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경제관련 부처 퇴직 공직자 중 대형 법무법인과 회계법인 등에 가장 많이 취업한 경제관련 부처는 금융감독원이었다. 이들의 연봉은 ‘3억~4억’원 이상 수직 상승하며 관료 출신 공직자가 지나친 전관예우를 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최기상(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2023년 기획재정부·국세청·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금융감독원 등 5개 경제 관련 부처에서 김앤장·태평양·광장·세종·율촌·화우 등 대형 로펌과 삼일·삼정·안진 등 회계법인 11곳으로 이직한 퇴직 공직자가 336명에 달했다.
이직한 기관별로 살펴보면 금융감독원이 130명으로 가장 많았다. 한국은행 104명, 국세청 51명, 기획재정부 27명, 금융위원회 24명 등의 순이었다. 금융감독원 출신들의 경우는 130명 중 115명이 로펌으로 이직했다. 한국은행은 92명이 회계법인으로 이직했다.
이직한 뒤 이들의 연봉은 수직으로 상승했다. 기관별로 살펴보면 기획재정부에서 퇴직하고 김앤장으로 옮긴 공직자들의 평균 연봉은 3억 7600만원이 올랐고, 금융위원회에서 퇴직하고 법무법인 화우로 옮긴 공직자들의 평균 연봉은 퇴직 전과 비교해 4억 3569만원이 올랐다. 국세청에서 김앤장으로 옮긴 공직자들의 경우 4억 6206만원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다른 기관들과 비교해 국세청 출신들의 연봉이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융감독원, 국세청 등 기업을 조사·제재하거나 규제할 수 있는 부처 전관의 김앤장 이직이 특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관예우를 바탕으로 한 민관유착 관행이 고착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기상 의원은 “관료 출신 공직자가 지나친 전관예우를 받고 있다”며 “취업의 자유 이전에 공직윤리를 바로 세우기 위한 각종 제도적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의원은 “경제부처는 기업을 조사하고 규제하는 등의 권한을 가졌다는 점에서 경제부처 퇴직자들이 로펌과 회계법인 등에서 공직 경력을 활용해 기업이익을 대변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로비스트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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