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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구적 군사화와 삶의 식민화를 견인하는 우주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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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시스템의 위성과 과자

아이들은 판지로 열심히 위성을 만들고 있었다. 무기 기업 한화 시스템이 새로운 생산품으로 만들 합성개구레이다(Synthetic Aperture Radar: SAR) 위성이 모델이다. 본체와 탑재체(레이다)와 배터리가 하나로 합쳐진, 최신형의 소형 위성이다. 아이들에게는 한화 시스템의 로고와 SAR 위성이 뚜껑에 그려진, 과자가 담긴 과자통이 선물로 주어졌다. SAR 위성은 지구관측용 고성능 영상레이더를 탑재한 위성으로 전천후 날씨에 작동 가능하기에 군사용으로 많이 쓰인다.

아이들이 모형 위성을 만드는 테이블 주위에는 한화 시스템의 요란한 영상들이 펼쳐졌다. 한 영상에는 ‘End-To-End Satellite Solutions Provider_초소형 SAR 위성 체계종합·관제·영상분석을 제공하는 Total Solution 기업으로서 대한민국의 국방우주력 강화에 기여하겠습니다.’ 라고 쓰여 있었고 또 한 곳에는 ‘NAVAL_ 함정의 두뇌인 전투체계와 미래 해양전장의 핵심인 무인체계 등 첨단 기술 기반의 해양시스템을 제공합니다.’ 라고 쓰여 있었다.

▲2023년 12월 4일 서귀포 중문에서 한화 시스템 해상 위성 발사에 반대하는 사람들ⓒ사진 황용운
▲2024. 8. 31 서귀포과학문화축전 한화 시스템 천막 ⓒ사진 최성희

2024년 8월 31일, 서귀포 과학문화축전이 열리는 옛 탐라대학 구내에서 한화 시스템 천막은 여러 천막들 중 첫번째로 아이들과 부모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그 맞은편 천막에는 모형 에어로켓이 제법 높게 날아가 위압감을 주었다. 이 축전에는 한화시스템 외에 서귀포 시내 많은 초,중,고 천막들이 ‘과학 문화’라는 이름 아래 함께 하고 있었다. 로봇 공연이 시연되었고 2020년 제주에서 군 특성화고로 최초로 지정된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 천막에서는 원격으로 모형 탱크들이 조종되고 있었다.

천막들이 모여 있는 북쪽 맞은편 남쪽은 한화우주센터 구축 공사를 위한 높은 하얀 담이 서귀포 바다로 향하는 시야를 가로막았다. 남동쪽으로 강정 마을에 8년 전 완공된 제주해군기지 방파제와 천연보호구역 범 섬이 보였다.

탐라대학은 한라산 중산간에 있는 대학으로 1995년 하원 마을 주민들이 후발 세대 교육을 위해 약 10만평에 달하는 토지를 대학 부지로 헐값에 동원학원에 제공하며 시작되었으나 부실 운영으로2011년 폐교되었다. 2016년 탐라대를 약 416억원에 산 제주도정은 제주도민들과의 충분한 숙의 과정 없이 2023년 7월 한화 시스템과 제주 우주 산업 육성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었고 그 일환으로 한화 시스템은 약 천억원을 투입해 가칭 하원테크노캠퍼스지구로 불릴 옛 탐라대 부지 약 1/10 면적에 한화 우주센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우주센터에서 매 달 최대 8개 까지 SAR 위성 등 소형위성들을 조립, 시험하고 위성 미보유국에는 수출한다는 것이다. 제주도정은 4월 26일, 가칭 하원테크노캠퍼스지구를 우주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기회발전특구로 지정 받기위해 정부에 신청했고 3일 후인 29일 한화우주센터 기공식이 우주군사화와로켓발사를반대하는사람들, 정의당 제주도당, 제주 녹색당 등 여러 도민단체들의 항의 속에 진행되었다. 6월 20일 가칭 제주 하원테크노캠퍼스가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되었다. 오영훈 도지사는 “제주 하원테크노캠퍼스지구가 정부의 첫 번째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받은 것을 계기로 위성제조·발사·관제·위성 데이터 활용 등 우주산업 전주기를 수행할 수 있는 제주만의 우주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정부의 지원을 기반으로 민간우주산업 혁신 거점으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회발전특구는 기업들에게는 갖은 세제 혜택 및 규제 특례 지원이 약속되지만 노동 현장의 각종 안전 규제를 무력화할 가능성이 높다. 2022년 12월 국가우주위원회는 우주산업 클러스터로 전남·경남·대전을 지정하였고 2024년 3월, 우주산업 클러스터 삼각 체제 출범이 선포되었다. 그런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3년 8월 국가연구개발사업평가 총괄위원회에서 ‘우주산업 클러스터 삼각체계 구축사업’에 대해 예타 면제를 확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즉 우주산업 클러스터는 노동 인권을 위험에 빠뜨릴 뿐만 아니라 환경 파괴를 가속화하는 사업이다. 오영훈 도정은 제주 우주산업 클러스터 조성을 일자리 창출과 새로운 먹거리 산업으로 선전 하지만 아래 제주도정이 만든 도면에서 보듯 가칭 하원 테크노 캠퍼스 사업은 위성 및 로켓 조립 과정에서 발생할 화학물질과 액체, 고체 엔진 폭발 가능성의 위험을 이미 안고 있다.

