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시사교양국 폐지와 기술조직 통폐합 골자의 조직개편을 강행하자 제작부서 팀장단 16명이 ‘보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KBS 제작1본부에서 팀장을 맡고 있는 시사교양 PD 16명은 2일 오전 “이번 조직개편은 KBS의 공영방송으로서의 역할을 심각하게 위협하며, 시사교양프로그램의 경쟁력과 제작 자율성을 크게 훼손하는 결정”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팀장단은 “구성원들의 우려와 요구를 무시한 채 교양다큐센터로의 축소와 시사프로그램 보도본부 이관을 밀어붙인 경영진의 결정에 참담함을 느끼며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이번 개편으로 인해, 그동안 사회의 목소리를 대변해온 KBS 시사교양 프로그램들은 크게 축소되거나 사라질 것”이라 우려했다.
이어 “이는 제작진이 피 땀 눈물로 지켜왔던 KBS 콘텐츠 경쟁력과 프로그램의 공익성을 크게 저버리는 결정이며, 공영방송의 본질을 흔들 것”이라면서 “우리는 더 이상 묵묵히 침묵하지 않겠다. 제작진과 함께 KBS 프로그램의 경쟁력과 공적 기능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했다.
KBS 이사회는 지난달 25일 여권 이사들 찬성으로 사측이 제출한 조직개편안(직제규제 개정안)을 의결했다.
앞서 조직개편안이 이사회를 통과한 직후 KBS 사내 노동조합들이 한 목소리로 비판 입장을 내놨다. 다수 노조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이사회가) 낙하산 사장의 거수기임을 숨기지 않았다”고 비판했고 KBS노동조합은 “조직을 무차별적으로 감축하고 무지성 통폐합한 이번 개악안은 KBS가 국민에게 제공해야 할 양질의 콘텐츠 제작 역량을 심각하게 훼손할 것”이라 지적했다. KBS같이(가치)노조는 “사장에게는 당장 연임의 밑천을 만들기 위해 ‘조직을 개편했다’는 기록이 더 중요했던 모양”이라 꼬집었다.
KBS본부와 KBS노동조합은 오는 7일까지 박민 사장 체제 경영진에 대한 심판을 내걸고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KBS같이노조는 박민 사장에 대한 평가 및 연임 찬반 투표에 나섰다. KBS본부가 지난달 4~9일 조합원 2028명 대상으로 진행한 박민 사장 신임 투표에선 응답자(1675명, 투표율 82.5%)의 98.7%(1654명)가 ‘불신임’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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