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K-딥테크 스타트업 왕중왕전]
울산과학기술원(UNIST) 학생창업기업 ‘퀀타이즈랩스’
정경민 대표 “종합 디지털 체험 플랫폼으로 성장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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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MZ세대(1990년 중후반~2000년대 초반 출생)의 필수품으로 ‘무선 헤드폰’이 각광받았다. 이른바 ‘세기말'(Y2K) 스타일에 ‘노이즈 캔슬링'(잡음제거) 기능, 다양한 디자인으로 주목받으면서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잡았다.
이달 출시된 ‘다이슨 온트랙’은 이어쿠션과 캡까지 다양한 색상으로 출시돼, 개인 선호도에 따라 2000가지 이상 조합이 가능하다. 마음에 드는 디자인은 고를 수 있지만, 막상 듣는 즐거움을 주는 ‘귀르가즘'(귀+오르가즘) 제품을 고르기는 쉽지 않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휴학 중인 정경민 대표는 음향기기(이어폰, 헤드폰 등) 큐레이션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지난해 6월 ‘퀀타이즈랩스’를 창업했다.
정 대표는 창업 전 32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소비자들이 음향기기 구매 결정에 고민이 많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절반 넘는 응답자들이 ‘광고성 리뷰로 제대로 된 정보를 찾기 어렵고'(56.4%), ‘자신의 음향 취향과 잘 맞을지 걱정된다'(50.9%)고 답했다.
정 대표는 “넷플릭스, 유튜브 등 플랫폼 기업들은 개인의 행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적절한 콘텐츠를 추천하고, 사용자의 나이, 지역, 성별을 통해 맞춤 상품을 추천하는 ‘버티컬 커머스’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며 “개인의 취향 분석이 구매 전환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소비자가 음향기기를 직접 체험하고 구매하기 위해서는 오프라인 매장을 직접 방문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설문 응답자의 80.1%가 구매 전 기기의 성향이 나와 잘 맞는지 알 수 없어서 구매하지 못한 경우가 있다고 답했다.
퀀타이즈랩스가 운영하는 플랫폼 ‘퀀슘(Quansume)’은 현명한 음향기기 소비를 위한 도우미 역할을 한다. AI(인공지능)를 이용해 개인의 성향을 분석한 뒤 맞춤형 음향기기를 추천해주고, 단기대여를 통한 체험부터 구매까지 모두 가능하다.
퀀슘은 소비자가 △가장 즐겨 듣는 노래, 장르를 넣고 △형태(오픈형, 온이어형, 오버바이형) △연결방식(무선, 유선) △노이즈캔슬링 필요 여부 △구매 고려 요소(음질, 착용감, 기능, 호환성, 디자인, AS(사후서비스) △원하는 가격대 등을 입력하면 제품을 추천해준다. 추천 제품의 장점과 단점, 상세 스펙 등도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또 추천 받은 이어폰과 헤드폰의 노이즈캔슬링 기능을 온라인에서 체험해볼 수 있다. 퀀슘은 향후 음악 및 통화음질 체험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대여 가능한 음향기기는 헤드폰, 미디 장비, 기타, DAP(디지털 오디오 플레이어) 등 30가지가 넘는다. 가장 수요가 많은 헤드폰은 바워스 앤 윌킨스(B&W), 소니, 젠하이저, 뱅앤올룹슨 등 인기 브랜드 제품들이다. 소비자가 110만원이 넘는 헤드폰을 하루 4500원에 이용해볼 수 있다.
정 대표는 “기존의 대여 서비스와 다르게 처음부터 ‘본인의 취향’을 반영해 추천 및 대여를 해준다”라며 “음향기기에 대한 소비자의 진입장벽을 낮췄고, 구매 후 만족도를 더욱 높여 퀀슘 이용률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라고 했다.
퀀슘은 특별한 마케팅을 하지 않았음에도 9월 기준 월간 활성사용자수(MAU)가 2500명을 넘었다. 안정적인 성장세에 힘입어 최근 중고 음향기기 판매 서비스 ‘리튠’의 시범 서비스도 시작했다.
정 대표는 내년 대여 품목을 노트북, 태블릿PC, 카메라 등으로 다각화하고, 2026년 유럽을 시작으로 글로벌 진출도 추진할 계획이다.
그는 “상품 확장 등을 통해 퀀슘을 종합 디지털 체험 플랫폼으로 키우겠다”라며 “렌탈 문화가 보편화되어 있는 유럽을 공략한 뒤 2028년 미국 진출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퀀타이즈랩스는 오는 1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K딥테크 스타트업 왕중왕전’에 UNIST 결선 진출팀으로 참가한다.
K-딥테크 스타트업 왕중왕전은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가 주관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포스텍(옛 포항공대)이 주최하는 딥테크 스타트업 경진대회다.
R&D(연구개발) 기술이전·사업화 촉진과 유망 딥테크 스타트업 성장, 지역 혁신성장 생태계 구축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로 올해가 세번째다. 5대 과학기술특성화대의 교원·학생 창업기업 각 5곳씩, 총 10개팀이 결선에 올랐다.
올해 결선팀은 교원창업 부문 △오믈렛(KAIST) △터넬(UNIST) △팀로보틱스(DGIST) △온나노바이오랩(GIST) △옵티코(포스텍)와 학생창업 부문 △RS101(KAIST) △퀀타이즈랩스(UNIST) △퀘스터(DGIST) △암모닉스(GIST) △코셀로(포스텍)이다. 결선 진출팀 대부분 심사위원들로부터 기술성·사업성·혁신성·팀역량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올해 대회는 예년보다 규모를 키웠으며 국내 유수의 VC(벤처캐피탈)와 AC(액셀러레이터), CVC(기업형 벤처캐피탈)가 딥테크 스타트업과 만나는 오픈이노베이션의 장으로 확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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