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메뉴 바로가기 (상단) 본문 컨텐츠 바로가기 주요 메뉴 바로가기 (하단)

이재명은 좋겠다, 사병(私兵) 많이 거느려서

데일리안 조회수  

겁나면 목소리가 커지게 마련

정치인 언어 이렇게 험악해서야

그의 결백 못 믿는 당 소속 의원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30일, 위증교사 혐의로 징역 3년을 구형받았다. 그는 이날 1심 결심공판에 출석하면서 검찰을 맹비난했다.

“총칼로 나라를 어지럽히던 군사독재 정권이 물러간 지가 수십 년인데 이제 영장을 든 검사들이 독재국가를 만들고 있다.”

이 대표 한 사람 잡자고 대한민국의 검찰이 독재국가를 만든다는 뜻이겠는데 21세기에 천동설(天動說) 같은 궤변을 듣는 기분이 어이없고 떨떠름하다. 명색이 거대 야당의 대표다. 지난 대선 때는 0.73%포인트의 표 차로 아깝게 진 정치 스타였다. 그런 정치적 위상에 비해 대응 태도가 너무 좀스럽다.

징역 3년 형을 구형받고 나오면서 그는 호기롭게 말했다.

“구형이야 5년 7년도 할 수 있다. 그거야 검사 마음 아니겠느냐. 재판이란 실체적 진실에 따라서 합리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겁나면 목소리가 커지게 마련

이 대표가 이 이치를 이제야 겨우 깨달았을까. 일반 국민도 다 아는 일인데 법률가인 이 대표가 몰랐을 리가 없다. 그런데도 그간 자신에 대한 수사와 관련해 그악스럽게 검찰을 비난하고 협박했던 것은 사람이 너무 가벼워서인가, 아니면 뭔가 찔리는 구석이 있기 때문인가?

법원의 재판을 신뢰한다면, 그의 말 대로 검사가 어떤 구형을 하든 놀라고 겁낼 필요가 없다. 그건 알지만, 수사 및 공소제기 검사가 괘씸해서 분풀이하지 않을 수 없었던 걸까? 일반인이면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원내 제1당의 대표이자 차기 대권 경쟁에 나설 정치리더가 단지 분풀이를 위해 ‘이 나라 역사 최악의 정치 검사’라는 식으로 모질게 매도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떳떳하지 못한 점이 있어서 오히려 위협적인 태도로 대드는 게 아닌가?

“나 혼자 감당하게 할 거야? 모두가 대표의 방패로서 그 책무를 다해야 하는 것 아닌가?”

당 소속 의원, 당직자, 당원들에게 이런 뜻으로 보낸 메시지일 수도 있다. 작년 9월 이 대표는 검찰의 체포 동의 요구에 대한 저항으로서의 단식(아마도)만으로는 불안했던지 당 소속 의원들에게 “검찰 독재의 폭주 기관차를 국회 앞에서 멈춰 세워 달라”고 호소(지령?)하는 장문의 SNS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그 점을 감안하면 이 대표의 검찰에 대한 분노 표출이 민주당 ‘총동원령’으로 들릴 소지가 다분하다.

그는 지난달 20일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에서 징역 2년을, 30일 위증교사 재판에서 다시 징역 3년 형을 구형받았다. 1심 선고일은 11월 15일과 25일로 각각 지정됐다. 그는 이외에도 △대장동·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등 2개의 재판을 받고 있지만 발등의 불은 앞의 2개 재판이다. 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 위증교사로 집행유예 이상의 선고를 받으면 차기 대선 출마 자격을 상실한다. 다른 재판은 재주를 피워 대선 이후까지 시간을 끌 수 있겠으나, 앞의 두 재판은 그 이전에 대법원의 선고까지 받을 가능성이 크다.

물론 법원행정처가 지난달 30일 일선 법원에 보낸 ‘공직선거법 위반사건 신속 재판’ 권고문이 판사들에 의해 존중될 경우를 전제로 한 예측이다. 공직선거법 제270조는 ‘선거범의 재판 기간에 관한 강행규정’으로 1심 6개월, 2심과 3심은 3개월 이내에 판결을 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간엔 아예 사문화되다시피 했던 이 조문의 준수를 대법원이 특별히 주문한 만큼 일선 판사들이 흘려듣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대표에 대한 최종심도 종전의 예상보다는 훨씬 빨리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하겠다.

