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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인권’이냐 ‘경제’냐…대선 승부처 펜실베이니아, 양 지지층 열띤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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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반쯤 미쳐 있다. 이런 사람에게 미국의 대통령을 맡길 수 없다.”

“해리스는 대통령이 될 자격이 부족하다. 프라이머리를 거친 공식 후보도 아니지 않느냐”

미국 대통령 선거를 35일 앞둔 1일(현지 시각) 펜실베이니아주(州) 최대 도시 필라델피아.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각종 여론 조사에서 초접전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필라델피아 유권자들은 본인이 투표하고자 하는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를 명확히 밝혔다.

미국 대통령 선거를 35일 앞둔 1일(현지 시각) 펜실베이니아주(州) 최대 도시 필라델피아 시내에 선거 관련 표지판이 게시돼 있다. /필라델피아(펜실베이니아주)=김효선 기자
미국 대통령 선거를 35일 앞둔 1일(현지 시각) 펜실베이니아주(州) 최대 도시 필라델피아 시내에 선거 관련 표지판이 게시돼 있다. /필라델피아(펜실베이니아주)=김효선 기자

펜실베이니아는 이번 대선의 승부를 결정지을 중요한 곳이다. 미국 대선은 각 주에서 승리한 후보가 해당 주에 배정된 선거인단을 모두 가져가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538명의 선거인단 중 어느 후보라도 270명 이상을 확보하게 되면 대선에서 이기게 돼 있다. 그중 19명이 걸려 있는 펜실베이니아는 경합 주 중 가장 많은 선거인단이 배정된 곳이며 여기에서 이겨야 대선 승리 가능성이 커진다.

펜실베이니아는 1992~2012년까지 민주당 후보가 승리를 가져가며 ‘블루 월(blue wall·민주당 철벽)’로 분류됐던 지역이다. 그러나 2016년 대선 때는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을 0.73% 차이로 아슬아슬하게 앞지르며 백악관에 입성했다. 반면 지난 2020년 대선 때는 조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1.17% 차이로 이겨 펜실베이니아를 탈환하면서 대선에서 승리했었다. ‘펜실베이니아를 가진 자가 대선에서 이긴다’라는 말이 나온 이유다.

필라델피아 유권자들이 이번 대선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슈는 지지 정당에 따라 뚜렷하게 갈렸다. 민주당 후보인 해리스 부통령에 투표하겠다고 밝힌 사람들은 ‘인권’을 가장 중요한 이슈로 꼽았다.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사람들은 ‘경제’를 핵심 이슈라고 밝혔다.

미국 대통령 선거를 35일 앞둔 1일(현지 시각) 펜실베이니아주(州) 필라델피아에서 만난 간호사 딜로라 씨. 그녀는 해리스 부통령에 투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필라델피아(펜실베이니아주)=김효선 기자
미국 대통령 선거를 35일 앞둔 1일(현지 시각) 펜실베이니아주(州) 필라델피아에서 만난 간호사 딜로라 씨. 그녀는 해리스 부통령에 투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필라델피아(펜실베이니아주)=김효선 기자