▲가칭 하원 테크노 캠퍼스 지도 ⓒ제주도청

이곳은 강정마을에서 차로 15분 걸리는 곳이다. 2016년 기지가 완공되었을 당시만 해도 제주에 전쟁 무기 기업 한화가 들어와서 지하수특별관리구역이 있는 중산간에 감히 똬리를 틀 것이라고, 또한 “제주도에 우주산업 전초기지를 구축하겠다(한화시스템 전 대표 이사 어성철, 2023)”고 선전포고를 하리라 상상을 하지 못했다.

그렇다. 한화 시스템의 천막에 와서 모형 위성을 만드는 아이들의 손에 과자통을 건네 주고 있는 한화 시스템은 작년 12월 4일 서귀포 중문 해안에서 겨우 4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국방과학연구소의 해상 발사대에서 소형 SAR 위성을 발사했다. 그 5일 전인 2023년 11월 29일에는 국방신속획득기술연구원과 398억원 규모의 민간 저궤도 위성을 활용해 군 네트워크를 확보하는 ‘상용 저궤도 위성 기반 통신체계’ 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이른바 ‘미래 군의 다영역 동시 통합 작전 수행(Multi Domain Operation, MDO)을 위한 초연결·다계층 네트워크의 초석’을 위한 것이다.

남북한 군사위성 발사 경쟁으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어 있던 때였고 9•19 군사합의 효력이 정지되었다. 그런 와중에 한화 시스템은 “국내 최초 ‘순수 우리 기술’로 개발한 민간주도의 상용 지구관측 위성이 자체 발사에 성공했다” 며 자화 자찬했다. 그러나 그 기술은 한화시스템 스스로 언급하듯 “정부가 앞서 개발한 고체 발사체 및 궤도진입 기술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 이었고 그것은 다름아닌 우리의 세금이 바탕이 되었음을 말한다. 12월 4일, 해상에서 한화 위성이 굉음과 검고 하얀 연기 기둥을 배출하며 발사된 그 장면을 직접 목격하고 제주의 재앙을 가져올 한화 시스템 반대와 우주센터 철회를 외치던 약 30여명의 목소리가 있었다. 그 날 팔레스타인을 상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그 해 10월 7일 이후 이스라엘의 폭격에 의해 약 3만명의 팔레스타인 인들이 학살되고 있었다. 전체 사망자의 약 2/3가 여성과 어린이였다.

