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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조원’ 들어도 꼭 할일…협력사 ESG 경영 돕는 재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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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기업이 대규모 비용을 들여 협력사 ESG 챙기기에 나섰다. 협력사 단계부터 지속 가능한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목적이다. 삼성, SK, LG는 협력사가 달라진 경영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ESG 경영 강화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한 방안을 시행 중이다. 

중소·중견기업도 ESG 경영 전환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하지만 고효율 생산설비 전환, 환경·안전설비 추가 등 ESG 관련 투자는 당장 매출에 기여하기 어렵고 투자 회수에 장시간이 소요돼 어려움을 호소한다. 환경·안전 친화적 시설과 설비 투자는 많은 비용이 들어 중소기업이 감당할 여력이 없다는 점이 장애 요인이다.

삼성전자가 24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금융감독원, 5대 금융지주와 함께 '협력회사 ESG 펀드' 조성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24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금융감독원, 5대 금융지주와 함께 ‘협력회사 ESG 펀드’ 조성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 삼성전자

삼성은 2023년 3월 ‘지역균형 발전을 위한 60조1000억원 투자’를 발표했다. 구체적 방안으로 24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금융감독원, 5대 금융지주와 함께 국내 협력회사의 ESG 경영을 지원하는 1조원 규모 ‘협력회사 ESG 펀드’ 조성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 협약을 통해 총 1조원(삼성전자 8000억원·삼성디스플레이 2000억원) 규모의 ‘협력회사 ESG 펀드’를 조성한다. 중소·중견 협력사들은 10월부터 예치이자 및 감면금리를 활용해 무이자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심사 결과에 따라 업체당 최대 20억원 한도 내에서 필요 자금을 최장 3년간 무이자로 대출 받을 수 있다. 최초 대출 이후 1년 단위로 최대 2회까지 연장 신청이 가능하다.

4월 3일 울산 행복타운에서 열린 ‘동반성장-ESG CEO 세미나’에서 김진원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왼쪽 첫 번째)과 김종화 SK 울산CLX 총괄(오른쪽 첫 번째)이 협력사 관계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SK이노베이션
4월 3일 울산 행복타운에서 열린 ‘동반성장-ESG CEO 세미나’에서 김진원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왼쪽 첫 번째)과 김종화 SK 울산CLX 총괄(오른쪽 첫 번째)이 협력사 관계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도 ESG 우수협력사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중소기업의 ESG 리스크 관리를 돕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협력사의 ESG 경영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ESG 컨설팅 및 리스크 평가를 시행 중이다. ESG 컨설팅은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 지원, 인사노무 종합진단, 2차 협력사 ESG 원데이컨설팅 등을 주제로 3월부터 진행했다. 또 6월부터 ESG 리스크 진단을 위한 평가를 시행했다. 평가결과 개선필요 등급을 받은 고위험 협력사는 올해부터 개선 계획 수립과 개선 이행 활동을 밀착 지원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22년부터 협력사의 자발적인 ESG 역량 강화를 독려하고자 ESG 우수협력사를 인증·포상해왔다. 2025년부터는 중소기업 ESG 우수협력사를 중점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포상을 강화한다.

SK하이닉스는 국내 반도체 생태계 전반의 ESG 역량을 높이기 위해 2022년부터 협력사를 포함해 사회적 가치(SV) 측정을 해오고 있다. 2023년에는 19개 협력사가 참여했고 총 1조6074억원의 SV가 창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SK하이닉스의 SV 전담 조직과 외부 전문기관이 함께 한 ‘SV 측정 컨설팅’은 협력사의 SV 창출과 ESG 활동을 정량적으로 측정, 분석해 그 효과를 인지하고 스스로 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활동이다. 이를 통해 각 협력사의 SV와 ESG 경영 현황을 객관적인 수치로 측정할 수 있다.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하기 위한 소통도 시행한다.

LG전자 경영진과 협력사 88곳 관계자가 2월 27일 창원 R&D센터에서 열린 ‘LG전자 협력회 정기총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LG전자
LG전자 경영진과 협력사 88곳 관계자가 2월 27일 창원 R&D센터에서 열린 ‘LG전자 협력회 정기총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LG전자

LG그룹 각 계열사도 ESG펀드 운영으로 협력사 경쟁력 확보를 돕고 있다.

LG전자는 2023년 1000억원 규모의 협력사 ESG펀드를 신설해 현재 총 30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펀드를 운영하며 경영자금이 필요한 협력사에 저금리 대출을 지원하고 있다. 2004년부터 신규 설비 및 자동화 설비를 투자해야 하는 협력사에는 매년 4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무이자로 제공하며 협력사의 제조경쟁력 확보를 지원한다.

LG이노텍은 1400억원 규모의 동반성장펀드를 운영하며 협력사의 자금 조달에 도움을 준다. LG화학은 협력사의 원활한 자금 운용을 위해 상생펀드와 ESG펀드를 각각 조성해 20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0년 1500억 원 규모의 동반성장 투자지원펀드를 조성해 중소기업의 설비 구축 및 운영을 위한 자금에 대한 금리우대 등 금융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사회 분야에서는 금융 지원, 기술 협력, 의료 복지 지원, 교육 제공 등으로 협력사가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했다. 온·오프라인 채널에서도 협력사와 활발하게 소통하는 등 협력사 ESG 역량 제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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