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강우 기자 치솟는 건설공사비를 안정화하고 내년 건설수주액 상승을 도모하기 위한 방안이 나왔다. 정부는 지난 2020년부터 3년간 연평균 8.5% 상승한 건설공사비 상승률을 오는 2026년까지 연간 2% 내외로 관리하고, 외국인 인력운용 완화, 공공공사비 현실화 등을 통해 이를 실현한다는 방침이다.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와 기획재정부 등 정부는 2일 경제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하고 ‘건설공사비 안정화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최근 건설공사비 상승으로 인한 정비공사 갈등이 국민주거 불안을 가중시키고, 건설시장 활력이 떨어지고 있는 점을 대응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 “건설공사비 상승률, 연간 2%대 관리할 것”‘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발표한 건설공사비지수는 지난 2020년 100에서 지난해 127.90을 기록해 3년간 27.9% 상승했으며, 올해 7월 기준 129.96을 찍어 2020년 이후 약 30%가량 상승했다.
지난 2020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연평균 증가율 8.5%를 기록한 것으로, 2000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증가율이 약 4.0%임을 감안할 시 7~8년에 걸쳐 오를 공사비가 단 3년 만에 상승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건설공사비를 오는 2026년까지 2% 내외로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이어 중장기 계획으로 공사비 상승률을 ‘장기추세선(연 4% 내외)’까지 안착시키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계획을 실현시키기 위해 정부는 △자재비 안정화 △인력수급 안정화 △공공조달 비효율개선 등 ‘공사비 3대 안정화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 불법·불공정행위 합동점검반 구성
먼저 업계 ‘관행’으로 고착화된 측면이 있는 불법·불공정 거래를 근절하고자 국토부, 산업부, 경찰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건설분야 특별 불법·불공정 행위 점검반을 이달부터 내년 4월까지 운영한다. 이어 국토부 내 불법 불공정 행위를 제보할 수 있는 전담창구도 설치한다.
이를 통해 자재가격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가격 인하를 독려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불법행위 적발 시 징역과 벌금과 같은 형사처벌을 비롯해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는 등의 제재도 이뤄질 예정이다.
시멘트 수급 불안 등으로 민간에서 해외 시멘트 수입을 추진할 경우 발생하는 애로사항 해소를 지원할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KS 인증을 엄격한 품질·안전성 검증 또한 이뤄질 예정이다.
악화되고 있는 골재 공급여건을 지원하기 위한 방침도 마련됐다. 먼저 바다골재의 경우 현재 허가 채취 한도에 약 4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실채취량을 철저히 관리하고, 실채취량을 기준으로 인허가 물량을 배분한다.
산림골재는 토석채취제한지역이더라도 인근 채석단지와의 인접성 등을 고려해 필요시 제한 지역까지 채석단지를 확대 지정할 수 있도록 법령을 개정할 예정이다. 산지 복구비 부담 또한 줄일 수 있도록 복구비 사전 예치금 분할 납부 기간도 기존 3년에 3회에서 5년에 5회로 늘린다.
◇ 조달체계 개선과 공사비 현실화도 예고돼
건설분야 인력수급 안정화 또한 이뤄진다. 국토부는 특급 건설근로자를 시공명장(가칭)으로 브랜드화해 고등급 건설근로자 우대 문화 조성 및 기능인 양성의 지속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공공주택 건설사업시 고급 이상의 기능등급 보유자를 공종의 필수인력으로 의무배치하는 시범사업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법무부 또한 단순노무만 허용된 비숙련 외국인력(E-9 비자)의 기능인 보조업무 수행 가능 범위를 명확화해 인력운영의 효율성 제고를 고려할 계획이다.
이어 법무부는 내국인 기피 공종에 한해 숙련기능인(E-7-3 비자) 비자 도입 가능성을 제시했다. 다만 E-7 비자가 비숙련 외국인의 유입 경로로 악용되지 않도록 일학습병행제, 공종별 특화교육 등 숙련인력 양성 평가시스템을 구축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공공 공사의 품질확보와 적기시공을 위해 관급자재 조달체계도 개선한다. 국가시책사업의 경우에는 조달청을 통하지 않고 발주처인 공공기관이 직접 중소기업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여 구매단계를 축소한다.
아울러 건설경기 개선과 공공공사가 적기에 추진되고 건설투자 확대를 위해 공공 공사비 현실화를 위한 제도개선도 이뤄질 예정이며, 해당 방안은 연내 확정 및 발표될 계획이다.
이 같은 정부의 방침에 건설업계는 환영의 메시지를 보냈다.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는 2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대책은, 특히 공사비 급등의 주요 원인인 자재와 인력 문제에 대한 맞춤형 대책이라고 평가한다”며 “자재 가격 및 수급의 안정화, 인력의 원활한 수급으로 건설업계 전반에 퍼져 있는 위기 상황을 해소하고 건설시장 활력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승구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 회장은 “공사비 안정화 및 건설경기 활력 제고를 위한 정부의 노력에 감사의 뜻을 표하며, 이번 대책이 시장에서 원활히 작동하기 위해서는 법령개정 등 구체적 실행방안이 마련돼 실질적으로 추진되길 바란다”며 “건설·자재업계도 정부 정책에 적극 동참해 원활한 자재공급과 안전하고 품질좋은 주택, 사회간접자본(SOC) 공급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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