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테크마켓]이상훈 DGIST 로봇및기계전자공학과 교수
‘형상기억폴리머 소재 기반 마이크로니들 제조 기술’ 개발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를 비롯한 4대 과학기술원이 보유한 딥테크를 한자리에서 모두 만나볼 수 있는 사업화 유망기술 공동 설명회가 코엑스에서 열린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가 오는 1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A홀에서 개막하는 ‘그린비즈니스위크 2024(GBW 2024)’의 특별 부대행사로 ‘2024 테크마켓’을 개최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카이스트,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등 4대 과기원이 공동으로 개최하는 이 행사는 우수 R&D(연구개발) 성과를 국내 대·중견·중소기업, 벤처·스타트업에 소개·이전해 기존 제품 및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무대에 오를 신기술을 개발한 과기원 교수들에게 직접 핵심 기술력과 산업적 가치를 들어봤다.
“환자 무릎 부위에 미세칩을 이식한 뒤 해당 부위 근육이 얼마나 회복했는지를 알 수 있다.” 다소 허무맹랑하게 들리는 이 말이 최근 관련 기술 개발로 현실화되고 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로봇및기계전자공학과 이상훈 교수는 오는 16일 서울 코엑스A홀 컨퍼런스C에서 열리는 4대 과학기술원 공동 ‘2024 테크마켓’에서 ‘자가복원 되는 형상기억폴리머 기반 마이크로 니들(미세침)’ 기술을 소개한다.
이 교수는 최근 로봇의족 ‘로프트'(RoFT)를 만든 휴고다이나믹스와 서울아산병원, 중앙보훈병원, 한국기계연구원과 함께 로봇의족 소켓 내부 실리콘라이너 안에서 안정적으로 사용 가능한 ‘표면 근전도 센서’를 지난 4년간 개발해 왔다. 이는 하지 절단 환자의 의도에 맞게 로봇의족을 제어할 수 있는 핵심장치다.
최근 사고에 의한 하지 절단 뿐 아니라 당뇨로 인한 하지 절단 환자수도 늘고 있다. 이런 환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잃어버린 다리를 대체할 로봇의족이 개발되고 있다.
로봇의족을 사용하려면 무엇보다 환자 의도에 맞게 하지 기능이 안정적으로 구현돼야 한다. 그러려면 환자의 생체신호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획득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비침습적인 표면 근전도 센서를 활용하는 연구가 진행중이나 아직 활용되지는 못하고 있다.
이 교수는 이에 대해 “근전도 신호를 읽고 전달하기 위해선 센서가 소켓 내부에 스타킹처럼 신는 실리콘라이너 안에 위치해야 하는 데 실리콘라이너가 땀으로 젖으면 생체신호 계측 시 노이즈가 발생하고, 로봇의족 무게와 움직임에 의해 센서에 손상이 가는 경우가 생겨 장기간 근육 생체신호를 안정적으로 기록할 수 없다”고 했다.
이 교수는 이런 문제를 해결할 아이디어로 형상기억폴리머라는 소재로 만든 마이크로니들을 구상했다. 형상기억폴리머는 물질의 형태를 기억해 그대로 재현하는 독특한 소재를 말한다. 여러 번 써도 일정 수준의 신체 열이 가해지면 원 상태로 돌아간다. 게다가 마이크로니들은 유연해서 보행을 관장하는 다양한 근육 부위에 부착 가능하고 부러지지도 않는다. 이런 기능을 갖춘 마이크로니들을 생체신호를 기록하는 전극으로 쓰는 것이다. 그는 “마이크로니들 생체 전극은 생체 조직을 손상시키지 않고 장기간 반복적 사용에도 높은 성능을 구현할 수 있다”며 “3차원 프린팅 등을 통해 이를 손쉽게 대량으로 제조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형상기억폴리머 마이크로니들은 이뿐 아니라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먼저 스포츠 분야에서 이를 통해 근육 피로도를 더 자세하게 측정할 수 있다. 이 교수는 “현재 피부에서 측정하는 근전도는 노이즈가 많다”며 “마이크로니들은 약간 피부를 뚫고 들어가기 때문에 더 많은 정보를 정확하게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말초신경이 손상돼 발생하는 신경학적 장애인 다발성 신경병증을 초기 진단하는 바이오 진단기기 개발에도 응용할 수 있다. 이 교수는 “다발성 신경병증은 대부분 감각과 운동신경 장애를 초래하는데 갑자기 나타날 수 있고, 장기적·점진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며 “지금은 바늘을 찔러 넣어 신경 신호 전송 속도를 측정하는 방식을 쓰고 있는 데 굉장히 아프다”고 했다.
이어 “만약 마이크로니들로 대체하면 고통없이 지속적으로 근육 움직임을 모니터링할 수 있어 다발성 신경병증을 조기에 판단할 수 있고 치료 효과도 높일 수 있다”며 “현재 관련한 연구과제를 신청해 놓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해당 기술은 화장품 등 뷰티 업계에서도 문의가 쏟아진다. 이 교수는 “마이크로니들을 활용해 화장품의 영양성분 흡수를 돕는 제품들이 이미 시중에 나온 상태로 기술 개발 이후 관련 기업들의 연락을 많이 받았다”며 “현재 기술을 화장품의 유효성분을 피부 속으로 주입하는 플랫폼으로 이용할 수 있는지는 아직 테스트 해보지 않았지만 그 분야로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한편, 2024 테크마켓은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가 내달 1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A홀에서 개막하는 ‘그린비즈니스위크 2024(GBW 2024)’의 특별 부대행사로 마련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카이스트,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등 4대 과기원이 공동으로 개최하는 이번 행사는 우수 R&D(연구개발) 성과를 국내 대·중견·중소기업, 스타트업에 소개·이전해 기존 제품·서비스를 고도화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행사는 기존 과기원별 단독 설명회와 달리 과기원 4곳이 한데 모여 준비하는 통합형으로 치뤄지는 데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의 AI(인공지능) 기반 공공 R&D 기술사업화 유망성 탐색 플랫폼 ‘아폴로'(Apollo)를 통해 선정된 기술과 궁합이 맞는 기업을 매칭, 기술이전 및 사업화 성공률을 더 높였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아폴로는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기술이 무엇인지 진성 수요를 파악하고, 선정된 기술에 관심을 가질만한 수요기업을 예측해 알려준다. 또 해당 기술로 개발한 제품·서비스 관련 시장 규모와 경쟁사 분석 정보도 제공한다.
행사장엔 4대 과기원 공동상담부스가 설치돼 핵심기술 8건에 대한 일대일 현장상담이 이뤄질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바이오,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등 국가 12대 전략기술과 탄소 중립 관련 기술에 관심있는 기업들에 대한 R&D 사업 자문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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