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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올해 7월 말 대규모 홍수 피해를 입은 뒤 지금까지 복구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두 달에 걸쳐 수해 지역 현장 방문 등 공개활동을 8차례나 진행할 만큼 북한의 수해 상황은 심각한 것으로 추정된다. 눈에 띄는 점은 김 위원장이 유독 자강도는 찾지 않았다는 것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자강도의 피해가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며 “역효과를 고려해 김 위원장이 자강도는 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3일 통일부가 공개한 북한 지역 위성 사진을 보면 자강도 지역의 수해 상황을 한 눈에 살필 수 있다. 성간군 광명리 지역의 수해 전후를 비교하면 개천을 따라 나란히 들어선 집들이 홍수 이후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 명확한 식별은 어렵지만 이곳에 최소 200채의 주택이 있었을 것으로 통일부는 추정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압록강 지류인 장자강 주변으로 강폭이 좁고 계곡인 곳”이라며 “구조적으로 짧은 시간에 범람과 산사태가 발생했을 것이고 여기서 많은 인명피해가 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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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가 최근 확인한 이 지역 위성 사진에서는 매몰 지역 인근에 산을 깎아 임시 거처로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푸른색 건물을 볼 수 있다. 바로 아래 건설 중인 주택은 단층이 아닌 복층 형태라는 게 통일부의 분석이다.
순식간에 수백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사상자도 상당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은 피해 일부만 보도할 뿐 인명피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의 “용납할 수 없는 인명피해까지 발생시킨 대상들에 대해 엄중 처벌할 것”이라는 발언에서 인명피해의 존재만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오히려 북한은 우리 언론의 북한 피해 보도를 두고 “날조된 여론 전파”라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김 위원장이 유독 자강도에는 가지 않은 점도 이 지역 피해가 상당했을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 위원장은 7월28일 신의주 피해현장 현장지도를 시작으로 8월에는 평양 수재민 숙소를 방문했고 지난달 말 평북지역 현지지도에 나서는 등 8차례 공개행보를 보였지만 자강도는 찾지 않았다. 통일부 당국자는 “수해라는 한 사안에 대해 반복적인 공개 활동을 보이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피해가 큰 자강도 현장 지도가 민심에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보고 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통일부는 자강도 광명리 외에도 피해지역이 몇 군데 더 있는 것으로 파악했으며 군수공장을 포함한 산업시설 침수도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수해로 민심이 악화하고 주민 불만이 고조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 김 위원장이 지방경제정책인 ‘지방발전 20×10’에 새롭게 보건과 과학, 양곡관리 등 3개 사업을 추가하라고 한 것도 수해 후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경제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주민에게 주입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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