정치인 언어 이렇게 험악해서야

이 같은 상황 변화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과 검찰, 나아가 사법부에 대해서까지 압박의 강도를 높여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됐으리라는 점은 이해할 여지가 있다. 그렇지만 검찰의 악마화는 너무 나간 언어폭력이다. 이 대표 말고도 형사 재판받는 피고인은 수없이 많다. 그들 모두에 대해 검찰이 없는 죄를 만들어 덮어씌우고 있다는 것인가? 그러므로 검찰을 아예 없애야 한다고 말하고 싶은 건가? 아니면 이 대표 개인에 대해서만 검찰이 저의를 갖고 악마적 수사·기소를 했다는 것인가? 그런 뜻이라면 이 대표가 얼마나 대단한 인물이기에 검찰이 기관 자체(혹은 정권)의 존폐를 걸고 수사 및 기소 도박을 벌이고 있다는 것인지에 대한 설명을 해줘야 한다.

검찰의 구형이 떨어지자 민주당 쪽에서는 성토의 목소리가 봇물이 터졌다. 예컨대 이런 내용들이다.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무리한 구형은 검찰 스스로 자신들이 윤석열 정부의 칼잡이임을 자인한 것이다. 검찰은 검찰 출신 대통령 앞에서 도대체 얼마나 더 망가질 작정인가.”(1일,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 국회 브리핑).

“검찰은 위증교사와 모순되는 이 대표의 말을 고의적으로 삭제, 왜곡해 공소장을 조작했다. 조작된 녹취 하나로 야당의 대표를 위증 교사범으로 몰아가는 검찰의 행태는 파렴치하기 짝이 없다.”(9월 30일,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 논평).

“오늘 검찰은 ‘내게 한 문장만 달라. 그러면 누구든 범죄자로 만들 수 있다’라고 말한 독일 나치의 괴벨스보다 더 악독한 괴물이 되고 말았다.”(같은 날, 민주당 검찰독재대책위원회 기자회견).

“윤석열 정권에 충실한 사냥개로 전락한 현 상황이 계속된다면 해체 수준의 검찰개혁은 필연이 될 것이다.”(9월 20일, 한준호 민주당 최고위원).

“검찰이 기록을 조작하고 은닉하고 이런 부분이 있었다. 그런 부분을 좀 법리적으로 검토해서 적극적으로 고발 조치를 할 예정이다.”(같은 날, 김동아 민주당 의원).

그의 결백 못 믿는 당 소속 의원들

“권력에 굴종한 공정과 상식을 벗어난 정치검찰의 정치 보복의 끝은 분노한 국민의 검찰개혁 명령임을 명심해야 한다.”(같은 날, 전현희 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그렇게 결백을 확신한다면 무엇이 두려워 소리를 질러대는가? 재판부가 어련히 알아서 진실을 밝혀줄까. 자꾸 되는 소리 안 되는 소리 질러대면 재판부도 불쾌해지지 않을까? 압박하는 말을 듣고 기분 좋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걸 모르지 않을 것이면서도 분개의 목소리를, 남 들으라고 내는 것은 이 대표의 결백을 믿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짐작된다(아마 그럴 것이다).

이 대표 한 사람의 사법 리스크를 해소하자고 대의 민주정치의 기본 틀을 무너뜨려서 될 일은 아니다. 이 대표가 받는 11개의 혐의 대부분은 개인적인 영역의 것들이다. 정치적 신조·사상·이념·선택 등 공적 영역의 혐의는 없다. 그렇다면 정당이 나설 일은 못 된다. 민주당 소속 의원이나 당료들, 그리고 열성 당원들이 이 대표의 사병(私兵)이 아니라면 재판의 문제는 피고인 본인에게 맡겨두고 의원의 역할에 충실해야 옳다(이것이 국민의 당연한 요구다). “그렇게는 못 하겠다. 나는 이 대표의 충직한 사병이다”라고 주장하고 싶은 의원이 있다면 자신의 세비와 보좌진의 월급은 주인에게 청구하시라.

이러나저러나 이 대표는 정말 좋겠다. 유권자의 선택을 받아 높직한 지위에 오른 멀쩡한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사병 노릇을 해주니 이보다 더 신나는 권력 놀음이 또 있을까. 21세기의 선진 대한민국에서 왕조시대의 군신 관계, 조선시대의 사화를 보는 기분이 정말 착잡하다. 이 대표 자신이 말했듯 ‘그까짓 5년짜리 정권이 무슨 대수라고’, 그걸 탐내서 이 난리인가. 지금이라도 상식으로 회귀하는 것이 다 같이 사는 길이다. 그렇게 생각되지 않는가?