직전 대선인 지난 2020년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했던 영향인지 이날 필라델피아에서 만난 유권자 중에는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다고 답한 사람이 많았다.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캠퍼스 안에서 만난 청년들은 대부분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백인 남성 롤랜드 스피어(21) 씨는 “해리스의 정책이 트럼프보다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녀는 미국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지지하는 후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재정 적자 문제와 그녀의 세금 및 관세 정책을 비교했을 때 해리스의 정책이 더 나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생인 20대 여성 시드니 씨는 “해리스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정책을 제시해서 좋아한다”면서 “특히 여성의 생식권을 보장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생식권은 출산과 관련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지지 후보의 장점을 강조하기보단 상대 후보의 자질 문제를 부각하는 데 초점을 두는 유권자들도 눈에 띄었다. 본인을 간호사라고 소개한 60대 여성 딜로라 씨는 “도널드 트럼프는 정신적으로 이상하다”면서 “미국에서 폭력을 조장하고 있는 그는 매우 위험하고, 미국이 그를 4년 더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필라델피아 시청 앞에서 만난 케빈 헨리(43) 씨는 “해리스의 상대 후보(트럼프)는 여성의 권리와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서 “트럼프가 당선된다면 미국의 민주주의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필라델피아 시내를 벗어날수록 많아졌다. 필라델피아 교외의 한 주유소에서 만난 70대 백인 여성 안젤리나 윗슨 씨는 “지금 미국은 슬럼프에 빠져 있다”면서 “트럼프만이 미국 경제를 살릴 수 있다”라고 답했다. 2016년부터 늘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투표했다고 밝힌 그는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경선 과정인 예비 선거(프라이머리)를 공식적으로 거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해리스 부통령이 대통령 자질이 없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했지만, 고령 리스크로 지난 7월 재선 도전 포기를 선언한 이후 해리스 부통령은 민주당 주요 인사들과 대의원들의 신속한 지지를 받아 경선 없이 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바 있다.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교체 후보는 승계가 아닌 경선으로 선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었다.

미국 대통령 선거를 35일 앞둔 1일(현지 시각) 펜실베이니아주(州) 필라델피아의 가정집 앞에 트럼프 지지 팻말이 꽂혀 있다. /필라델피아(펜실베이니아주)=김효선 기자
미국 대통령 선거를 35일 앞둔 1일(현지 시각) 펜실베이니아주(州) 필라델피아의 가정집 앞에 트럼프 지지 팻말이 꽂혀 있다. /필라델피아(펜실베이니아주)=김효선 기자

본인을 공화당원이라고 밝힌 톰 잭슨(65) 씨는 “트럼프와 그의 러닝메이트인 JD 밴스 의원은 정말 똑똑하다”면서 “그들은 미국 경제를 되돌려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집 앞에 트럼프와 밴스 팻말을 꽂아두며 공개적으로 공화당 지지를 표하고 있었다.

현재 펜실베이니아 지역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은 거의 비슷한 상황이다. 3일 기준 더힐이 집계한 62개 여론 조사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 지역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평균 지지율은 49.1%로 트럼프 전 대통령(48.2%)을 0.9% 차이로 앞서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이 근소하게 우위를 보이지만, 노년층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미국은퇴자협회(AARP)가 65세 이상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7%포인트(P) 밀리고 있다. AARP 설문 조사를 실시한 공화당 여론 조사원인 밥 워드는 “해리스의 가장 큰 약점은 노년층 유권자”라면서 “그들이 유권자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해리스는 뒤처져 있다”라고 말했다.

미국 대통령 선거를 35일 앞둔 1일(현지 시각) 펜실베이니아주(州) 필라델피아의 고속도로 인근 전광판에 트럼프·해리스의 광고가 나오고 있다. /필라델피아(펜실베이니아주)=김효선 기자
미국 대통령 선거를 35일 앞둔 1일(현지 시각) 펜실베이니아주(州) 필라델피아의 고속도로 인근 전광판에 트럼프·해리스의 광고가 나오고 있다. /필라델피아(펜실베이니아주)=김효선 기자

이에 해리스·트럼프 캠프는 펜실베이니아에 막대한 광고비를 지출하고 있다. 지난 8월 초부터 9월 초까지 두 선거 캠프가 경합 주 일곱 곳에서 쓴 광고비 약 1억1000만 달러(약 1457억원) 중 38%가 펜실베이니아에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7월 22일부터 9월 26일까지 해리스 캠프는 펜실베이니아에 가장 많은 금액인 5600만 달러(약 742억원)의 광고비를 투자했다. 필라델피아 인근의 고속도로에는 다른 지역보다 두 후보의 전광판 광고가 더 많이 보였다.

조선비즈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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