기업과 군대, 그리고 우주 산업

▲2022년 10월 제주 구좌읍 국가위성통합운영센터 앞. 현수막에 “우주 산업 중단하라-군사화 반대! 기후 재앙 악화 더 이상 안돼!-지구와 우주를 구하자”라고 써 있다. ⓒ사진 J

그것이 제주에서의 첫 로켓 발사는 아니었다. 이미 2021년 페리지 에어로스페이스 기업이 그 해 12월에 제주 서쪽 한경면 용수리에서 소형 로켓을 서너 차례 발사했다. 그 중에 12월 29일 발사는 제주도정 관계자들이 참석한 공개 발사였는데 강풍에 의해 실패했지만 로켓이 지나간 자리에 A형으로 날던 새들이 비틀거리고 연소된 자리에서 매캐한 내음의 연기가 계속 올라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페리지 에어로스페이스는 작년 11월 옛 탐라대에서 기체 수직 이착륙 실험을 가졌고 가칭 하원 테크노 캠퍼스에 한화 시스템과 함께 앵커 기업으로 들어서려 한다.

페리지 에어로스페이스는 ‘뉴 스페이스’라는 단어와 함께 언론에 소개되는 이른바 스타트업 기업이다. 뉴 스페이스는 통상적으로 국가주도의 우주 개발에서 민간기업 주도의 우주 개발을 의미한다. 궁극적으로 기업 등 민간이 개발하는 우주 서비스를 정부가 구매하게 된다. 우주 영역이 기업들의 이윤 확보의 장이 된다. 그런데 이는 일면에 불과하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1년 6월 18일, 과기부는 2031년까지 국가 안보를 위한 (초)소형위성 감시체계 구축 사업을 포함, 100기 이상의 공공분야 초소형위성을 산업체 주도로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 해 10월, 뉴 스페이스 시작의 기대를 안고 항공우주연구원과 한화 에어로스페이스등 기업들의 협력 으로 첫 발사된 누리호가 2차 발사에 성공한 것은 2022년 6월 21일 이었다. 누리호가 실제 위성을 700km우주 저궤도에 안착시키는 데 성공한 직후인 몇일 후 군은 국내 자체 개발 발사체에 의한 100kg 안팎의 초소형 군용 위성들을 발사하고 싶다는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이른바 국가주도의 우주 개발에서 민간기업 주도의 우주 개발을 의미하는 ‘뉴 스페이스’의 가장 큰 수혜자는 기업과 군대이다.

2021년 5월 21일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미사일 지침이 완전 해제되었고 한국의 미사일 개발에 제한이 없어졌다. 미사일 지침 해제는 몇 차례에 걸친 개정으로 진행되었는데 2020년 7월 28일, 우주 발사체에 대한 고체연료 사용 제한이 해제되었을 때 청와대 김현종 당시 국가안보실 2차장은 브리핑을 통해 “저궤도 군사 위성을 다수 보유[..] 한미동맹의 협력 무대가 우주라는 새로운 지평으로 본격적으로 확장되는 것”이라 밝힌 바 있다. 넉 달 후인 11월 23일, 전 미 우주군 참모총장 존 레이먼드는 “우리의 협력 목표는 분쟁의 시작을 억제하기 위해 우주에 대한 공동의 우세권을 지금부터 확장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말이 좋아 ‘공동’이지 그것은 2차대전 이후 일관된 미국의 우주를 통한 세계 통제와 지배에 한국이 하위 협력자로 편입되는 것을 말한다. 1년후인 2022년 12월 14일 평택 기지에 주한 미국 우주군( USSPACEFOR-KOR )이 창설되었다. 미국이 2019년 창설한 우주군 부대가 미 본토 우주군 사령부 지역 외 인도·태평양사령부(하와이), 중부사령부(플로리다)에 이어 세 번째로 한국에 세워졌다. 미국 외 국가 단위로는 한국이 처음이다.

