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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체적 난국… 사상자 19명 낳은 부천 호텔 화재, 원인은 ‘인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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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2일 경기 부천의 한 호텔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로 7명이 숨지고 12명이 부상을 입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번 화재는 부적합한 전기배선 시공, 화재경보기의 임의 차단, 소방시설 및 피난기구 관리 소홀 등 여러 가지 인재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밝혀졌다.

지난 8월 경기 부천시 원미구 중동의 한 숙박업소에서 화재가 발생해 심정지 상태를 보인 투숙객 2명을 포함해 총 5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소방 당국은 화재 발생 19분 뒤인 오후 7시 57분쯤 대응2단계 경보령을 발령하고, 건물 주변으로 에어매트를 까는 등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다. /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뉴스1

경기남부경찰청은 부천 호텔 코보스 화재 사고 수사본부를 구성하고 호텔 소유주 A씨(66)와 운영자 B씨(42), A씨의 딸 C씨(45), 매니저 D씨(36·여) 등 4명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투숙객 진술, CCTV 영상,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등을 바탕으로 화재가 호텔 810호 에어컨 실내기에서 시작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국과수는 “현장 연소 현상 및 전기적 특이점을 고려할 때, 810호 벽걸이형 에어컨 실내기 부분에서 발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호텔 소유주 A씨는 2004년 10월 준공된 이 호텔을 2017년 인수하고 이듬해 에어컨 교체 작업을 실시했으나 설치업자가 전선 연결 시 안전장치 없이 절연테이프만으로 마감했다.

이는 전기설비기술기준을 위반한 것으로, 에어컨 전선은 통선 사용이 원칙이며 연결 시 안전장치 밀착, 열수축 튜브 피복, 절연테이프 마감 등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규정을 준수하지 않아 63개 객실 중 15개 객실의 에어컨 전선 연결 상태가 부실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화재 피해가 커진 원인으로 도어클로저 미설치를 지적했다.

방화문은 도어클로저를 통해 닫혀 있어야 하지만 호텔의 전체 객실에는 도어클로저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화재 발생 당시 810호 객실 문이 열려 있었고 이로 인해 화염과 연기가 복도로 급속히 확산됐다.

또한 복도의 비상구 방화문도 생수병 묶음으로 고정된 채 열려 있어 화염과 연기가 위층으로 빠르게 번지게 만들었다.

매니저 D씨는 화재 발생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울리기 시작한 화재경보기를 임의로 껐다가 화재가 발생한 후 2분 24초가 지난 뒤에야 다시 작동시켰다.

경찰은 D씨가 경보기를 끄지 않았다면 802, 807, 902호 투숙객 5명이 대피할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전체 31개 객실에는 간이완강기가 비치돼 있지 않았고 9개 객실에 설치된 간이완강기의 줄 길이는 층고에 미달하는 등 소방 안전 관리의 부실이 드러났다.

또한 B씨는 교육을 이수하지 않고도 소방안전관리자로서의 자격을 유지하고 있었으며 소방계획서를 부실하게 작성하고 종업원 소방교육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방화문 등 소방시설과 피난기구 관리가 소홀한 가운데 화재경보기 임의 차단 행위가 더해져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고 설명하며 이번 사고가 다시 한 번 시설 관리 및 소방 안전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kckate16- shutterst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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