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메뉴 바로가기 (상단) 본문 컨텐츠 바로가기 주요 메뉴 바로가기 (하단)

[르포] 롱게임 끝나니 스크린이 걷혔다… 실제 그린 즐기는 골프존 ‘시티골프’

조선비즈 조회수  


“쇼트게임 구역 진입 성공”. 401야드(약 367m) 파4 홀에서 세 번째 샷으로 그린에 공을 올리니 이러한 메시지가 스크린에 나타났다. 동반자들까지 모두 그린 위 또는 주변으로 공을 보내니 스크린이 천천히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타난 그린으로 걸어 나가니 새로운 세계로 이동하는 느낌이었다. 공을 어디에 두고 쳐야 하는지 고민하는 찰나, 천장에 달린 레이저가 각 플레이어들의 공 위치를 저마다 다른 색깔과 기호를 이용해 가리켜 줬다. 그린 경사가 크고 공이 굴러가는 속도까지 굉장히 빨랐다. 동반자로부터 컨시드(컵에 공을 넣기 전 퍼트 성공을 인정하는 것)를 받아 겨우 더블보기로 끝낼 수 있었다.

지난달 28일, 중국 톈진에서 골프존이 선보인 ‘시티골프’를 직접 다녀왔다. 시티골프는 롱게임은 스크린 부스에서, 쇼트게임은 실제 그린에서 하는 하이브리드형 골프장이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와 미국프로골프(PGA) 최고 흥행 스타인 로리 매킬로이가 시티골프와 같은 개념의 ‘TGL’ 리그를 내년부터 시작하는 만큼, 시티골프에 대한 주목도는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골프존은 일반인도 도심에서 쉽게 즐길 수 있는 시티골프를 통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중국 톈진에 있는 골프존 차이나의 시티골프./이윤정 기자
중국 톈진에 있는 골프존 차이나의 시티골프./이윤정 기자

◇ 18홀 옮겨 다니며 가상+실제 게임… 비싼 가격은 아쉬워

톈진 메이장 컨벤션센터에서 지난 13일 공식 영업을 시작한 골프존 시티골프는 한눈에 다 담기 어려울 만큼 방대한 규모를 자랑했다. 1만6500㎡(약 5000평) 면적의 큰 홀에 18개 스크린 부스와 18개 그린이 빼곡히 자리 잡고 있었다. 18m 높이의 천장은 통창으로 이뤄져 있어 자연광을 함께 즐길 수 있었다. 모두 조화이긴 하지만, 겉보기엔 진짜 같은 초록색의 나무와 식물들로 가득해 흡사 실내 식물원에 온 기분이었다.

방에 들어가 18홀 내내 치는 일반 스크린 골프와 달리, 시티골프는 매 홀마다 다른 부스로 옮겨가면서 쳐야 한다. 직원의 안내를 받아 작은 카트에 골프채를 실었다. 카트를 끌어주고, 그린의 경사(라이)를 봐주는 캐디도 170위안(약 3만2000원)을 내면 이용할 수 있었다. 자신이 쓸 공을 직접 가져와야 한다는 점까지 실제 골프장과 흡사했다.

첫 번째 홀에서 직원의 도움을 받아 골프를 칠 코스를 설정했다. 여러 코스가 있었지만, 지금은 ‘공개대회 오아시스 골프장’만 선택할 수 있었다. 지난 13일 이곳에서 열린 ‘2024 골프존 시티골프 차이나 오픈’에서 썼던 코스다. 당시 옌판판(중국)이 4라운드 동안 최종 8오버파 296타를 쳐 150만위안(약 2억원)의 상금을 가져간 대회다. 그렇게 시작한 게임은 한국 골프존의 최신판 스크린골프 시스템과 같았다. 공이 떨어진 위치가 경사져 있을 경우 발밑 스윙 플레이트가 조정됐고, 양발 무게중심도 측정이 가능했다.

