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꿈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살바도르 달리 스타일의 초현실주의 / 2000년대 모큐멘터리(사실을 기반으로 만든 픽션) 스타일의 허접한 이야기. 안타깝게도 대체로 후자의 꿈을 꾼다.
나는 이메일을 보내고, 냄비를 닦고, 심지어 장 보는 꿈을 꾼다. 세금 정리하는 꿈도 꿔봤다. 그러나, 나는, 단 한번도 내 꿈에서 ‘휴대전화’를 본 적이 없다.
놀랍게도 이건 나만의 일이 아니다. 여성의 경우 3.5%만이, 남성의 경우 2.7%만이 꿈에서 휴대전화 화면을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인이 일상에서 휴대전화를 얼마나 많이 쓰는지 생각하면, 독특한 현상이다.
왜 그런 걸까?
휴대전화, 잘 쓰긴 하는데…
꿈 연구원이자 심리학자인 켈리 불클리 박사는 현대의 발명품인 자동차는 휴대전화에 비해 사람들의 꿈에 많이 등장하는 편이라고 사이콜로지 투데이에 썼다.
그는 이유에 대해 “확실하진 않다”면서도, “텔레비전, 영화, 영상, 컴퓨터 등은 매력적이고 우리를 확 몰입하게 많든다. 그렇지만 우리가 차를 탈 때만큼 강렬한 감각적 변화를 몸에 일으키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총천연색 미디어의 출현이 꿈에 일으킨 변화도 있으니, ‘흑백 꿈’이 ‘컬러 꿈’이 됐다는 거다. 반대로 이야기하자면 흑백 영화가 사람들의 꿈을 흑백으로 만든 것이지만.
‘왜 꿈을 꾸는가’를 저술한 앨리스 롭은 꿈에 휴대전화가 나오지 않는 이유가 꿈의 “위협 상황 가설”이라고 더컷에 말했다.
롭은 “우리가 꿈을 꾸는 기본적인 이유는, ‘꿈’이라는 위협성이 낮은 환경에서 불안과 두려움을 마주하며 현실에서 겪을 법한 스트레스에 대한 연습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사람들은 인류 역사상 가장 최근의 발견에 해당하는 ‘읽기’와 ‘쓰기’에 대해서는 꿈을 꾸지 않는 경향이 있어요. 대신 실제 생활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더라도, ‘싸움’처럼 생존과 직결된 꿈을 많이 꾸는 편이지요.” 롭이 말했다.
그러고 보니 상상만해도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지는, ‘시험에 떨어지는 꿈’을 꿨을 때도 직접 시험지에 글을 쓴 기억은 없다.
또 다른 가설도 있다. 스탠퍼드 대학교의 신경과학자 벤 라인 박사는 유튜브 쇼츠를 통해 “우리의 뇌는 잠을 자며 기억을 저장한다. 이를 ‘기억 강화’라고 한다”고 운을 뗐다. “하지만 우리의 뇌가 모든 기억을 저장할 순 없어요.”
이어 “휴대전화를 쓰는 경험이 지루하고 무덤덤한 편이라면, 잠자는 동안 뇌가 이를 강화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이는 자신의 의견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허프포스트 영국판을 번역, 편집한 기사입니다.
Amy Glover/Huffpost UK / huffkor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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