2022년 우주군이 한국에 창설되기 1달전인 11월, 제주에 국가위성통합운영센터가 완공되었다. 당시 중앙부처와 제주 도정이 도의회에도 알리지 않고 몇 년 전 부터 사업을 추진하고 있었다는 점, 사업을 결정한 대통령 직속 국가우주위원회에는 국방부와 국정원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 멸종위기종인 제주고사리삼이 있는 곶자왈 지역 이라는 점, 전자파 우려 등으로 도민들이 사업 추진을 위한 도유지 매각에 반대하였으나 도의회 의원 대다수의 찬성으로 도유지가 매각되고 결국 완공되었는데 이 사업 추진 당시 정대원 항공우주연구원 부장은 ‘군사위성하고는 관계없이 국가 위성이라는게 민간위성입니다. 민간위성 운영하는 시설이 됩니다.’ 라고 말한 바 있다(KBS 뉴스, 2021. 2. 23). 즉 국가위성통합운영센터에서 관제하는 위성들이 군사적 용도 아닌 민간용도, 또는 민간 기업에서 제작한 위성 임을 말하고자 한 것 이었는데 미 국가정보국장실(ODNI) 군사문제 고문인 제프리 크루즈 공군 중장은 인도태평양사령부 정보국장 시절인 2019년 9월에 이렇게 말한 바 있다 (VOA, 2021. 1.22)

“최근 수년간 민간 위성 지표들이 전체적 정보 분석에 핵심 역할을 했다”

“전 지구의 52% 작전 구역을 담당하는 인도태평양사령부에 특히 매우 유용하다”

국가위성통합운영센터는 현재 대한민국의 모든 저궤도 위성을 통합 운영한다. 국정원은 우주 안보를 맡는다. 왜 저궤도인가. 저궤도는 지구 표면으로부터 약 200~2,000km 에 이르는 궤도를 말한다. 이 곳에 발사되는 소형 군집 위성들은 정찰과 관측, 즉 군사 활동에 유리하며 따라서 강대국간, 국가간 저궤도 위성 발사 경쟁이 첨예화 될 수 밖에 없다.

왜 한국인가

한국은 미국과 우주협력협정을 맺은 첫 아시아 국가이다. 2016년 4월 27일 이었다. 당시 미래 창조과학부에서 만든 웹자보는 달 탐사를 강조하고 있다.

8년 후인 올 해 8월, 최상혁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 랭글리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달에 풍부한 헬륨-3가 우주 채굴의 핵심 자원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헬륨의 동위원소인 헬륨-3는 핵융합의 원료이다. 짐 케라발라 오프월드 대표는 “헬륨의 확보는 인공지능(AI)과 초고성능 양자컴퓨팅 경쟁에서 핵심 역량이 될 것”이라고 했다. 클리브 니엘 미국 노트르담대 교수는 “한국은 2040년대 국가 경제의 10%를 우주 경제에서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유일한 나라”라고 치켜세우며 한국이 달에서 헬륨 3을 채굴하는데 참여하도록 독려한다. (조선 비즈, 2024. 8. 29).

한편, 방산학회 채우석회장은 2016년 박근혜 정부가 한미우주협정으로 달 탐사 우주선 기술을 포함한 다양한 우주 기술을 이전 받았으며 ‘달 탐사 우주선이 지구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지구로 돌아오는 기술은 대륙간탄도미사일과 동일한 기술이고, 발사체 하나에 여러 개의 소형위성을 탑재하여 우주에서 분리시키는 기술은 다탄두 미사일 기술과 동일한 핵심기술이다’라고 말하면서 ‘우주개발 기술이 한국군의 미사일 및 무기체계 개발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될 것이다’ 라고 말한다. 그는 또한 1980년대 미국이 소련을 경제적으로 파산시키고 해체 시켰던 스타워즈 전략을 언급하면서 중국의 경제적 파산을 유도하기 위해 미국은 “중국 가까이에 있는 한국에게 우주기술 및 각종 방산기술을 넘기고 한국군과 중국군을 군비경쟁 시켜서 중국의 경제적 파산을 유도” 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미국의 민간 우주산업의 최대 고객은 미 우주군이기 때문에 대한민국도 우주산업을 발전시키겠다고 전략을 수립하였으면, 우주군을 창설하고 경남 사천에 설치된 우주항공청 부근에 우주군 본부를 설치하여 두 기관이 우주산업을 견인하도록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또한 “2023년 국방비는 57조 원이었지만, 비정부기구(NGO)에 대한 국고지원금은 102조 3,000억 원에 달”했고 “이 중 절반인 50조 원을 국방비로 전환하면 국방비를 100조 원까지 늘릴 수 있으며, 우주군 창설과 우주산업 육성은 물론 [..] 필리핀에 공군 및 해군 기지를 건설하는 데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 말한다(글로벌 디펜스 뉴스, 2024, 8, 1)

채우석 회장의 말은 우주산업과 군대와의 긴밀한 연결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데 우주산업 육성을 통한 군사력 강화에 대해서 한국국방연구원의 주간국방논단 통권 제1391호(2011, 12, 26)에 실린 ‘한국군의 국방우주분야 발전을 위한 정책적 제언-민•군 협력 중심’은 이렇게 언급한다.