문득 의문이 생긴다. 민주당 사람들 유난히 ‘반일(反日)’ 정체성을 과시하던데, 일제의 식민 통치에 맞서 조국 광복 투쟁을 벌였던 선열들이 바랐던 바가 이 난장판 정치였을까? 이렇게 편을 갈라 사생결단의 정치를 하라고 그분들이 목숨을 바쳐 광복의 길을 닦았던 것일까? 경쟁 상대에게 ‘친일’의 낙인만 찍으면 자신은 저절로 애국자가 된다고 정말 믿고 있는가? ‘민주당의 아버지’로 불리기까지 한 이 대표와 그의 열렬한 추종자들 생각이 궁금하다.

ⓒ

글/ 이진곤 언론인·전 국민일보 주필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데일리안
content@newsbell.co.kr

댓글0

300

댓글0

[뉴스] 랭킹 뉴스

  • 13년 만에 역대급 호황, “취업하면 지원금 드려요”.. 구직자들 ‘마음’ 움직일까
  • 별내역파라곤스퀘어 CEO 포럼, 제1차 정기 포럼 성료
  • 조유리, 레트로와 힙 넘나드는 독보적 매력… 글로벌 팬심 저격
  • 싸다고 덥석 샀다가 “다들 감쪽같이 속았다”…쿠팡 믿었던 고객들만 ‘날벼락’
  • 북한군 단독 인터뷰 조선일보 기자 “국정원 음모론 사실 아냐”
  • 은퇴한 안내견 조이, 7년 의정생활 마무리

[뉴스] 공감 뉴스

  • 은퇴한 안내견 조이, 7년 의정생활 마무리
  • 전한길 “공수처·헌재, 민주당과 한통속... 이대로 가면 대한민국 망한다”
  • 7320만원짜리를 2931만원에…작정 할인하는 '연비 끝판왕' SUV 정체
  • 르완다 학살보다 빠른 나치 학살, "100일 동안 147만 명 죽였다”
  • 윤 대통령 탄핵 반대를 지지하는 시민들, 광화문에서 “탄핵 무효” “헌재 해체” 외쳤다
  • 공수처, 중앙지법서 윤 대통령 영장 기각되자 영장 쇼핑...알고보니 '우리법연구회 중심의 서부지법 청구'

당신을 위한 인기글

  • “3천만 원으로 스포티지 잡는다” 토레스 하이브리드, 예비 오너들 사로잡는 사양 공개
  • “한남동 건물 60억 세금 추징” 이하늬의 1억 원대 벤츠 AMG, 탈세 의혹에 눈길
  • “이건 진짜 선 넘었지” 4기통에 1억 5천 받는 벤츠 오픈카
  • “월 50만원에 5시리즈 오너된다!” 국산차만큼 저렴해진 수입차 근황
  • “코란도가 이렇게 나와야지” 아빠들 지갑 싹 털릴 터프한 SUV 공개
  • “전기 밴은 나야 둘이 될 수 없어” 폭스바겐에 도전장 내민 기아 PV5, 승자는?
  • “일본산 지바겐 나온다!” 강력한 오프로드 성능에 하이브리드 연비까지 갖춘 렉서스 GX
  • “가정 교육을 어떻게 받은 거니” 17세 소년, 흡연하다 무면허 적발

함께 보면 좋은 뉴스

  • 1
    용산구, 민원 서비스 종합평가 우수기관 선정

    여행맛집 

  • 2
    광진구 보디빌딩선수단, 소방관에 재능기부

    여행맛집 

  • 3
    ㈜이오콘텐츠그룹, 나의 완벽한 비서 흥행 가도 잇는다! 2025년 라인업 업계 관심

    연예 

  • 4
    '바람의 손자'가 돌아온다…이정후, 텍사스전 3번 중견수 선발 출전

    연예 

  • 5
    홀토마토 요리 감칠맛 좋은 토마토 해물 파스타 만들기

    여행맛집 

[뉴스] 인기 뉴스

  • 13년 만에 역대급 호황, “취업하면 지원금 드려요”.. 구직자들 ‘마음’ 움직일까
  • 별내역파라곤스퀘어 CEO 포럼, 제1차 정기 포럼 성료
  • 조유리, 레트로와 힙 넘나드는 독보적 매력… 글로벌 팬심 저격
  • 싸다고 덥석 샀다가 “다들 감쪽같이 속았다”…쿠팡 믿었던 고객들만 ‘날벼락’
  • 북한군 단독 인터뷰 조선일보 기자 “국정원 음모론 사실 아냐”
  • 은퇴한 안내견 조이, 7년 의정생활 마무리

