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과학상은 AI(인공지능)의 선구자 역할을 한 과학자들이 휩쓸었다. 발표 당일, 노벨위원회로부터 수상 소식을 전해 들은 수상자들의 반응도 덩달아 화제다.
AI(인공지능) 머신러닝(기계학습)의 기초를 세운 공로로 올해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구글 부사장 출신 제프리 힌튼 캐나다 토론토대 컴퓨터과학과 교수는 노벨물리학상 발표 당일인 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인터넷 연결도 안 되는 값싼 호텔 방에 머무르고 있었다. 그가 노벨위원회의 전화를 받은 시각은 한밤중인 새벽 2시.
수상 직후 노벨 재단 산하 기관 노벨프라이즈아웃리치의 아담 스미스 과학수석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힌튼 교수는 “어안이 벙벙했다”며 “발표 전화를 받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거 혹시 사기 전화 아닌가’였다”고 했다.
그는 “스웨덴 발신 전화인데다 전화한 사람이 강한 스웨덴 억양을 갖고 있고, 또 같은 억양으로 말하는 몇몇 목소리가 들렸다”며 자신에게 걸려 온 전화가 ‘보이스피싱’이 아님을 확신했다고 전했다.
힌튼 교수는 또 “오늘 MRI(자기공명장치) 스캔을 할 계획이었는데 아무래도 취소해야 할 것 같다”라고도 했다.
또 다른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존 홉필드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이날 고향인 영국에 있었다. 홉필드 교수는 수상 직후 프린스턴대가 개최한 온라인 회견에서 “아내와 함께 독감 예방 주사를 맞으러 나갔다가 집에 돌아오는 길에 커피도 마셨다”며 상황을 전했다. 홉필드 교수는 “집에 돌아와 보니 축하 메일이 홍수처럼 쏟아진 걸 보고 놀랐고, 마음이 따뜻해졌다”고 했다.
9일 노벨화학상을 받은 데이비드 베이커 미국 워싱턴대 교수는 첫 수상 소식을 아내의 비명과 함께 접했다. 그는 수상 이후 스미스 과학 수석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노벨위원회가 제 아들의 연락처를 갖고 있었고 아들을 통해 제 번호를 알게 된 것 같다”고 했다. “전화를 받자마자 아내가 비명을 지르는 바람에 조금 힘든 시간을 보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우리가 통화하는 (약 5분) 시간에 전화가 100통 정도 오는 데다 메시지도 계속 들어온다”며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우선 잠을 좀 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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