‘독자적 우주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우주과학 및 우주산업육성 목적의 성격을 지닌 민간 차원의 국가우주개발계획에 국방우주발전 계획을 편승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 즉 민·군 협력을 통한 국방우주분야의 원천기술력 제고와 핵심부품개발 역량을 확충함으로써 향후 전시작전권 전환을 대비해 우리 군의 독자적 우주작전 수행능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2011년 당시 미국은 어떠했을까. 2010년 초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국제 우주 정거장을 오가는 물자와 우주 비행사 승무원을 상업적으로 작동하는 발사체에 의존할 계획을 공개하였고 이 때 등장한 것이 2002년 세워진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 엑스였다. 오바마가 미국 상업용 우주 발사 경쟁력법에 서명한 것은 2015년 11월 25일 이었다. 스페이스 엑스는 2015년 12월 팰컨 9 로켓으로 위성을 궤도진입시킨 뒤 추진체 로켓을 그대로 회수하였고 이후 로켓 1단 재사용으로 발사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스페이스 엑스는 2019년 이후 지금까지 고도 550Km의 저궤도에 총 130회에 걸쳐 5,650기의 위성을 쏘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4만기 까지 확대할 계획인데 앞서 언급한 저궤도의 군사적 중요성 때문에 중국은 이에 대항해 올해 부터 10년 동안 저궤도 위성 2만 6천기 이상을 발사할 예정이다(한겨레, 2024년 1월 11일)

선제공격의 핵심인 한국의 군사정찰위성 첫번째, 두 번째는 각각 미국 밴던버그 우주 기지와 플로리다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스페이스 엑스의 팰컨 9 발사체에 의해 발사되었다.

정부와 기업들은 스페이스 엑스를 뉴 스페이스의 모델로 삼으면서 스페이스 엑스의 인권 및 환경에 대한 치명적 파괴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는다. 그러나 팰컨 9의 1회 발사는 보잉 747 비행기 395대가 대서양을 건널 때 내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배출한다. 미국 텍사스주 보카치카 해안 인근의 스페이스X 전용 우주기지인 ‘스타베이스’ 에서는 2019년부터 최소 19회에 걸쳐 인근 지역에 화재·누출·폭발 사고가 일어났다. (한국일보, 2024, 7, 9)

그런데 왜 한국인가. 20세기 초 미국 제국주의는 신냉전을 불러왔다. 한반도는 냉전의 유산인 분단을 아직도 지고 있는 전 세계에서 유일한 나라다. 평화협정 아닌 정전 협정 산태에서 항상 불안할 수 밖에 없다. 불안과 불안정과 분쟁으로 이윤을 얻는 무기 기업들은 분단으로. 신냉전으로 살찌워진다. 35조 달러(약 4경6515조 원) 빚으로 허덕이는 미국은 동맹국과 그 동맹국의 무기 산업을 필요로 하게 된다. 제국주의는 그 하위 동맹국들과, 그 동맹국들의 무기산업과 ‘통합’하고 ‘협력’하기 위해 제구주의의 고지인 ‘우주’영역으로 그들을 끌어들인다

전쟁동맹과 우주산업

▲2024년 9월 11일 한국 국방부는 미 우주군과 ‘민•군 합동작전(JCO U.S. Space Forces – Space Joint Commercial Operations) 셀’ 참여를 위한 의향서(LOI)를 체결했다. ⓒ 사진 미 우주군

“한미 동맹이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서 인태 지역을 넘어서 우주로 확장하고 있다” “우주가 점점 군사화, 무기화되어 가고 거대한 지정학적 체스판이 되었다” (박진 외교부 장관, 한미 우주 포럼(2023, 11, 6-7)

