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세계 산업을 빠르게 변화시키는 가운데 재계 총수들이 AI 기술의 중요성을 앞다퉈 강조하고 있다. AI가 미래 기업의 성장을 견인할 핵심 요소로 자리잡은 만큼 AI를 적극 도입하는 것은 물론 파생되는 사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메시지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6일 필리핀 칼람바에 위치한 삼성전기 생산법인을 방문해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등 경영진과 미래 사업 전략을 논의한 뒤 MLCC 공장을 직접 둘러봤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AI와 로봇,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기회를 선점할 것을 당부했다.
‘전자산업의 쌀’로 불리는 MLCC는 전자제품 회로에 전류가 일정하고 안정적으로 흐르도록 제어하는 부품이다. 특히 AI 서버에는 일반 서버의 10배 많은 MLCC가 탑재된다.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이사(사장)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MLCC 사업의 영역을 “기존 스마트폰 같은 IT 중심에서 전장과 서버, 나아가 AI로 확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회장은 6월 미국 출장 중에는 메타, 아마존, 퀄컴 CEO와 만나 AI 및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서 협력 가능성도 논의했다. 그는 메타와 AI 훈련 가속을 위한 마이크로칩 생산 협력, 아마존과는 메모리 반도체 비즈니스와 AI 관련 파트너십을 논의하며 삼성의 AI 기술을 글로벌 시장에서 강화하겠다는 의중을 드러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AI를 훈련·습득시켜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며 AI 활용 방안을 제시했다.
최 회장은 9월 25일 울산 울주군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 울산포럼’에서 “제조업이 직접 AI를 훈련·습득시켜 더 똑똑해진 AI를 상품화하는 역발상이 필요하다”며 AI 사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최 회장은 특히 AI 활용과 관련해 개별 기업이 아닌 울산시 차원의 산업 인프라로 구축해야 보다 많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울산이 시도할 경우 여수, 대전 등 다른 도시도 여기에 동참해 결국은 제조업 관련 데이터를 총망라하는 거대한 AI 산업 인프라로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최 회장은 AI를 그룹 새 먹거리로 제시하고 육성해왔다. SK는 3월 SK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에 그룹 차원의 AI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다. 6월에는 그룹 경영전략회의를 통해 SK하이닉스가 2028년까지 5년 간 총 103조원 투자로 반도체 사업 경쟁력을 강화토록 했다. HBM 등 AI 관련 사업 분야에 약 80%(82조원)를 투자한다.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는 AI 데이터센터 사업에 5년간 3조4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AI를 포함한 A·B·C(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었다. LG는 2020년 12월 그룹 AI 연구의 싱크탱크인 LG AI연구원을 설립한 후 AI 혁신에 나서면서 사업 현장에 AI 기술 적용 사례를 늘리고 있다.
구 회장은 9월 26일 경기 이천 LG인화원에서 열린 사장단 워크숍에서 “지금의 LG는 세계 최고, 최초를 위한 목표를 세우고 도전해 온 결과”라며 “기존에 해오던 방식을 넘어 최고, 최초의 도전적 목표를 세워 LG의 미래에 기록될 역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LG 최고경영진은 이 자리에서 계열사가 AI 기술을 적용해 고객 경험을 혁신한 사례와 일하는 방식의 변화로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한 사례를 살펴봤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내부 데이터 분석 챗봇 등 일하는 방식의 혁신(전자), AI 기반 제조 공정 이상 감지·제어 시스템(디스플레이), 세계 최초로 100% 재활용이 가능한 단일 폴리에틸렌(PE) 식음료 포장재 개발 사례(화학),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위한 설비 통합 등 제조 공정 혁신(에너지솔루션) 등 40여개 계열사의 혁신 사례가 소개됐다.
경영진은 또 미래 준비를 위한 ABC(AI·바이오·클린테크) 분야가 유기적으로 시너지를 내며 구현되고 있는지도 점검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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