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은 국내 최초로 정유·석유화학 공정에 인공지능(AI), 디지털전환(DT) 기술을 적용한 솔루션을 개발하며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확장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60년 이상 정유·석유화학 플랜트에서 쌓은 운영 기술과 노하우에 AI, DT를 적용한 최적의 솔루션을 자체 개발한데 이어 최근 지역 AI 기업과 협업해 새로운 시스템도 개발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역 AI기업인 딥아이(DEEP AI)와 협력해 세계 최초로 ‘AI 비파괴검사(IRIS) 자동 평가 솔루션’을 개발하고 사업화를 추진한다.
1년 365일 가동되는 정유·석유화학 공정은 안전 운전을 위해 주기적으로 검사하고 엔지니어가 정비 여부를 판단한다. 대표적 방법은 초음파를 이용해 결함을 찾는 비파괴 검사로 주로 열교환기 결함 검사에 사용된다.
열교환기는 정유·석유화학 공정에서 제품 생산 시 온도 조절에 쓰이는 수천여개 튜브로 구성된 핵심부품이다. SK 울산콤플렉스(CLX)에만 7000기, 울산 석유화학산업단지 내 3만기가 있을 만큼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열교환기는 정유·석유화학 설비 노후화와 혹독한 운전환경으로 인해 균열, 부식, 마모가 잦다. 고장 원인의 80% 이상이 열교환기 내 튜브 손상이다. 열교환기가 손상된 채로 운전되면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주기적으로 검사를 진행해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있다.
기존 검사 방식은 초음파를 이용해 촬영 후 전문가가 육안으로 결함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사람의 경험과 역량에 의존해 정확도, 소요시간 등에 한계가 있다. 특히 관련 분야 전문가가 감소하는 점도 문제다.
SK이노베이션과 딥아이가 함께 개발한 AI IRIS기술은 초음파로 촬영한 후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해 AI가 결함을 찾아내는 방식으로 정확도가 95% 이상이다. 검사 소요 시간도 90% 이상 단축 가능하다.
SK 울산CLX는 축적된 노하우와 데이터를 제공하고 딥아이는 AI 기술을 적용해 솔루션을 구현했다. 여기에 정부 국비과제인 ‘제조업 AI 융합 기반 조성사업’ 대상자로 선정돼 솔루션 개발비 등 울산시 지원까지 더해졌다.
SK 울산CLX는 현장 실증을 거친 후 SK 울산CLX에 전면 적용한 후 울산 정유·석유화학 단지로 확대하는 등 사업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SK 울산CLX 관계자는 “딥아이와 함께 AI IRIS 자동평가 솔루션을 더욱 고도화해 국내 전체 정유·석유화학산업 뿐 아니라 동일 기술이 적용되는 배관, 보일러, 탱크, 자동차, 항공기 부품 분야까지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며 “더불어 해외시장 진출도 구상 중이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이 자체 개발한 설비자산 관리 시스템 ‘OCEAN-H’(Optimized & Connected Enterprise Asset Network Hub)의 사업화도 성공했다.
OCEAN-H는 정유·석유화학산업 현장에 최적화된 시스템으로 지난 60여년간 축적된 데이터로 다양한 상황에 맞춰 활용하게 구현한 모델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23년 초 OCEAN-H 상업화 이후 해외 솔루션과 경쟁하며 현재까지 울산지역 정유·석유화학업체 5개사를 고객으로 확보해 35억원가량의 매출액을 올렸다. 기존 문제점을 개선하고 국내 환경에 맞게 구현된 시스템에 정유·석유화학 업체들의 문의와 협업요청이 몰리고 있다는 게 SK이노베이션 설명이다. 이와 함께 발전, 철강, 배터리 분야 등에서도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SK 관계자는 “해외업체가 개발한 솔루션은 업무 환경 차이로 인한 편의·활용·확장성, 높은 비용 등 문제점이 있었지만 이를 대폭 개선한 점이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OCEAN-H를 지속적으로 지능·고도화하고 있다. 스마트비계시스템, 스마트작업허가서(Smart Work Permit) 등 자체 개발 제품군을 확대하며 AI 기술을 접목해 편의성과 정확도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스마트비계시스템은 공사 현장에서 작업자 안전을 위해 설치하는 비계에 증강 현실을 적용한 시스템으로 바닥인식기술을 이용해 가상으로 비계를 쌓고 측정해 정확한 작업 물량·비용 산정한다.
2023년 11월에는 인도 글로벌 IT 서비스·소프트웨어 기업인 타타그룹의 TCS(TATA Consultancy Service)와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앞으로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인도 등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서관희 SK에너지 기술·설비본부장은 “SK 울산CLX의 정유·석유화학 전문성을 바탕으로 AI 등 다양한 디지털기술을 활용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SK 울산CLX는 국내 최초 정유공장에 이어 국내 최초 스마트플랜트 도입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만큼 확실한 성과를 만들 것이다”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sel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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