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 함정 사업을 총괄하는 장성들이 9월 27일 HD현대, 한화오션의 국내 연구·개발(R&D) 시설을 잇따라 둘러보며 함정 분야 기술 경쟁력을 확인하고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미 함정 유지·보수(MRO) 시장에서 경쟁하는 양사가 미 해군 측과 교감을 넓히며 시장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이다.
HD현대와 한화오션은 9월 27일 토마스 앤더슨(Thomas J. Anderson) 소장과 윌리엄 그린(William Greene) 소장 등 미 해군 장성들이 각사 R&D센터를 방문했다고 29일 밝혔다.
토마스 앤더슨(Thomas J. Anderson) 소장과 윌리엄 그린(William Greene) 소장 등 미 해군 장성들은 주한미국대사관 고위급 인사 13명과 함께 이날 경기 판교 HD현대 글로벌R&D센터(GRC)를 방문해 미래 함정, 친환경·디지털 선박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앞서 토마스 앤더슨 소장은 2023년 2월 울산 HD현대중공업을 방문해 건조 중인 정조대왕함과 충남함 등 최신예 함정들을 살펴보며 HD현대의 함정 건조역량을 확인한 바 있다.
토마스 앤더슨 소장은 미 해군 함정프로그램 총괄 책임자며 윌리엄 그린 소장은 미 해군 지역유지관리센터 사령관이자 수상함 MRO 총괄 책임자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대표와 장광필 HD한국조선해양 미래기술연구원장은 이들에게 디지털융합센터와 디지털관제센터 등을 소개하고 HD현대의 친환경·디지털 선박 분야 세계 1위 첨단 기술력을 소개했다.
HD현대는 인공지능(AI) 기반 함정 솔루션과 하이브리드 전기추진 선박, 디지털트윈 가상 시운전 등 함정 기술개발 역량과 중점 연구·개발(R&D) 분야를 설명하고 해외 함정에 대한 MRO 전략을 제안했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대표는 “조선업 세계 1위 기술력을 바탕으로 HD현대와 미국이 향후 함정 건조, MRO 사업 협력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토마스 앤더슨 소장은 “HD현대 GRC에 방문해 R&D 시설을 직접 볼 수 있어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며 “향후 미국과 한국이 조선 분야에서 상호 협력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에 대해 생산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어 뜻깊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 미 해군 장성은 경기 시흥시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를 찾아 기술력을 직접 확인했다. 이날 한화오션 김희철 사장과 특수선사업부장 어성철 사장이 이들 미 해군 장성을 만나 상호 협력을 위한 의견을 나눴다.
2018년 개소한 시흥R&D캠퍼스는 한화오션 고유 기술력이 축적된 핵심 거점이다. 이곳에는 국내 최대 규모 공동수조와 예인수조, 방산기술력의 정점으로 꼽히는 음향수조 등 국내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시설들을 갖췄다.
이날 미국 해군은 시흥R&D캠퍼스에서 친환경 연료 육상시험시설(LBTS), 공동수조, 예인수조, 모형제작실 등 세계 최고 수준의 R&D 시설을 직접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화오션이 보유한 친환경연료 LBTS는 상용급 연료전지와 리튬이온배터리, 신개념 배터리, 축발전기, 암모니아 추진 등 탈탄소를 위한 친환경연료 기술을 시험하는 설비다.
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한 잠수함용 리튬이온 에너지저장장치(ESS)도 함께 살폈다. 잠수함에 ESS와 수소연료전지기반의 공기불요추진체계(AIP)가 함께 탑재되면 최대 3주간 수중에서 은밀한 작전이 가능하다.
현장을 둘러본 토마스 앤더슨 소장은 “한화오션의 R&D 역량 설명에 감사하다”며 “한화오션의 역량과 투자가 매우 인상적이고 향후 한·미 양국간 조선 R&D 분야에 있어 상호 이익을 위한 기회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희철 한화오션 사장은 “오늘 미국 해군이 한화오션을 직접 찾아 보유 및 개발 진행 중인 최신 기술 설명을 경청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며 “이번 미국 해군의 시흥R&D센터 방문이 미국 해군의 MRO 사업은 물론 향후 함정 건조에 필요한 기술적 교류로 이어지는 교두보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sel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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