“우주산업 분야에서의 한-미 동맹을 공고화하고 미국과의 협력을 통해 한국은 우주기업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중대한 계기”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한미 우주산업 포럼, 2023, 11, 8)

“美 공군 데이터 韓기업이 분석”…韓美 우주동맹, 민간으로 확대”…’국내 우주 기업들이 한·미 우주 동맹의 ‘키 플레이어’로 떠올랐다’ (한국 경제, 2023, 11, 8)

“미군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상업적 파트너 및 동맹국과의 협력은 필수적 이다.” (우주군 참모총장 챈스 살츠먼, 2024, 5, 9)

“최근의 지정학적 긴장으로 인해 우주가 복합 전쟁 전술을 위한 전략적 무대가 됐다” (국제 컨설팅 및 시장정보 업체인 유로컨설트가 발표한 ‘정부 우주 프로그램’Government Space Programs 보고서, 한겨레, 2024, 6, 29)

올해 2024년 6월 27-29일 제주 남방 공해상(동중국해 해상)에서 열린 ‘프리덤 에지’ 한미일 전쟁 훈련은 ‘사이버’ 및 ‘우주’ 영역이 포함된 한미일 ‘최초’ 다영역 전쟁 훈련이었다. 3국 정상이 작년 8월 사실상 한미일 동맹을 선언한 이후 이루어진 훈련으로 신냉전을 첨예화한 훈련이었다.

미 보수 우익 연구기관인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프리덤 에지가 “미국과 한국이 대비하고 있는 전쟁 시나리오에 일본을 연계시킨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보통국가’라는 이름 아래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의 일본의 전환이 최종 단계에 들어가면서 미국의 전 지구적 제국주의적 패권을 위한 핵심 고리인 한미일 동맹이 실체화되고 있다. 훈련 한달 후 한미일 삼자간 안보협력 프레임워크를 위한 협력에 대한 양해각서가 맺어졌다. “고위급 정책 협의, 정보 공유, 3국 훈련, 국방 교류 협력을 포함하는 국방 당국 간의 안보 협력을 제도화”하였다는 점에서 사실상 한미일 군사동맹의 출범이었다. 그 적용 범위는 “한반도, 인태지역 그리고 그 너머beyond”이고 그 것은 “남중국해”를 포함한다.

9월 11일 국방부는 미 우주군과 ‘민·군 합동작전(JCO U.S. Space Forces – Space Joint Commercial Operations) 셀’ 참여를 위한 의향서(LOI)를 체결했다. 미 우주군 내 조직으로 70여개 해외 민간 우주감시체계의 정보를 활용해 우주영역인식 업무를 수행하는 ‘민•군 합동작전 셀’에는 15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이 셀에는 군사 위성 활동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세 셀의 분석가들이 교대로 일한다. 현재 태평양 셀은 뉴질랜드와 호주가 구성하고 있는데. 이 셀의 모니터링은 영국과 프랑스가 주도하는 메리디안 셀에 전해지고 이는 다시 미국에 전해진다.

뉴질랜드와 호주는 한국, 일본과 함께 나토의 주요 협력국들이고 영국과 프랑스는 나토 회원국이다. 뉴질랜드와 호주, 영국은 영어권 정보기관 구성체인 파이브 아이즈Five Eyes의 구성 국가들이기도 하다.

나토는 2019년 항공, 육상, 해양, 사이버 공간과 함께 우주를 새로운 운영 영역으로 인정했다. 2020년 독일 람슈타인의 연합군 공군 사령부에 나토 우주센터가 설립되었고 2022년 전략 개념에서는 나토의 이른바 ‘억제 및 방위 태세를 위해’ 우주의 중요한 역할을 강조하였다. 지구 궤도를 도는 활동 위성의 절반 이상이 나토 회원국이나 해당 지역에 기반을 둔 기업에 속해 있다.

한국의 JCO 참여는 한국 정부 뿐만 아니라 민간 기업들이 우주 영역에서 미국과 나토 주도 동맹에 더욱 깊이 편입될 것을 의미한다.

