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맨해튼 48번가의 월터 커 극장 앞. 이곳은 2019년 토니상을 받은 작품 ‘하데스 타운’(Hadestown)을 보기 위해 모인 관객들로 북적였다. 하데스 타운은 젊은 몽상가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그리고 하데스 왕과 그의 아내 페르세포네의 신화적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극장 안으로 들어서자 후끈한 열기가 느껴졌다. 당시 19도 정도의 쌀쌀한 날씨였음에도 극장 안은 한여름처럼 뜨거웠다. 관객석은 빈자리 하나 없이 가득 채워졌다. 입구에서 관객을 통제하던 하데스타운 관계자는 “요즘 매 공연 전석 매진”이라면서 “주말뿐만 아니라 평일에도 관객이 가득 들어찬다”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문을 닫으며 심각한 타격을 입었던 브로드웨이는 최근 들어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브로드웨이가 비로소 코로나 후유증에서 벗어나 예전의 활기찬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현재 브로드웨이는 노래와 춤, 관객의 열정이 섞인 축제의 중심에 있다”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미국 최고의 인기 뮤지컬 중 하나로 꼽히는 라이온 킹 극장의 거리는 축제의 현장 같았다. 타임스퀘어를 보러 온 사람들, 뮤지컬을 보러 온 관객들이 한데 섞여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현재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많은 관객을 끌어모으는 라이온킹은 지난달 23일부터 29일까지 일주일 동안에만 166만3908달러(약 22억원)를 벌어들였다.
브로드웨이 극장과 제작자 연합인 브로드웨이 리그에 따르면 9월 29일로 끝나는 주에 브로드웨이는 총 2645만 달러(약 357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는 전주보다 5% 증가한 수치다. 관객 수는 23만4963명으로 기록됐는데, 이 또한 22일로 끝나는 주보다 4% 증가한 수준이다.
코로나 기간 동안 1년 넘게 셧 다운 체제에 돌입했던 브로드웨이가 다시 활성화되면서 뉴욕시도 웃고 있다. 브로드웨이 공연 산업은 뉴욕시 경제에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브로드웨이 관객 중 상당수가 관광객인데, 이들이 뮤지컬 한 편만 보고 뉴욕을 떠나지 않는다. 이들이 뉴욕에서 숙박, 식음료, 교통 등에 쓰는 비용은 모두 뉴욕의 수입으로 떨어진다. 이날 라이온킹 극장 앞에서 만난 익명의 관객은 “어제는 알라딘을 봤고 오늘은 라이온킹을 보러 왔다”면서 “주말 동안 뮤지컬 투어를 하려고 시카고에서 왔다”라고 말했다.
브로드웨이는 공연 관련 직종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일자리를 창출한다. 브로드웨이 리그에 따르면 브로드웨이 관련 산업은 약 9만7000개의 일자리를 만든다. 코로나19 당시 2020년 3월부터 2021년 9월까지 약 18개월 동안 브로드웨이 극장들이 문을 닫았었는데, 당시 144억 달러(약 19조4000억원)에 달하는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었다.
아직 코로나19 이전만큼은 아니지만, 브로드웨이는 확실히 상승세인 것으로 보인다. 브로드웨이 리그에 따르면 2023~2024시즌 관람객은 약 1230만명으로 역대 최다였던 2018~2019시즌(1477만명)의 83% 수준까지 따라왔다. 올해는 지난 시즌보다 더 많은 관광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2024~2025시즌 19주 차를 맞은 현재 브로드웨이의 총관람객은 474만151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8%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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