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계 ‘글로벌 진출’이 핵심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우리나라 중소기업 혁신을 위해 구조적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를 위한 솔루션으로 중소기업 개별 회사가 아닌 기능별 협력 네트워크인 ‘가치사슬’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9일 해비치호텔 제주에서 ‘2024 중소기업 리더스포럼’ 프로그램 중 하나로 ‘중소기업과 함께, 세계로! 미래로!’를 주제로 ‘중소기업 글로벌화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는 △김기문 중기중앙회장 △김석기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 참석했으며,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각각 영상 축사를 전했다.
주제 발표에 나선 오동윤 동아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 중소기업의 글로벌화 현황과 과제’를 통해 “우리나라 GDP 규모는 1962년 24억달러에서 2022년 1조6733억 달러로 700배가량 증가하는 등 지난 60년 경제대국으로 성장했으나, 최근 역동성을 잃고 있다”면서 “원인은 부진한 혁신과 글로벌화에 있다”고 분석했다.
‘구조적 문제’가 중소기업 혁신과 글로벌화를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오 교수는 “중소기업 매출처별 비중을 보면 91.8%가 내수에 의존하고 8.2%만 수출하고 있으며, 91.8% 중 86.8%가 다른 기업에 납품하고 있는게 현실”이라면서 “지금은 사라졌지만 1975년 중소기업 수직 계열화 촉진법이라는 법을 만들었고, 이렇게 중소기업이 성장했기 때문에 현재는 새롭게 접근하기가 굉장히 어려워진 게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중소기업 글로벌화 역시 새롭게 정의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단순 제품을 수출하는 것을 넘어 재화와 서비스, 그리고 생산요소를 외국과 연계하는 형태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글로벌 진출 방안으로는 개별 기업이 아닌 기업 경영 전반 공급망을 글로벌화하는 글로벌 가치 사슬(Global Value Chain) 구축을 언급했다.
오 교수는 “창업 단계부터 글로벌화를 추진하는 본 글로벌 기업 육성을 늘리고, 단순 제품이 아닌 생산 및 경영활동에 이르기까지 기업 경영 전반의 공급망을 글로벌화하는 가치사슬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면서 “부담을 서로 나누고 인력, 기술까지 교류한다면 베트남, 프랑스 등 여러 국가 진출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이시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최우각 중기중앙회 부회장 △부 호 주한베트남대사 △박종범 세계한인무역협회장 △김우재 제22차 한인비즈니스대회장 △고상구 세계한인회총연합회장 등이 중소기업 글로벌화를 주제로 의견을 밝혔다.
최우각 중기중앙회 부회장은 “최근 한류 붐을 타고 K-푸드, K-뷰티 등 한국 제품 수출이 급증하고 있지만, 중소제조업 90% 이상이 내수시장에만 의존한다는 한계가 있다”면서 “좁은 내수시장, 저성장 고착화, 알리·테무 등 외국기업과 경쟁 불가피 등 이유로 중소기업 글로벌화는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주장했다.
부 호 주한베트남대사는 “한국과 베트남은 무역·투자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고, 지난 8월 팜 민 찐 베트남 총리 방한을 계기로 양국 간 중소기업 협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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