삶의 식민화, 그리고 우주평화주

▲미국 메인주 평화 활동가들은 무기 회사 제너럴 다이내믹스 소유 메인주 배쓰 아이언 워크(BIW)에서 만들어지는 이지스 구축함들이 예멘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유도하기 위해 위성을 사용하는 것을 언급하며 10월 5일 우주 평화 집회를 갖는다.

현대 전쟁과 학살은 우주 영역을 동반하지 않고서 이루어지지 않는다. 스페이스 엑스 등에서 저궤도에 쏘아 올리는 군집 소형 위성들은 민간 용도 외에 정찰과 감시 등 군사적 용도로 쓰인다. 한화 시스템에서 만들어 외국으로 까지 수출할 위성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사실 우리의 우주 이용은 일상화되어 있다. 비행 관제는 물론 개인 모바일 폰, 현금 자동 인출기, 교통 신호에 이르기까지 우주에 발사된 위성들의 작동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일이 없다.

“현재 전 세계 우주 경제의 모든 가치는 위성에서 비롯된다” (채드 앤더슨 미국 스페이스 캐피털 최고경영자, 2024년 6월 5일 조선 비즈와의 인터뷰)

그러나 평화, 환경, 인권 운동은 우주 산업으로 촉진되는 우주의 기업화와 사유화, 나아가 군사화와 무기화, 그리고 삶의 식민화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된다. 뉴질랜드의 한 평화운동 단체에서 만든 홍보물에 의하면 가장 큰 우주 기업들은 모두 무기 기업이다. 1. 록히드 마틴, 2.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현재 레이시온 일부), 3. 보잉, 4, 노스롭 그럼맨, 5, 에어버스, 6. 제너럴 일렉트릭 항공

우주의 무기와 핵을 반대하는 글로벌 네트워크 (Global Network against Weapons and Nuclear Power in Space/ space4peace.org 이하 글로벌 네트워크)는 매 10월 우주평화주를 조직하는데 올해는 10월 5일부터 12일까지를 우주의 군사화 중단을 위한 국제주간으로 정하고 있다. 올해의 표어는 ‘전쟁과 학살을 위한 우주 이용을 중단하라 Stop Using Space for War and Genocide!’ 이다.

글로벌 네트워크는 아폴로 우주선의 우주인 이자 달을 걸었던 에드가 미첼의 말을 인용한다. 1989년 미 플로리다 주 케네디 우주 센터에서 열린 대중 시위 에서 그는 말했다.

‘우주에서 벌어지는 하나의 전쟁은 유일한 것이 될 것이다. 너무도 많은 우주 쓰레기들이 발생하여 우리는 지구 바깥으로 로켓을 보내는 것조차 할 수 없을 지 모른다. 우리는 지구에 영원히 매장되어진다. 그것들은 우리 머리 위 그 쓰레기들을 뚫도록 어떤 로켓도 허용되지 못하는 광산과 같을 것이다.’

글로벌 네트워크의 브루스 개그논은 현재 미국의 스페이스 엑스를 비롯해 많은 국가들이 경쟁적으로 위성을 발사하는 저궤도 공간을 주차장에 비유했다. 이미 저궤도가 위성들에 의해 포화되어 가고 있고 미국과 중국간 첨예화되는 우주 영역 갈등에서 우연한 사고가 지구 재앙으로 연결될 수 있는 것에 대한 경고이다. 우주는 하나의 커다란 환경이자 공동의 평화의 공간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제 강대국간, 그리고 기업간 독점과 경쟁의 장이 되었으며 전쟁과 학살을 지휘하는 장이 되고 있다.

또 한가지 주목할 것은 미국의 위선과 거짓이다. 올해 5월 17일 미 뉴욕타임스는 미 국방부가 빠르게 진전되는 중국과 러시아의 우주 전쟁 능력에 대응하기 위해 대대적인 “신 우주전쟁(News Star Wars)”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국방부가 위성망 방어 및 적의 우주선을 무력화하는 차세대 지상 및 우주 기반 수단을 확보하려 한다는 것이다 (뉴시스, 2024, 5, 18)

그런데 글로벌 네트워크가 지적한 아래의 사실은 언론에 제대로 보도된 일이 거의 없다.

