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중 다른 팀의 코치나 감독을 빼가지 않겠다고 한 대한축구협회(이하 축협)가 또 약속을 어겼다.
4년 8개월간 대표팀을 이끈 콜린 벨 감독과 계약을 조기 종료하며 공석이 된 여자 축구 대표팀 사령탑에 김천 상무의 신상우 코치가 낙점됐다고 YTN이 8일 단독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축협은 김천 상무의 신 코치를 여자 축구 대표팀 감독으로 낙점, 정식 계약을 준비하는 과정에 있다.
신 코치는 2015년 보은 상무에서 수석 코치를 지낸 뒤 이천대교와 창녕 WFC 감독으로 여자 축구팀을 이끌었다.
현재 여자 축구 대표팀은 오는 26일 일본과 평가전을 앞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최영일 축협 부회장은 “신상우 코치가 여자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됐다고 보고받았다. 이사회도 통과했고 공식 발표 시점을 고민하고 있다”라고 8일 연합뉴스에 말했다.
최 부회장은 “일본과 평가전이 오는 26일 열릴 예정이라 빠르게 선임 절차를 마치고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을 구성해야 한다”라며 “약 한 달간 기술 철학과 방향성 등을 철저하게 검증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 감독은 공백기 없이 축구 현장에서 일했다. 최근 김천이 좋은 성적을 낸 것도 가산점을 받는 요인”이었다며 “우리나라 정서에 맞고 유소년 축구부터 꼼꼼하게 다 챙길 수 있는 사람을 골라야 한다고 봐 국내 지도자로 먼저 잡아두고 감독 선임 절차를 진행했다”라고 덧붙였다.
해당 보도가 전해지자 많은 축구팬이 다시 분노하고 있다.
축협은 남자 축구 대표팀 사령탑으로 당시 울산HD를 이끌던 홍명보 감독을 선임한 뒤 비판이 거세지자 일명 ‘K리그 감독 빼가기’ 규정을 삭제한다고 밝혔다.
지난 7월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축협은 감독 선임 과정에서 가장 논란이 된 ‘운영규정 제12조 2항’을 삭제하기로 했다. 해당 조항은 ‘감독으로 선임된 자가 자기 구단에 속해 있을 경우 해당 구단의 장에게 이를 통보하고 소속 구단의 장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이에 응해야 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 조항에서 ‘특별한 사유’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없다 보니 사실상 축협이 K리그 현역 감독을 대표팀 감독에 낙점할 경우 구단은 군말 없이 이를 따라야 하기에 ‘독소 조항’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당시 축협의 한 고위 관계자는 매체를 통해 “(문제의 조항을) 100% 없앨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규정 개정 시기는 내년 초가 될 전망으로 전해졌다. 규정 시기가 내년이기는 하나 축구 팬들은 최근 홍명보 감독 선임 논란이 가라앉기도 전에 또 같은 행동을 반복한 데 대해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강유정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축협이 18차례나 프로 구단의 감독 및 코치를 선임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그는 축협의 감독 선임 방식에 대해 독선적이고 시대착오적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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