인조 잔디로 구성된 실제 그린, 쇼트게임 구역은 플레이어 모두 그린에 공을 올리거나, 홀컵으로부터 50야드(약 46m) 거리에 공을 떨어트려야 열린다. 각 홀마다 그린 모양이 모두 다른 것은 물론, 그린 주변에 작은 해저드(호수)와 벙커(모래 구덩이)가 있는 홀도 있었다. 모래는 입자가 굵으면서도 고와 벙커샷을 하는 데 무리가 없었다. 천장에 달린 레이저는 그린 위 최초 공 위치만 알려준다. 그 뒤로는 직원이 게임 전 나눠준 볼마커를 이용해 공 위치를 표시하며 게임을 진행해야 한다. 18개 그린 대부분 경사가 심한 데다, 천연 잔디도 아니다 보니 난이도가 꽤나 높았다.

중국 톈진에 첫 선을 보인 골프존의 시티골프. 롱게임을 스크린 부스 내에서 진행한 뒤, 쇼트게임은 부스 뒤에 있는 그린에서 진행한다./이윤정 기자
중국 톈진에 첫 선을 보인 골프존의 시티골프. 롱게임을 스크린 부스 내에서 진행한 뒤, 쇼트게임은 부스 뒤에 있는 그린에서 진행한다./이윤정 기자

스크린 골프와 달리 체력 운동도 됐다. 매 홀을 옮겨 다녀야 하는 데다 골프채를 실은 카트도 직접 끌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그린 경사를 읽고 왔다갔다 하며 공을 쳐야 한다는 점도 작용했다. 이날 기자는 한 라운드를 돌면서 6000~7000보가량을 걸었다. 실제 그린을 즐기면서도 실내다 보니 날씨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도 만족스러웠다. 골프존 차이나의 허우보스 디지털 전략부 담당자는 “최근 (날씨가 더워 야외에서 골프치기 어려운)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시찰을 왔었다”라고 전했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공간에 제약이 있어 그린이 크지 않았고, 사실상 어프로치는 그린 밖 1~2m 이내에서만 가능했다. 인조 잔디다 보니 나오는 문제도 있었다. 예를 들어 그린 중 경사가 큰 곳에 공을 놓으려 하면 계속 미끄러져 결국 좀 더 평평한 곳에 공을 옮겨야 했다. 18개 그린이 고정돼 있다 보니 매번 라운드를 할 때마다 같은 그린을 쳐야한다는 것도 재미를 반감시키는 요인이다. 다만 허우보스는 “지금의 그린 18개를 만드는 데는 74일이 걸렸지만, 이제는 기계와 기술이 확보됐으니 한 달이면 그린을 바꿀 수 있다”라고 했다.

만만치 않은 비용도 문제다. 일반 게스트의 경우 9홀만 칠 수 있는데, 가격은 248위안(약 4만7000원)이다. 베이징 스크린 골프가 18홀에 120위안(약 2만3000원) 안팎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비싼 편이다. 게다가 18홀을 모두 치려면 10만위안(약 1900만원)의 회원권을 구입해야 한다. 10년간 유효하고, 양도도 가능하지만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허우보스는 “실제 골프장 회원권은 100만위안에 달해 10분의 1 가격밖에 안 되는 셈”이라며 “앞으로 1~3선 도시에 진출해도 모두 같은 가격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했다.


◇ 타이거 우즈도 뛰어든 하이브리드 골프… 골프존, 글로벌 공략 본격화

골프존은 중국 시장을 필두로 전 세계 유명 거점 도시 진출을 목표로 시티골프 신사업을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중국에서 출발하는 것은 ‘가성비’에 있다. 톈진 시티골프에는 총 4000만위안(약 75억원)이 투입됐다. 홀 하나 조성 비용은 100만위안이다. 이는 저렴한 수준이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같은 시설을 만들려면 1.5배가 필요하다고 한다.

중국의 수요와도 맞아떨어졌다. 중국은 정부 인허가가 나지 않아 새 골프장을 10년째 짓지 못하고 있는데, 기존 골프장들도 문을 닫고 있어 좋은 골프장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스크린 골프장은 설립 제한이 없다. 허우보스는 “한국은 5000만 인구에 골프장이 600개나 되는데, 중국은 14억 인구에 골프장이 300개가량에 불과하다”라며 “스크린 골프장도 아직 많지 않아 수요가 크다”라고 했다. 골프존 차이나는 올해 중 협력사와 손잡고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양, 다롄 등 5개 도시에 시티골프를 추가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타이거우즈와 로리 맥킬로이가 공동 설립한 투모로우((TMRW)스포츠의 스크린골프 리그 ‘TGL’의 가상 개념도./투모로우스포츠 제공
타이거우즈와 로리 맥킬로이가 공동 설립한 투모로우((TMRW)스포츠의 스크린골프 리그 ‘TGL’의 가상 개념도./투모로우스포츠 제공

