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 민간 아웃소싱 확대
구조개혁과 다름없는 만큼
내부 반발 최소화 꾀해야
“제로섬 아닌 ‘윈윈’ 되도록”
2차 인구절벽 여파로 2030년대 중반부터 군의 민간 의존도가 높아질 전망인 가운데 군 안팎에선 ‘꼬리가 몸통을 흔들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공재 성격의 국방 역량이 민간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상황은 피해야 하는 만큼, ‘예고된 난관’부터 슬기롭게 극복해야 한다는 평가다.
우선 병력자원 감소에 따른 민간 아웃소싱 확대는 구조개혁과 다름없다는 점에서 내부 반발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민간 참여 확대가 확정적인 비전투 분야 병력이 수긍할 수 있는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군 당국이 민간 아웃소싱을 검토 중인 보급·수송·정비 분야 등에선 병과 소멸을 우려하는 현장 목소리가 상당하다.
때문에 구성원들이 납득 가능한 우선순위에 따라 민간 참여를 확대해야 불협화음을 최소화할 수 있을 거란 지적이다.
이강수 한성대 국방과학대학원 교수는 지난 24일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30년대 병역자원 급감 대비 미래 국방력 유지 방안’을 주제로 주최한 세미나에서 “우선순위 분석 틀을 만들어야 한다”며 “(객관적인) 틀이 있어야 내부 인력 반발이 적어진다. 작년에 함수식을 통해 뽑은 분석 틀을 적용해 봤는데 육군본부에서는 다 동의했다”고 말했다.
군 내부적으론 ‘민간 역할 확대를 피할 수 없지만, 필수 역량은 유지해야 한다’는 방향성이 뚜렷해지는 분위기다. 군이 주도권을 잃지 않아야 전시 대비태세 유지 등에 차질이 없을 거란 취지다.
특히 우리 무기체계를 사들이는 국가들이 종합 정비창 등의 ‘시스템 구축’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K-방산 성과를 장기적으로 이어가려면 군 차원의 역량 확보를 소홀히 해선 안 된다는 주장이다.
군과 연계된 민간 부분의 파업, 직고용 요구 등과 관련한 노무관리 역량도 중요해질 거란 관측이다.
육군본부 관계자는 “파업이나 노조가 나쁘다는 얘기가 아니다”며 “예상되는 현상이기 때문에 대체 불가능한 공공재 역할을 하는 군이 핵심 기능에 있어 이런 것들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지, 보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민간 기업들은 자사 직원의 파견 방식을 언급하며 역할 확대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미군 쪽에서는 민간 인력을 채용하기도 하지만 민간업체가 군 정비창에 파견을 나가 작업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며 “대한항공도 (미군 기지가 있는) 알래스카·오키나와에 직접 파견을 나가 정비 및 성능 개량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긴급 상황이 생겼을 때 직접 파견 정비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부연했다.
무엇보다 군 구조개혁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려면, 군과 민간이 이해를 넓혀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민간 역량 확대 시 군 입장에선 ‘손해를 본다’는 인식이 큰 장애물로 작용하는 것 같다며 “제로섬이 아니라 ‘윈윈(win-win)’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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