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1년 미국 캘리포니아 공원에서 사탕을 사주겠다는 말에 속아 유괴됐던 6세 남아가 73년만에 가족과 상봉해 화제다.
22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포스트 등 외신은 73년만에 가족과 재회하게 된 푸에르토리코 태생의 루이스 아르만도 알비노(79)의 사연을 소개했다.
사연은 1951년 2월 21일 시작됐다. 당시 6살이던 루이스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웨스트 오클랜드의 한 공원에서 놀던 중 한 여성이 익숙한 스페인어로 말을 걸며 사탕을 사주겠다고 말하자 의심없이 따라 나섰고 그대로 가족과 이별하게 됐다.
당시 공원에 함께 있던 친형 로저 알비노가 “머리에 두건을 두른 여성이 동생을 데려갔다”고 증언한데다, 경찰과 해안 경비대, 지역 군인까지 투입된 대규모 수색 작업이 벌어졌지만 루이스를 찾지 못했다.
그 사이 루이스는 동부 해안의 한 부부에게 입양돼 성장했다. 동부 해안 지역은 그가 납치된 캘리포니아와 정 반대에 위치해 있다. 가족이 애타게 그를 찾는 사이 미국을 가로질러 동부 해안에서 살고 있었던 것이다.
루이스의 어머니는 2005년까지 그를 그리워했지만 결국 찾지 못하고 숨을 거뒀다. 그의 형과 나머지 가족은 반쯤 포기한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지난 2020년, 조카 알리다 알레킨이 재미로 온라인 DNA 검사를 신청했다가 완전히 낯선 사람과 자신의 유전자가 22%나 일치한다는 결과를 받은 것이다. 삼촌과 조카 관계는 보통 25% 정도 유전자가 일치한다.
알리다는 자신과 유전자가 22% 일치하는 그 남성이 어머니의 남동생이자, 자신의 잃어버린 삼촌일 수 있겠다는 직감을 받았다. 이에 가족과 상의해 수 차례 남성에게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가족들은 수년간 오클랜드 공공 도서관에서 실종 사건 아카이브를 샅샅이 뒤졌고, 2024년 관련 증거를 제시해 법 집행기관으로부터 인정받아 과거 사건의 수사가 재개됐다.
알레킨 가족들은 경찰에 어머니 유전자를 전달하고, 지난 6월 20일 그 의문의 남성과 어머니가 가족이 맞다는 결과를 듣게 됐다.
알레킨은 “수사관들이 떠난 이후 우리 가족은 울기 시작했다”며 “엄마의 손을 잡고 ‘우리가 찾았어’라고 말했다. 정말 황홀한 기억”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나흘 뒤 가족이 다같이 모인 자리에서 73년만에 가족을 찾은 삼촌 루이스가 자신을 껴안고 뺨에 뽀뽀하며 “나를 찾아줘서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6살 소년에서 손주를 둔 할아버지가 된 루이스는 과거 베트남 참전 용사였으며 소방관으로 일하다 현재는 은퇴했다고 전했다. 지난 8월 형인 로저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인 7월 3주간 캘리포니아에 머무르며 함께하기도 했다.
알레킨은 “삼촌은 언론과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 한다. 대신 전하자면, 루이스 삼촌과 로저 삼촌은 서로를 꽉 껴안고 마주앉아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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