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서울 지하철 1~8호선에 설치된 에스컬레이터 등 승강 설비 고장 관련 민원이 803건으로 집계됐다. 전년(519건)보다 54.7% 늘어난 것으로, 2년째 증가 추세다. 에스컬레이터 10대 중 3대꼴로 교체 주기를 넘긴 데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점이 고장 민원 증가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24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서울 지하철 1~8호선에 설치된 승강 설비 고장 관련 불편 민원은 653건이다. 승강 설비 불편 민원 대부분은 에스컬레이터 가동 중단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교통공사에 접수된 승강 설비 불편 민원은 지난 2021년 471건을 시작으로,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2022년 519건으로 전년보다 10% 증가한 뒤, 작년에는 803건으로 50% 넘게 늘었다.
올해 역시 증가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연말까지 4개월이 남았는데 작년 한 해 민원의 80%를 넘겼다.
지하철 승강 설비 고장 민원이 늘어나는 것은 시설 노후화 영향이다. 오세훈 시장은 23일 국회의사당 본관에서 열린 ‘서울시-국민의힘 지역민생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개통 50주년을 맞이한 서울 지하철의 노후화는 심각한 편”이라며 “전체 에스컬레이터의 33%는 적정 교체 주기인 20년을 넘었다”고 했다.
서울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최소 600대 이상이 교체 주기를 넘겼다는 의미다. 9월 현재 기준 서울 지하철 1~8호선에 설치된 에스컬레이터는 1869대다.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교체 주기는 지방공기업법 시행규칙에 따라 20년으로 잡고 있다.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 지하철 에스컬레이터는 2000년을 전후로 대거 설치됐다고 한다. 서울교통공사가 최근 5년 동안 교체한 지하철 에스컬레이터는 42대에 불과하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현재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48대를 공사 중”이라며 “24대도 발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하철 에스컬레이터가 대부분 중국산이라는 점도 고장 민원 증가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승강기 업계 관계자는 “부품을 확보하는 데만 2주 정도 걸리다 보니 고장 이후 재개까지 에스컬레이터를 세워두는 기간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제조사가 폐업해 수리 기간이 더 늘어나는 경우도 있다. 서울역 지하철 4호선 에스컬레이터 1호기는 고장 부품 수급에 차질을 빚어 현재 운행되지 않고 있다. 경영난을 겪은 제조사가 폐업했기 때문이다. 공사 기간은 9월 13일부터 10월 31일까지 총 49일이 걸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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