골프존 시티골프에 대한 주목도는 내년부터 본격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타이거우즈와 로리 맥킬로이가 공동 설립한 투모로우((TMRW)스포츠의 스크린골프 리그 ‘TGL’이 내년 1월부터 본격 시작되기 때문이다. TCL 역시 롱게임은 스크린, 쇼트게임은 경기장 내 실제 벙커 3곳과 그린 3개에서 경기가 진행돼 시티골프와 유사하다. 다만 시티골프의 그린은 고정돼 있지만, TGL 그린은 최첨단 기술이 적용돼 있어 설계에 맞춰 그린 경사 변형이 가능하다. 제네시스가 TGL 출범을 함께하는 파운딩 파트너로 이름을 올렸고, 우즈와 맥킬로이를 비롯한 세계 톱랭커들이 출격을 확정지어 흥행이 예상된다. 투모로우스포츠는 최근 5억달러(약 6600억원) 가치를 인정받았다.

조선비즈
content@www.newsbell.co.kr

댓글0

300

댓글0

[뉴스] 랭킹 뉴스

  • 교육부, '교육개혁 원년' 성과 공개...내년 디지털 혁신과 지역 동반 성장 박차
  • 한강청, 화학물질 안전활동 성과공유 워크숍 개최
  • [부여군 소식]농업기술보급혁신 우수사례 경진대회‘대상’ 수상 등
  • 조국·이재명, 사법 리스크 최고조
  • 진주시, 서울 신세계백화점 본점서 ‘진주 우수농특산물 특별기획전’
  • (재)창녕군인재육성장학재단 ‘제71회 이사회’

[뉴스] 공감 뉴스

  • [보령시 소식]보건소 정신건강복지센터, 회원 및 가족 송년회 개최 등
  • 진주시, 서울 신세계백화점 본점서 ‘진주 우수농특산물 특별기획전’
  • 머스크, 베이조스와 또다시 충돌… “트럼프 질 거라고 말했다”
  • "실내 완전 5성급 호텔이네"…'폭탄 할인' 들어가는 SUV의 정체
  • 2025년 국가장학금 대폭 확대...지원 대상 150만 명으로 증가
  • 동덕여대 총학생회 “래커 낙서, 우린 모르는 일... 박람회 취소 손해배상금 3억 못 낸다”

당신을 위한 인기글

  • 눈으로 한 번 먹고, 입으로 두 번 먹는 브런치 맛집 BEST5
  • 담백한 국물과 쫄깃한 살코기,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닭곰탕 맛집 BEST5
  • 푹- 끓여내어 야들야들한 건더기와 얼큰한 국물의 만남, 육개장 맛집 BEST5
  • 한식에 술만 있다면 무한으로 마실 수 있는 술꾼이 인정한 한식주점 5곳
  • ‘위키드’ 보고 나니, 더 생각나는 뮤지컬 영화 BEST 5
  • [위클리 포토] 여배우들의 하트 대결 ‘웜 미녀’ VS ‘쿨 미녀’
  • [인터뷰] ‘미망’ 하성국·이명하의 ‘작은 바람’
  • 이혼 전문 변호사도 놀란 파격적 설정, ‘히든 페이스’

함께 보면 좋은 뉴스

  • 1
    “7년 1억8900만달러에 다저스행” 김하성 제친 FA 유격수 1위 위용…베츠 2루수 복귀, 키스톤 무게감 향상

    스포츠 

  • 2
    “(김)도영이 (ML에)뺏길까봐 걱정” KIA 우승단장도 흐뭇, 국제용 입증했다…다치면 죽는다의 ‘진실’

    스포츠 

  • 3
    '정년이' 우다비, 나비처럼 날아오를 [인터뷰]