‘중국과 러시아는 여러 해 동안 유엔에 가서 우주의 모든 무기를 금지하는 조약을 만들고자 애썼다. 그러나 미국과 이스라엘은 그러한 조약 협상을 25년 동안 막았다, 미국은 오래동안 “문제가 없다. 우주에는 무기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미국이 우주 ‘통제와 지배”를 개발하기 위해 그러한 조약 제한을 받기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 분명했다.’

미국과 나토의 동진으로 촉발된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의 지원 아래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학살. AI 등 첨단 무기들이 실험되었고 전쟁과 학살 작전들이 검토되었다. 스페이스 엑스의 스타링크는 널리 알려졌듯,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공격에 적극적으로 활용되었다. 2021년 이스라엘의 엘빗 시스템즈와 기술 협력을 맺은 한화 시스템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학살에 지금도 공모하고 있다. 한국은 또한 2024년 이스라엘이 참가한 미국 주도 세계 최대 다국적 해상훈련인 환태평양 훈련(림팩)에 기꺼이 참여할 뿐 만 아니라 림팩을 한국 방산업체 무기 홍보의 장으로 삼기도 했다.

미해군참모총장 리사 프란체티는 2024년 9월 18일(미 현지 시각)자로 ‘2024 항해계획’을 발표하면서 ‘2027년까지 중국과의 전쟁 가능성에 대비하고 해군의 장기적 우위를 강화하는 2가지 전략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라고 밝혔는데 그의 말을 보건대, 홍해 예멘과의 전투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중국과의 전쟁을 위한 예비전이었다.

다시 한화 시스템의 과자통으로 돌아가보자. 거대한 전쟁의 일부로 편입되고자, 한화 시스템의 우주센터를 짓기 위해 포크레인들이 탐라대학의 무성한 숲을 밀어버리고, 소형 모형 에어 로켓이 천문연의 전파망원경 뒤로 이상한 기체 자국을 남길 때, 한화 시스템의 영상들이 초소형 SAR 위성으로 국방우주력 강화에 기여하겠다고 선전하고, 해군 함정의 전투 체계를 제공하겠다고 선전할 때 아이들의 고사리 손이 SAR 모형 위성을 만드는 대가로 한화 시스템의 로고가 그려진 과자통을 받을 때, 우리의 삶은 얼마나 전쟁 자본에 의해 깊이 침투되어 있는지.

지하수특별관리구역에 세워지는 가칭 하원 테크노 캠퍼스에 추진 중인 위성, 로켓 조립장과 폭발 가능성 높은 고체, 액체 엔진 연소 시험장이 우리의 식수와 발 밑을 얼마나 위협할 것인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또 다른 학살과 전쟁을 준비하고 있는지 생각해보자.

우주 산업은 국민의 세금을 기업의 이윤을 위해 퍼붓는 산업이다. 첨단기술 집약 산업이자 민간/관공서/군대/산업체/학계/연구기관/언론 협력으로 추진된다. 우주 산업은 다른 모든 첨단 기술 산업과 마찬가지로 민간과 군사적 기능간 분리를 흐리게 한다. 우주 산업은 삶의 군사화를 촉진 시키고 우주의 군사화, 식민지화를 가속화시킨다. 우주 산업이 환경(지하수 등 지상 환경 및 오존층 파괴, 우주 쓰레기 등 우주 환경에 미치는 파괴), 인권(노동, 빈부 격차 증대 등)에 미치는 영향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우주의 군사화에 대해 노옴 촘스키는 ‘삶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 말한 바 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 한 실천을 제안한다. 우주군사화와로켓발사를반대하는사람들은 우주 산업과 군사화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자 10월 18, 19, 20일 대전에서 토론회를 연다. 이는 우주 평화주 활동의 일환이기도 하다. 공동주최 단체 신청과 개인 참가 신청을 각각 받는다. 많은 관심과 참여를 요청한다.

최성희는 강정 평화활동가이자 비무장평화의섬제주를만드는사람들, 그리고 우주군사화와로켓발사를반대하는사람들 일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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