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난 2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뉴스회피 현상과 언론사의 대응 전략’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언론재단의 뉴스회피 현상에 대한 분석 보고는 이미 8월에 발표된 내용이다. 언론재단의 세미나 제목에서 보여주는 대로 이번에는 언론사의 대응전략에 방점이 찍혀 있는 모양이다. 언론사의 대응은 무얼까? 이번 세미나를 보도한 기사들에서 찾아보니 다음과 같다.
① 균형잡힌 뉴스,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뉴스
② 문제 지적이 아닌 해결책을 제시하는 건설적인 저널리즘
③ 뉴스리터러시 교육으로 뉴스 신뢰도와 가치 인식 높여야
④ 포털이 질적으로 우수한 기사 노출 늘려야
⑤ AI가 단순기사 담당, 기자는 심층취재로 질 좋은 기사에 집중
이걸로는 언론사 대응전략으로 상당히 부족해 보인다. 한정된 지면에 세미나 내용을 담아내기가 역부족이고 세미나에서 제시된 언론의 대응 전략이 전반적으로 미흡했을 수도 있겠다. 2022년 언론진흥재단의 국내 ‘뉴스회피’에 대한 첫 분석보고서가 등장한 이후로 지적된 언론의 문제점과 대응전략을 다시 정리해 보는 것이 최선일 수 있겠다. 왜 뉴스를 회피하는냐에 대한 이용자들의 답이다.
① 뉴스가 편향적이고 부정확해 신뢰할 수 없다
② 반복적으로 너무 많은 뉴스가 한꺼번에 쏟아질 때
③ 정치 관련 뉴스인데 우리 편이 아니어서
④ 보기 싫은 인물의 소식이어서
⑤ 끔찍하거나 불편한 느낌이 클 때
⑥ 궁금하지도 않은데 짐짓 진지한 언어로 반복 보도할 때
⑦ 상관없는 뉴스를 알아듣기 어렵고 친절하지 않은 말로 설명해서
⑧ 중앙 아닌 지역(서울포함) 어딘가의 이슈라 중요치 않은 듯 해
⑨ 뉴스가 어려워 이해하기 힘들다
⑩ 내용을 설명하는 방식이 고루하고 불친절해
⑪ 뻔하고 비슷비슷하고 수준 낮아서
여러 지적과 요구들 간에 상충하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 모순된 지적들을 잘 들여다보고 해석하는 것이 언론사의 대응전략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정치 소식이 아니면 조회 수가 올라가지 않는데 정치뉴스 범람을 싫어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정치 뉴스의 전달 방식과 수준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끔찍하고 부담스런 뉴스여서 회피한다고 말하지만 재해와 참변 소식을 외면하지는 못한다. 평소 선정적인 표현과 제목으로 이목을 끌며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보도 태도를 고치고, 비극적 사건과 재해 상황에서는 갈등보다 문제 해결 중심으로 나아가라는 주문일 것이다.
이용자들의 요구 중에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뉴스, 나와 비슷한 사람들에 대한 뉴스를 원한다’는 내용도 있다. 언론은 정치적으로 편파적이거나 자극적인 뉴스의 시장을 키우고 거기에 매달리는 대신 언론 스스로의 오류와 편견을 돌아보아야 한다. 그리고 이용자가 원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우리 사회의 희망을 만들어가야 한다. 저널리즘의 살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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