지금 뜨는 뉴스

  • 1
    “치솟는 기름값에 결국”.. 소비자들이 선택한 車, 5년 새 2배 비중 늘어

    차·테크 

  • 2
    “최소 20% 싸게 산다”… 알고만 있어도 항공권 절약하는 방법 공개

    여행맛집 

  • 3
    200%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이색 체험 가득한 곳, 서울 놀거리 3곳 추천

    여행맛집 

  • 4
    꽃범호의 입에서 나온 반가운 그 이름…KIA 양현종 후계자도 터질 때 됐다, 이 선수가 보이기 시작했다

    스포츠 

  • 5
    '270억 부동산' BTS 제이홉...드디어 '나 혼자 산다'에서 집 최초 공개

    연예 

[뉴스] 추천 뉴스

  • 은퇴한 안내견 조이, 7년 의정생활 마무리
  • 전한길 “공수처·헌재, 민주당과 한통속... 이대로 가면 대한민국 망한다”
  • 7320만원짜리를 2931만원에…작정 할인하는 '연비 끝판왕' SUV 정체
  • 르완다 학살보다 빠른 나치 학살, "100일 동안 147만 명 죽였다”
  • 윤 대통령 탄핵 반대를 지지하는 시민들, 광화문에서 “탄핵 무효” “헌재 해체” 외쳤다
  • 공수처, 중앙지법서 윤 대통령 영장 기각되자 영장 쇼핑...알고보니 '우리법연구회 중심의 서부지법 청구'

당신을 위한 인기글

  • “3천만 원으로 스포티지 잡는다” 토레스 하이브리드, 예비 오너들 사로잡는 사양 공개
  • “한남동 건물 60억 세금 추징” 이하늬의 1억 원대 벤츠 AMG, 탈세 의혹에 눈길
  • “이건 진짜 선 넘었지” 4기통에 1억 5천 받는 벤츠 오픈카
  • “월 50만원에 5시리즈 오너된다!” 국산차만큼 저렴해진 수입차 근황
  • “코란도가 이렇게 나와야지” 아빠들 지갑 싹 털릴 터프한 SUV 공개
  • “전기 밴은 나야 둘이 될 수 없어” 폭스바겐에 도전장 내민 기아 PV5, 승자는?
  • “일본산 지바겐 나온다!” 강력한 오프로드 성능에 하이브리드 연비까지 갖춘 렉서스 GX
  • “가정 교육을 어떻게 받은 거니” 17세 소년, 흡연하다 무면허 적발

추천 뉴스

  • 1
    용산구, 민원 서비스 종합평가 우수기관 선정

    여행맛집 

  • 2
    광진구 보디빌딩선수단, 소방관에 재능기부

    여행맛집 

  • 3
    ㈜이오콘텐츠그룹, 나의 완벽한 비서 흥행 가도 잇는다! 2025년 라인업 업계 관심

    연예 

  • 4
    '바람의 손자'가 돌아온다…이정후, 텍사스전 3번 중견수 선발 출전

    연예 

  • 5
    홀토마토 요리 감칠맛 좋은 토마토 해물 파스타 만들기

    여행맛집 

지금 뜨는 뉴스

  • 1
    “치솟는 기름값에 결국”.. 소비자들이 선택한 車, 5년 새 2배 비중 늘어

    차·테크 

  • 2
    “최소 20% 싸게 산다”… 알고만 있어도 항공권 절약하는 방법 공개

    여행맛집 

  • 3
    200%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이색 체험 가득한 곳, 서울 놀거리 3곳 추천

    여행맛집 

  • 4
    꽃범호의 입에서 나온 반가운 그 이름…KIA 양현종 후계자도 터질 때 됐다, 이 선수가 보이기 시작했다

    스포츠 

  • 5
    '270억 부동산' BTS 제이홉...드디어 '나 혼자 산다'에서 집 최초 공개

    연예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