    연예 

  • 4
    [게임브리핑] 슈퍼바이브, 국내 오픈 베타 테스트 첫선 외

    차·테크 

  • 5
    디자이너·개발자가 말한 ‘아이오닉 9’의 매력

    차·테크 

[뉴스] 인기 뉴스

  • 교육부, '교육개혁 원년' 성과 공개...내년 디지털 혁신과 지역 동반 성장 박차
  • 한강청, 화학물질 안전활동 성과공유 워크숍 개최
  • [부여군 소식]농업기술보급혁신 우수사례 경진대회‘대상’ 수상 등
  • 조국·이재명, 사법 리스크 최고조
  • 진주시, 서울 신세계백화점 본점서 ‘진주 우수농특산물 특별기획전’
  • (재)창녕군인재육성장학재단 ‘제71회 이사회’

지금 뜨는 뉴스

  • 1
    '희귀병 완치' 문근영, '가을동화' 시절 소환 "뭐든 다 할 수 있다"

    연예 

  • 2
    스타들의 고기 맛집

    연예 

  • 3
    현대차 ‘아이오닉9’ 첫 공개… 소개나선 무뇨스, CEO 공식 데뷔

    차·테크 

  • 4
    이미주, 유재석 만난 건 필연? "이승아로 개명한 뒤 상황 좋아져"

    연예 

  • 5
    대만 여행 필수코스 타이베이 101 전망대 티켓 할인 예약 방법

    여행맛집 

[뉴스] 추천 뉴스

  • [보령시 소식]보건소 정신건강복지센터, 회원 및 가족 송년회 개최 등
  • 진주시, 서울 신세계백화점 본점서 ‘진주 우수농특산물 특별기획전’
  • 머스크, 베이조스와 또다시 충돌… “트럼프 질 거라고 말했다”
  • "실내 완전 5성급 호텔이네"…'폭탄 할인' 들어가는 SUV의 정체
  • 2025년 국가장학금 대폭 확대...지원 대상 150만 명으로 증가
  • 동덕여대 총학생회 “래커 낙서, 우린 모르는 일... 박람회 취소 손해배상금 3억 못 낸다”

당신을 위한 인기글

  • 눈으로 한 번 먹고, 입으로 두 번 먹는 브런치 맛집 BEST5
  • 담백한 국물과 쫄깃한 살코기,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닭곰탕 맛집 BEST5
  • 푹- 끓여내어 야들야들한 건더기와 얼큰한 국물의 만남, 육개장 맛집 BEST5
  • 한식에 술만 있다면 무한으로 마실 수 있는 술꾼이 인정한 한식주점 5곳
  • ‘위키드’ 보고 나니, 더 생각나는 뮤지컬 영화 BEST 5
  • [위클리 포토] 여배우들의 하트 대결 ‘웜 미녀’ VS ‘쿨 미녀’
  • [인터뷰] ‘미망’ 하성국·이명하의 ‘작은 바람’
  • 이혼 전문 변호사도 놀란 파격적 설정, ‘히든 페이스’

추천 뉴스

  • 1
    “7년 1억8900만달러에 다저스행” 김하성 제친 FA 유격수 1위 위용…베츠 2루수 복귀, 키스톤 무게감 향상

    스포츠 

  • 2
    “(김)도영이 (ML에)뺏길까봐 걱정” KIA 우승단장도 흐뭇, 국제용 입증했다…다치면 죽는다의 ‘진실’

    스포츠 

  • 3
    '정년이' 우다비, 나비처럼 날아오를 [인터뷰]

    연예 

  • 4
    [게임브리핑] 슈퍼바이브, 국내 오픈 베타 테스트 첫선 외

    차·테크 

  • 5
    디자이너·개발자가 말한 ‘아이오닉 9’의 매력

    차·테크 

지금 뜨는 뉴스

  • 1
    '희귀병 완치' 문근영, '가을동화' 시절 소환 "뭐든 다 할 수 있다"

    연예 

  • 2
    스타들의 고기 맛집

    연예 

  • 3
    현대차 ‘아이오닉9’ 첫 공개… 소개나선 무뇨스, CEO 공식 데뷔

    차·테크 

  • 4
    이미주, 유재석 만난 건 필연? "이승아로 개명한 뒤 상황 좋아져"

    연예 

  • 5
    대만 여행 필수코스 타이베이 101 전망대 티켓 할인 예약 방법

    여행맛집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