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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푸드 로드쇼-영국]③ 유니스낵 대표 “‘단맛 일색’ 英에서 ‘메로나’ 같은 다채로운 맛 가진 한국 스낵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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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에서 기차로 1시간 거리에 위치한 한적한 농업 도시 비글스웨이드에는 영국 3대 스낵 수입업체로 꼽히는 ‘유니스낵’(Unisnacks)의 본사와 거대한 물류센터가 자리하고 있다. ‘전 세계 스낵(United Snacks)’의 약자라는 사명(社名)처럼, 이 업체는 다양한 문화권의 스낵을 들여와 영국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25개국 1100개종 이상의 스낵이 이곳을 거쳐 영국 전역 2만7000개 이상 소매업체로 판매돼 나간다.

지난 12일(현지 시각) 유니스낵 본사에서 만난 하이더 하니파(Hyder Haniffa) 대표(CEO)는 “한국 스낵을 13년째 수입하고 있다”면서 “한국 스낵의 경쟁력은 ‘다채로운 맛’에 있다”고 했다. 영국에 있는 스낵들은 주로 초콜릿이나 바닐라처럼 ‘단맛’인데 한국 스낵에는 ‘매운 맛’뿐만 아니라, ‘멜론 맛’ 같은 것도 있어 영국 사람들에게 새롭게 다가간다는 것이다. 유니스낵은 현재 빼빼로, 팔도비빔면, 메로나, 야포기(컵 떡볶이), 꼬북칩 등을 수입해 유통하고 있다.

지난 12일(현지 시각) 영국 비글스웨이드의 ‘유니스낵’(Unisnacks) 본사에서 만난 하이더 하니파(Hyder Haniffa) 대표(CEO). /박소정 기자
지난 12일(현지 시각) 영국 비글스웨이드의 ‘유니스낵’(Unisnacks) 본사에서 만난 하이더 하니파(Hyder Haniffa) 대표(CEO). /박소정 기자

그는 이어 ‘얼리어답터’인 런던의 젊은이들이 ‘한국의 것’을 많이 찾고 있다고 했다. 그는 “영국 6800만 인구 중 약 2000만명이 런던에 있는데, 이들 상당수가 항상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싶어 하는 ‘얼리어답터’들”이라며 “런던에서 무언가를 새로 출시하면 다른 국가로 퍼뜨리는 것이 쉽다”고 말했다.

하니파 대표 역시 한때 한국의 빙그레 아이스크림 ‘메로나’에 꽂혔었다고 했다. 그는 메로나를 영국으로 수입하기 위해 적지 않은 공을 들였다. 영국의 식품 통관 규정인 BTOM(Border Target Operating Model)에 따르면, 유럽연합(EU) 회원국 등에서 생산된 동물성 원료를 사용해 만들어진 복합식품만이 영국으로 수출이 가능하다.

그는 “기존 메로나에 들어간 ‘우유’가 유럽산이 아니었기에 바로 이 BTOM의 벽에 걸리고 말았다”면서 “하지만 한국 제조업체인 빙그레 측과 논의를 거듭하며 우유를 두유로 대체하기로 했다. 덕분에 유니스낵이 메로나를 영국에 유통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하니파 대표는 한국 기업이 현지 시장에 맞게 ‘변화하려는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일본 기업은 좋은 제품을 가지고는 있지만, 변화는 꺼린다”며 “한국 기업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 정부 기관이 현지 진출에 필요한 변화를 적극적으로 돕는다. 메로나가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은 변화가 미비해 아쉬운 지점도 있다고 했다. 바로 ‘친환경적 포장’에 대한 고민이다. 그는 “영국은 환경을 보호하려는 문화가 강하다”며 “제품들이 재사용할 수 있는 포장재를 활용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영국은 먹거리의 70%를 외부에서 수입하는데, 여기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국내에서 모두 처리할 수가 없어 되레 쓰레기를 수출하기도 하는 국가”라며 “한국 브랜드가 영국에 진출하려면 이에 대한 고민을 더 진심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 농업 도시 비글스웨이드에 위치한 ‘유니스낵’(Unisnacks) 본사의 모습. /박소정 기자
영국 농업 도시 비글스웨이드에 위치한 ‘유니스낵’(Unisnacks) 본사의 모습. /박소정 기자

그는 한국의 열악한 ‘해상 운송’ 인프라가 현재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유니스낵이 산출한 자체 통계에 따르면, 올해 한국 부산항에서 출발한 컨테이너가 영국으로 도착하기까지 평균 67일이 걸리고 있다. 이른바 ‘홍해 이슈’ 등이 있기 전인 지난해(평균 31일)와 비교해 36일이 늘어난 것으로, 중국·홍콩·말레이시아·싱가포르·태국·베트남 등 여타 아시아 국가에 비해서도 운송 기간이 월등히 길어졌다고 한다.

하니파 대표는 “이는 분명히 한국의 식품 수출 전략에 불리함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 스낵·식품이 합리적인 가격과 시간에 전 세계 소비자에게 도달하는 데 방해가 되고 있다”라면서 “대외적 이슈는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지만, 정부가 해운 여객선·선박 인프라를 확충하는 노력으로 대유럽 수출 증가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는 한국이 ‘수입처’로서 앞으로도 유망한 곳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aT와 같은 정부 기관의 지원이 뒷받침되는 것이, 수입업체로서도 한국 제품을 신뢰하고 거래를 추진하는 데 큰 동력이 된다고 한다. 그는 “개인적으로 기업 경쟁력의 힘이 45%, 정부 지원의 힘이 55%”라고 평가했다.

하니파 대표는 “지난 5년 동안 유니스낵의 한국 스낵 수입액이 740%나 증가했다”라면서 “유니스낵이 유통하는 제품 중 한국 스낵이 차지하는 비중이 현재 17%인데 이를 20%로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제작지원: 2024년 FTA이행지원 교육홍보사업]

조선비즈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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