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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의 한 미술관에서 직원이 바닥에 떨어져 있는 맥주캔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바람에 예술작품이 사라질 뻔한 일이 벌어졌다.
7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네덜란드 서부 리세에 소재한 LAM 미술관에서 직원이 예술작품을 쓰레기로 혼동해 쓰레기통에 버렸다.
쓰레기로 버려질 뻔했던맥주캔은 프랑스 예술가 알렉상드르 라베의 ‘우리가 함께 보낸 모든 좋은 시간들’(All the good times we spent together)이라는 제목의 작품이다.
언뜻 보기엔 무심코 버려진 두 개의 찌그러진 맥주캔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수작업으로 꼼꼼하게 아크릴 채색을 해 디테일을 세심하게 살린 것을 알 수 있다.
라베는 소중한 친구들과 나눈 소중한 추억을 이 작품으로 나타냈다. 맥주 한 캔을 즐기며 보내는 저녁 시간은 거창한 계획에 비하면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무엇보다 소중한 인연의 순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작품이 미술관 바닥에 전시돼 혼동을 더 키웠다. 언뜻 보기에 바닥에 빈 맥주캔 두 개가 버려져있는 것처럼 보였던 것이다.
미술관 측은 관람객들에게 신선한 느낌을 주기 위해 예술품이 종종 특이한 장소에 전시되는 경우도 있다면서 “우리는 항상 방문객을 놀라게 하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시에스케 반 잔텐 LAM 박물관 관장은 “예술은 관람객들이 일상적인 사물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도록 장려한다”면서 “예상치 못한 장소에 작품을 전시함으로써 이러한 경험을 증폭시키고 방문객들이 계속 긴장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큐레이터가 잠시 휴식을 취하고 돌아온 뒤 전시장소가 비어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급하게 쓰레기통에서 급하게 캔을 회수해 소동이 일단락됐다. 다행히 작품엔 손상된 곳이 없었다.
푸르케 버딩 LAM 미술관 대변인은 해당 소동을 만든 직원에 대해 “나쁜 감정은 전혀 없다. 그는 그저 자신의 일에 충실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는 작품을 받침대 등 좀더 전통적인 장소에 전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언 뜻 보면 일상적인 물건과 다를 바 없는 형상의 작품이 많은 현대미술의 특성상 이런 소동은 종종 일어난다. 가장 최근의 소동은 서울에서 벌어진 바 있다.
지난 2023년 서울 리움미술관에 전시됐던 이탈리아 설치미술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코미디언’이라는 작품에 포함된 바나나를 한 관람객이 떼어먹었다. 바나나를 먹은 뒤 껍질만 그 자리에 붙여놓은 관람객은 당시 행동에 대해 “배가 고팠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2011년에는 독일의 한 청소부가 12억원 상당의 현대미술 조각상을 청소가 필요한 흉물로 착각해 망가뜨렸다. 독일 예술가 마틴 키펜베르거의 조각상은 도르트문트의 오스트월 박물관에 대여돼 있었는데 청소부가 수세미로 말끔히 씻어서 없애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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