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를 전후해 하락했던 미 국채금리가 두 달여 만에 4%대에 다시 진입했다. 9월 미국의 채용이 활발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연준이 고용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금리 인하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무너지면서다. 연착륙을 넘어 한동안 경기 둔화가 나타나지 않는 ‘노랜딩’ 전망까지 나오면서 11월 기준금리 동결 확률도 급상승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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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 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이날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7.1bp(bp=0.01%포인트) 오른 4.033%에 마감했다. 미국 10년 물 국채가 4%대를 넘어선 것은 7월 31일(4.035%) 이후 두 달여 만에 처음이다. 이날 2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7.6bp 오른 4.004%로 8월 22일 이후 처음으로 4%대를 재돌파했다. 경제 매체 배런스는 “9월 고용 보고서 이후 기준 금리가 더 오랫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4일 발표된 9월 비농업 부문 일자리는 전월 대비 25만 4000개 늘어 시장 예상치(15만 개)를 크게 뛰어넘었다. 실업률 역시 전월의 4.2%에서 4.1%로 떨어졌다. 연준의 걱정거리인 고용시장이 호조를 보이면서 시장에는 경제 연착륙에 대한 전망이 커졌다. 골드만삭스의 수석이코노미스트 얀 하치우스는 12개월 내 미국에 경기 침체가 올 확률을 15%로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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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이 고용시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의미로 시장은 받아들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11월 기준금리 동결 확률은 전날 2.6%에서 12.6%로 치솟았다. 반면 0.5%포인트 내려갈 확률은 현재 0.0%다. 지난달 24일에는 빅컷 확률이 58.2%로 가장 높았지만 불과 2주 만에 시장의 관측 범위에서 사라졌다. 국제자본시장협회의 선임고문인 밥 파커는 “적어도 내년 1분기 전에 미국 경제가 침체로 갈 확률은 제로에 가깝고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상회하고 있다”며 “연준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없다”고 내다봤다.
연준 내에서도 금리 인하 속도 조절론이 흘러나온다.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행사에서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0.25%포인트씩) 낮추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본다”며 “현 경제 상황에서는 너무 빨리 통화정책을 완화하는 데 따르는 비용이 너무 늦게, 또는 너무 적게 내리는 비용보다 더 크다”고 말했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장기적으로 시중금리가 생각보다 높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9월 고용 보고서는 우리가 높은 중립금리 환경에 있다는 의구심을 확인시켜줬다”고 밝혔다. 연준은 장기적으로 기준금리를 2.9%에 맞춰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선물 시장은 기준금리가 2년 내 3.3% 아래로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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