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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명품가방 무혐의’ 직업적 양심에 따른 결론…공소유지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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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파리 패럴림픽 선수단 격려 오찬 참석
김건희 여사가 지난 9월 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선수단 격려 오찬’에 참석해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연합뉴스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 검찰이 2일 김 여사와 최재영 목사 등 사건 관련자 모두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리면서 “국민 법감정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있을 수 있으나 수사팀이 법률가의 직업적 양심에 따라 내린 결론”이라고 밝혔다.

영부인 개인에 대한 부탁…대통령 직무와 바로 연결시킬 수 없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김승호 부장검사)는 이날 ‘대통령 부부 청탁금지법 위반 등 사건’이라는 제목의 107장 분량의 PPT로 ‘김 여사 명품 가방’ 사건의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은 그간 관련자들을 모두 조사했고, 최 목사와 김 여사 간에 오간 2000여개의 카카오톡 대화 내역을 모두 확보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검찰의 이 사건 수사 기록 분량은 총 30권으로 11500쪽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우선 김 여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현행 청탁금지법상 공직자 배우자가 직무 관련 금품 등을 수수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긴 하지만 위반 행위에 대한 처벌 규정 자체가 없어 혐의를 적용할 수 없다고 봤다. 검찰은 “대통령 배우자의 지위는 공인이긴 하지만 공무원은 아니다”며 “영부인 개인에게 부탁·요청하는 것을 바로 대통령의 직무와 연결시킬 순 없다”고 덧붙였다.

최 목사가 김 여사에게 준 선물에 직무관련성이 인정되려면 양 당사자가 청탁이라는 사실을 인지한 가운데 주고받았어야 한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최 목사는 검찰조사에서 화장품에 대해서는 순수한 마음으로 준비한 취임 선물로 청탁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진술한 바 있다”며 “나아가 최 목사 본인이 김 여사 접견 이후 스스로 작성한 복기록에도 ‘김 여사와의 개인적 관계에서의 선물, 뇌물이나 청탁의 용도가 아님을 밝힌다’고 기재돼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명품 가방 역시 검찰 조사에서 “‘김 여사를 접견하기 위한 입장권 티켓이다’, ‘김 여사의 접견을 이끌어내는 수단일 뿐’이라고 수회에 걸쳐 진술했다”고 밝혔다.

또한 최 목사가 김 여사에게 요청한 바이든 대통령 만찬 초대, 김창준 전 미국 연방하원의원의 법정자문위원 임명에 대해서도 “당시 김 여사가 메시지에 답하지 않아 (최 목사가) 거절당한 것으로 받아들였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무산된 청탁을 실현할 목적으로 선물을 제공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국립묘지 안장, 통일TV 송출 재개 요청 역시 선물이 제공되는 적게는 수개월, 많게는 1년 이후에 이뤄진 요청으로 최 목사가 제공한 선물이 장래 예측할수 없는 청탁에 대한 대가로는 볼 수 없다는 설명이다.

대통령 신고의무 위반 역시 김 여사가 직무와 관련해 금품을 받고 윤 대통령이 그 사실을 인식하고도 신고를 하지 않았어야 성립이 가능하다. 검찰은 최 목사가 전달한 선물에 직무관련성이 인정되지 않고, 이러한 선물을 받은 것을 윤 대통령에게 전달한 사실이 없다는 김 여사의 진술에 비춰봤을 때 윤 대통령에게 신고의무 위반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봤다.

아울러 알선수재 혐의에 대해서도 “최 목사가 김 여사를 통해 대통령 및 다른 공무원의 직무수행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공한 선물은 없다고 스스로 진술한 바, 최 목사가 김 여사에게 알선을 부탁한 사실 자체가 없기 때문에 김 여사는 수락할 수 있는 알선이 없고, 인식할 수조차 없었으며 나아가 그 대가성 역시 인정할 수 없다”고 봤다.

최재영, 갑자기 주장 변경 …선물, 청탁과 사후적으로 매치

검찰은 이날 수심위에서 기소를 권고한 최 목사에 대해서도 ‘혐의없음’으로 판단했다. 그러면서 최 목사가 현재 주장하는 모든 의혹들에 조목조목 반박했다.

검찰은 “최 목사가 2022년 6월 김 여사 1차 접견 당시 스스로 작성한 복기록에서 개인적 관계에 의한 선물일 뿐, 청탁의 용도가 아니라고 분명히 기재했다”며 “결국 최 목사의 선물은 청탁의 용도가 아니라 선물에 대한 김 여사의 인식과 반응을 확인하기 위한 취재의 목적임을 확인했으므로 현재 선물이 청탁 목적이었다는 주장은 믿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최 목사가 김 여사가 임의 제출한 가방이 자신이 선물한 가방과 다르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디올 본사에 확인해 해당 가방에 시리얼 넘버가 없고, 식별번호가 따로 표시돼있지 않는 취지의 답변을 받았고, 이에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가 해당 가방을 구입할 당시의 영상과 그 동일성을 비교했다”며 “하단 버튼 스티커의 기포 위치 개수까지 모두 동일하며, 포장지 접힌 위치 가방의 바느질로 인한 실밥까지 모두 동일하다는 사실 거듭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중앙지검 제공

최 목사의 검찰 회유·유도심문 주장에 대해서도 “2회에 걸친 조사 모두 최 목사 변호인 동석 하에 모두 영상 녹화가 이뤄졌다”며 “당시 조사 직후 최 목사는 언론 인터뷰 통해 충분히 자신의 소회를 밝혔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적도 있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최 목사의 현재 진술은 과거 본인 진술 뿐만 아니라 이명수 기자의 진술, 카카오톡 대화 내용 등 객관적 다른 내용과도 배치된다”며 “현재의 신빙성 없는 최 목사의 진술 만으로 기소했다가는 공소유지가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 본 건에 대해 전부 불기소 처분을 하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 가장 큰 문제는 최 목사가 본건과 관련해 뇌물을 왜 줬는지를 말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결국 ‘그냥 준 것’인데 김 여사와 최 목사의 카카오톡 내용을 쭉 보고, 몇 개를 특정해 시기에 맞게 사후적으로 선물과 청탁을 매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심위 결론 존중 안한다? 김건희 제3의 장소 논란은?

검찰은 이날 수심위 결정의 한계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수심의의 결정을 존중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결론이 엇갈리는 측면이 있고, 직무관련성 부분에 대해선 명확한 결정이 나오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결국 형사 공소 유지의 책임은 검사에게 있고, 객관적인 증거와 경험칙에 비춰 최 목사의 변경된 주장만으로 공소 유지 어렵다고 판단해, 유죄 확신이 없는 상태로 기소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검찰총장에게 보고하지 않고 김 여사를 제3의 장소에 불러 조사한 과정을 묻는 질문에는 “중간 조사 과정에서의 보고 과정은 이 자리에서 말하기 어렵다”며 “여사의 경호 안전을 고려한 조치이며 과거 전직 대통령, 영부인 등 제3의 장소에서 조사한 사례는 많다”고 말을 아꼈다.

검찰은 명품가방에 대해선 “수사 과정에서 김 여사 측에서 소유권 포기 의사를 밝혀 검찰 내규에 따라 공매 절차를 통해 국고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시아투데이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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