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 지난달 7일 개의 식용 목적의 사육·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이하 개식용종식법)이 최종 통과된 가운데, 식용견 처분과 남은 개들에 대한 관리 방안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7일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가 발표한 ‘개식용종식 기본계획’에 따르면 오는 2027년까지 완전한 개 식용 종식을 목표로 내년부터 약 11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지난 2월 제정된 개식용종식법에 따라 오는 2027년 2월부터 식용 목적으로 개를 사육, 도살할 수 없으며 유통과 판매도 금지된다. 개 식용 업계 종사자는 그때까지 의무적으로 업종을 전환하거나 폐업해야 한다.
법안의 주요 내용은 △개 식용 목적으로 한 사육·도살·유통·판매 금지 △개 식용 도축 유통 상인 등에게 개 식용 종식 이행계획서를 제출·이행 명령 △식용을 목적으로 개를 도살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 △사육·증식·유통하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 등이다.
이에 따라 지난 5월 개 식용 업체 5898곳이 모두 전·폐업 이행계획서를 제출했다. 세부적인 대상은 △개 사육 농장 1537개 △도축업체 221개 △유통업체 1788개 △식당 2352개 등이었다.
현재 신고된 식용견 사육 규모는 약 46만6000마리로, 농식품부는 오는 2027년까지 식용견이 남는다면 입양을 보내거나 동물보호센터에서 관리하도록 할 방침이다.
식용 목적으로 개를 사육한 농장주를 대상으로는 농가 폐지 시 1마리당 30만원씩 최대 2년에 해당하는 기간에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는 전·폐업 지원금을 시기별로 지원금 규모에 차등을 둬 개 사육 규모의 조기 감축을 독려할 방침이다. 전·폐업을 빨리할수록 더 많은 지원금을 받을 수 있으며, 마리당 폐업 시기별로 최대 60만원, 최소 22만5000원을 각각 지원받을 수 있다.
농장주는 시군구에 신고한 연평균 사육 마릿수를 기준으로 지원금을 받는다. 이때, 사육면적 기준 적정 사육마릿수를 상한으로 적용하게 된다. 정부가 규정한 적정 사육 마릿수는 1m²당 1.2마리 수준이다.
예를 들어, 식용견 400마리를 신고했다면 조기 폐업할 때 최대 2억4000만원까지 지원받게 되는 셈이다.
폐업하는 유통업체와 식당은 점포 철거비 최대 400만원과 재취업 성공수당 최대 190만원 등을 지원받을 수 있고, 전업하는 경우 간판과 메뉴판 교체 비용 최대 250만원을 지급 받게 된다.
동물권 증진을 위해 활동하는 시민단체는 개식용종식법을 환영하면서도 남겨진 개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정부와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동물자유연대 사회변화팀 정진아 팀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현재 개들의 수가 워낙 많기 때문에 지자체 보호소를 아무리 늘린다고 해도 감당하기 어려울 수치”라면서 “동물을 구조하고 입양 보내는 동물단체나 시민단체와 함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남은 개들이 일반적으로 반려견으로 선호되는 유형의 강아지가 아니”라며 “대형견에 대한 입양 인식 개선이 필수적으로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보상 지원금과 관련해 신고 시 최대한 많은 지원금을 타기 위해 식용견 번식 등으로 수를 불릴 위험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적다고 판단했다.
정 팀장은 “폐업할 당시 몇 마리인지가 아니라, 5월 신고를 했을 때를 기준으로 마릿수를 잡고 있다”면서 “가축분뇨법에 따라 신고 면적에 적정 두수를 상한으로 마리당 계산을 하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번식을 통해 수를 늘려 신고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지자체 같은 경우는 이미 신고된 업소에 대해 번식과 같은 후속적인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고, 최대한 빠르게 전·폐업 할 수 있도록 유인해야 한다”면서 “개 도살 자체가 이미 불법인 상황임에도 식용 목적일 땐 용인하는 곳이 있는데, 이 같은 부분 역시 철저하게 수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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