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6년차에 직원 10명도 안 되는 국내 스타트업이 미국 오픈AI와 손을 잡았다. 우리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한 정부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
이커머스 AI 스타트업 와들은 최근 오픈AI와 엔터프라이즈 계약을 체결했다고 9일 밝혔다. 엔터프라이즈 계약은 기업이 소프트웨어(SW) 공급기업 서비스의 대규모 사용 라이선스를 획득하는 것을 말한다. 공급업체의 서비스 접근 권한이 주어지는 만큼 신뢰 있는 협업 관계를 구축한 것으로 여겨진다. 국내 스타트업 중 오픈AI와 엔터프라이즈 계약을 체결한 것은 와들이 처음이다.
2019년 창업한 와들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고객에게 필요한 상품을 추천하는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AI 챗봇 ‘젠투’를 개발했다. 이번 라이선스 계약으로 오픈A 최신형 GPT 모델을 상품 정보 추출과 챗봇 답변 등에 활용한다.
박지혁 와들 대표는 “오픈AI와의 엔터프라이즈 계약 체결로 긴밀한 협업을 이어가게 됐다”면서 “이커머스 구매 경험을 혁신하는 AI 에이전트 젠투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와들의 현재 직원 수는 8명에 불과하다. 작은 규모의 스타트업이 오픈AI와 협업 관계를 갖게 된 것은 지난해 말 중기부가 개최한 ‘K스타트업&오픈AI 매칭데이’ 수상이 계기가 됐다. 오픈AI 임원진이 직접 평가한 가운데 220개사를 뚫고 본선 무대에 진출할 14개팀에 선발됐다.
이어 올해 3월 미국 실리콘밸리 오픈AI 본사에서 발표 평가를 가졌다. 샘 알트만 오픈AI 대표가 직접 질의응답을 이끌었고, 와들은 현장 평가에서 3개사뿐인 잠재력상을 받았다. 추가 협의를 거쳐 협업 관계가 성사됐다.
기술력만으로 협업 스타트업을 선발한 것이 유망 스타트업에게 기회가 됐다. 중기부는 오픈AI 서비스 이용 크레딧과 전문가 멘토링, 미국 진출 프로그램 등으로 힘을 보탰다.
중기부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인텔 등 11개 글로벌 기업과 국내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는 글로벌 기업 협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내년에는 로레알과 탈레스를 협업 기업에 추가해 국내 유망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도울 계획이다.
조경원 중기부 창업정책관은 “올해부터 운영한 오픈AI 협업 프로그램에서 유의미한 성과가 나와 기쁘다”면서 “잠재력 있는 국내 스타트업들의 글로벌 도약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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