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가 MG손해보험 매각을 놓고 골머리를 않고 있다. 수차례 유찰 끝에 최근 매각 방식을 수의계약으로 전환했지만 딜 성사까지는 과정이 여전히 녹록지 않은 분위기다. 현재 시장에선 메리츠화재를 유력 후보로 거론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메리츠화재는 인수 가치를 꼼꼼히 따져보겠다는 입장인 만큼 최종 출사표를 던질지는 미지수다.
◇ 수차례 유찰… 공개매각서 수의계약으로 전환
MG손보가 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건 2년여 전이다. MG손보는 2022년 금융당국에 의해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됨에 따라 강제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예보는 금융위원회로부터 위탁받아 MG손보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이다. 예보 주도로 진행된 공개매각은 앞서 여러 차례 불발됐다. 지난해 초 1차 매각에서는 예비입찰 참여자 자체가 없었고, 같은 해 10월 2차 매각에는 1개사만 참여해 유찰됐다. 올해 7월 세 번째 공개매각에는 본입찰에 참여한 곳이 단 한 곳도 없었다.
지난달 진행된 MG손보 매각 재공고 입찰에는 메리츠화재, 데일리파트너스, JC플라워 3개사가 참여하면서 딜 성사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됐지만 최종적으로 불발됐다. 이후 예보는 국가계약법에 따라 매각 방식을 ‘수의계약’으로 전환해 추진 중이다.
예보는 현재 잠재 후보군을 상대로 수의계약 참여 의향서를 접수하고 있다. 지난달 매각 입찰에 참여했던 데일리파트너스, JC플라워, 메리츠화재 총 3개사에도 수의계약 전환 사실을 안내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 따르면 예보는 최근 수의계약 입찰 제안서 마감일을 이달 24일에서 내달 2일로 연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번 매각 방식은 비공개로 추진되는 만큼 예보 측은 일정 공개에 대해 조심스런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예보 관계자는 “입찰 제안서 마감일 일정에 대해선 뭐라 말씀 드리기 어렵다”며 “수의계약 방식으로 추진되다보니 유동적인 부분이 있고 일정 등은 비공개가 원칙”이라고 말했다.
시장의 관심은 유력 후보로 거론돼 온 메리츠화재의 입찰 참여 여부에 쏠리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달 MG손보의 매각 재공고 입찰에 깜짝 등장하면서 시장의 관심을 한몸에 받아왔다. 동종업계 기업인데다 탄탄한 자금력을 갖춘 곳이라는 점에서 메리츠화재는 단번에 강력한 인수 후보로 떠올랐다. 매각 방식이 수의계약 전환된 후엔 더욱 유력한 후보로 거론 돼왔다.
◇ 메리츠화재, 인수 가치 꼼꼼히 따져볼 듯
다만 메리츠화재가 이번 입찰에 참여할 지 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자금 투입 대비 충분한 인수가치가 있는지를 꼼꼼히 따져보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서다.
김용범 메리츠지주 부회장은 지난달 14일 상반기 실적 발표 이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MG손보 인수 관련 질문에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이 되면 완주하고 아니라고 판단될 경우 중단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M&A를 할 때 살펴보는 건 가격이 적절한지, 사업을 이끌 인재가 확보돼 있는지, 리스크 규모와 성격이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지 등”이라며 “이번 MG손보 건은 이 기준에 맞는지 세밀히 살펴서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MG손보의 매각가는 2,000억~3,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인수 후 재무개선을 위해선 8,000억~1조원가량의 추가 자금 투입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금융당국이 4,000억원의 공적자금 지원을 예고했다. 이에 실질적인 6,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예보가 자산부채이전(P&A) 방식으로 MG손보 매각을 추진할 경우, 인수자의 부담은 덜어질 수 있다. 다만 이 경우, 노조의 강한 반발을 마주할 수 있다. P&A 방식은 회사 지분을 모두 인수하는 M&A와 달리 고용 승계 의무가 없다. 이에 MG손보 노조는 고용 불안 등을 이유로 이 같은 방식의 매각 추진 가능성에 강한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더불어 메리츠화재에 대해서도 인수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MG손보가 이번엔 새 주인 찾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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