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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의 가격표③] 자연과 경제, 두 마리 토끼 잡는 ‘7원’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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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것엔 가격표가 붙는다.” 경제 칼럼리스트 에두아르도 포터의 저서 ‘모든 것의 가격’에서 나온 말이다. 이는 주위에 존재하는 ‘생물종’도 마찬가지다. 보잘 것 없는 풀벌레와 잡초, 새, 동물들 모두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비용과 시간, 노력은 부담스럽다. 몇몇 이들은 자연 도태된 종을 보호해야 하는지 반문한다. 그러나 멸종위기종 보호와 복원은 어긋난 톱니바퀴를 다시 끼워 넣는 일이다. 우리가 멸종위기종을 지키고자 기꺼이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고객’을 찾는 것도 이 때문이다. [편집자주]

단돈 ‘7원’이면 최대 3만 배 이상 수익 창출이 가능한 투자 종목이 있다면 어떨까. 바로 ‘멸종위기종’의 복원이다./ 그래픽=이주희 디자이너
단돈 ‘7원’이면 최대 3만 배 이상 수익 창출이 가능한 투자 종목이 있다면 어떨까. 바로 ‘멸종위기종’의 복원이다./ 그래픽=이주희 디자이너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경기가 좋지 않아서일까. 국민들의 투자 열풍이 올해 뜨겁다. 서점 베스트셀러 진열장도 전부 주식 관련 서적으로 가득하다. 친구, 가족, 친척, 직장 동료들을 만나면 너도나도 투자 이야기다. 삼성전자 등 인기 종목들은 투자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관심 받는다. 그런데 단돈 ‘7원’이면 최대 3만 배 이상 수익 창출이 가능한 투자 종목이 있다. 뿐만 아니라 이 사업에 투자하면 자연 환경까지 살릴 수 있다. 이 사업은 친환경 에너지도,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기술도 아니다. 바로 ‘멸종위기종’의 복원이다.

◇ ‘7원’, 멸종위기생물 1종을 살리는 비용

체감하긴 어렵지만 멸종위기종이 가진 경제적 가치는 매우 높다. 미국 국립공원관리청(NPS), 콜로라도 주립대 공동연구진은 흰머리 독수리, 해달, 바다거북, 해달, 상어 등 미국 내 주요 멸종위기종의 경제적 가치를 추산했다. 그 결과 100만 가구당 약 7,600만달러(약 1,053억원)의 경제적 이익 창출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이 가치가 쉽게 와 닿긴 힘들다. 당장 얼마를 투자해야할지, 또 투자했을 때 나에게 얼마만큼의 이익이 돌아올지 가늠하기 어렵다. 또한 해외 연구 결과들은 한국 환경 및 경제 상황과는 맞지 않을 수 있다. 이에 「시사위크」에서는 정부 멸종위기종 복원 사업 관련 예산 자료를 토대로 멸종위기종 복원이 가진 경제적 가치, 그리고 국민 한 사람당 어느 정도의 투자가 필요한지 추정해봤다.

먼저 본지가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정부는 ‘우선복원대상종’을 중심으로 복원사업을 진행 중이다. 우선복원대상종은 멸종위기Ⅰ급과 Ⅱ급을 대상으로 전문가 분석 등을 통해 2027년까지 복원이 필요하다고 선정한 25종의 생물이다. 올해 기준 정부의 복원사업이 진행 중인 종은 25종 중 23종이다. △표유류(4종) △조류(3종) △양서·파충류(4종) △어류(4종) △곤충(1종) △무척추동물(1종) △육상식물(6종)이다.

이때 23종에 대한 증식 및 복원사업 예산은 올해 기준 78억7,400만원으로 산정됐다. 1종당 평균 3억4,234만7,826원이 배정된다고 가정할 수 있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대한민국 국민 수는 약 5,175만1,065명. 즉, 멸종위기종 1종을 복원하는데 국민 1명당 부담해야할 비용은 약 6.6원이다.

쉽게 말해 10원짜리 동전 1개면 대략 2종의 멸종위기종을 살릴 수 있는 셈이다. 23종 전체를 복원하는데 국민 1인당 지불해야 할 금액도 152원에 불과하다. 다만 각 종마다 배정된 사업비용은 크게 다르다. 대략적인 복원사업 비용을 살펴보고자 평균값으로 가정한 것이다. 국립생태원에 따르면 소똥구리 1종 복원 사업만 해도 올해 4,000만원으로 국민 1인당 0.8원만 지불하면 된다.

멸종위기종 복원 사업에 드는 1인당 부담 비용 및 복원 투자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가치./ 그래픽=이주희 디자이너
멸종위기종 복원 사업에 드는 1인당 부담 비용 및 복원 투자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가치./ 그래픽=이주희 디자이너

◇ 멸종위기종 복원 투자, 국민 1인당 최대 20만원 수익 창출

물론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익성’이다. 투자비용이 낮다 해도 돌아오는 수익이 적다면 말짱 도루묵이다. 그렇다면 국민 한 사람이 7원을 투자하면 돌려받을 수 있는 수익은 얼마일까.

국립공원공단에서 발표한 ‘국립공원 생태계서비스 가치평가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한국의 연간 멸종위기종 가치는 10조860억원. 2023년 기준으로는 4조6,053억원이다. 이 데이터와 앞서 추산했던 국민 1인당 투자비용을 이용, 멸종위기종 복원의 투자 수익을 계산해보자. 투자수익률(ROI)은 투자 수익에서 투자 비용을 차감한 뒤 투자 비용으로 나누는 방식으로 계산했다.

‘시사위크’ 자체 추산 결과, 2022년 기준 투자금 6.6원당 수익 예상치는 19만4,894원로 계산됐다. 투자수익률은 무려 295만2,839%에 달했다. 2023년 기준으로는 8만8,989원의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2022년보다 줄긴 했지만 이 역시 수익률 134만8,218%이다.

이때 국립공원공단이 추산한 연간 멸종위기종 가치는 국내 멸종위기종의 숫자와 우리나라의 가구 수, 멸종위기종 복원에 대한 한계지불의사금액(MWTP)를 곱해 산출한 것이다. MWTP는 멸종위기종 복원에 소비자가 지불할 생각이 있는 비용이다. 2022년과 2023년, 각각  581.33원, 236.47원으로 집계됐다. 만약 MWTP대로 투자를 하게 된다면 최대 1,716만6,322원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가치에도 불구하고 멸종위기종 복원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부족한 것은 안타깝다고 지적한다. 당장 눈에 보이는 ‘현물’이나 통장에 찍히는 금액이 아닌 이상 멸종위기종 복원 사업에 대한 투자를 장려하긴 어렵다는 것이다.

임정은 국립생태원 선임연구원은 “사실 멸종위기종 복원이 얼마나 큰 경제적 가치를 추산하긴 어려운 일이다”라며 “예를 들어 미국에서도 흰코 곰팡이 증후군(WNS)으로 인해 박쥐들이 떼죽음을 당한 후 농작물 피해 등이 발생하자 그제야 멸종위기종이 갖는 경제적 효과를 추산하는 연구가 시작됐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멸종위기종이 돌아온다는 것은 단순히 ‘얼마를 벌었다’의 값어치를 넘어 주변 해양·산림·하천 등 자연 생태계 복원을 의미한다”며 “하지만 과학자들이 반달가슴곰의 복원이 갖는 경제적 효과가 1,000억원에 육박한다 말하더라도 이를 온전히 받아들일 분들은 많지 않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시사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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