동자의 월급(206만740원)과 크게 차이 나이 않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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