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보식의언론=최보식 편집인]
“그 생각 자체가 골때리는 거지. 저게 지금 ‘꼴통’이 맞아. 본인이 뭘 잘못했냐고 계속 그러고 있어.”
요즘 ‘핫 인물’인 김대남 용산 시민소통실 선임행정관이 좌파 성향 매체 서울의소리 기자와 했던 통화 내용 중에 나오는 말이다. ‘서울의소리’가 공개한 통화녹취록의 압권은 여기에 있다고 나는 본다.
안 보이는 데서 상사를 씹는 게 직장인(?)의 생활이라지만 그래도 선이 있다. 망쪼가 든 회사라도 간부급 직장인이 자신을 고용해준 ‘오너 사장’에 대해 “저게” “꼴통”이라고 뒷담화 하지는 않는다. 오너는 자신에게 봉급을 주고 먹여살리는 사람이라는 ‘권위’가 있기 때문이다. 직장인들의 뒷담화 욕은 내심 자신과 ‘동급’이라고 보는 차장, 부장, 실장 등 고용된 상사에 한정되는 법이다.
일개 민간기업도 아닌, ‘나라의 운명을 우리가 책임진다’는 대통령실의 참모가 자신이 모시는 대통령을 “저게” “꼴통”이라고 지칭하는 것은 희귀 사례다. 그런 뒷담화 욕도 대선 과정에서 김건희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고, 명품백 몰카 영상을 기획했으며, 김 여사의 한밤중 개 산책 동영상을 찍었던 ‘서울의소리’ 기자를 상대로 했으니 말이다.
보스의 부인을 그렇게 괴롭혔던(?) 그쪽 매체 기자에게 내밀한 험담을 그냥 쏟아내는 이런 정신세계의 인간이 대통령실에서 폼나게 근무해왔으니, 대통령실 인적 구성이 궁금해질뿐이다. 거기 나와서는 윤전기사와 비서가 딸린 연봉 3억이 넘는 서울보증보험 감사 자리에 ‘대통령실 백’으로 들어간 걸 자랑하고 있다.
이게 윤 대통령 부부 주위에 몰려있는 군상들의 실체다. 기본 인격과 소양, 자질이 안 갖춰진 ‘김대남 류’들이 지금도 대통령실 곳곳에 박혀 있을 것이다. 이런 이들을 골라서 대통령실로 부른 게 누구였겠나. 김대남의 통화 녹취 중에는 “김건희 쪽에 줄을 댔고…”라는 말이 나온다.
김대남의 사례는 한편으로 윤 대통령이 함께 일하는 부하들에게 얼마나 권위가 없고, 존경과 사랑을 못 받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참모들이 겉으로는 말은 안 하지만 속으로는 윤 대통령을 “이게” “꽅통”으로 취급하고 있다는 뜻이다.
김대남이 “김건희 쪽에 줄을 댄” 것은 김건희를 대통령실의 ‘실제 오너’로 여기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면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의 오너가 아니라 ‘바지사장’인데, 그나마 똑바른 보고를 해도 말귀를 못 알아듣고 꽉 막혀 ‘꽅통’이라는 뜻이 된다.
대통령실이 일개 민간기업 수준도 안 되니 지금 나라 꼴이 꼭 그런 수준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배우겠다는 마음이 있으면 이번 통화녹취록은 중요한 걸 가르쳐주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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