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 AI 리터러시] 박성우 신한은행 AI 연구소 셀장 “새로운 공용어 된 AI 배우지 않으면 도태될 것”

【투데이신문 청년플러스포럼 오영우 에디터】인공지능(AI) 기술이 산업 전반을 뒤바꾸고 있는 가운데, 청년의 AI 역량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신한은행 AI 연구소의 박성우 셀장은 “AI 활용 능력은 이제 필수적인 업무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며 “이제 청년들은 AI 리터러시를 통해 디지털 전환에 빠르게 적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AI 기술을 단순히 이해하는 것을 넘어, 이를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미래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박성우 셀장이 몸담은 신한은행 AI 연구소는 자본시장 분야에서 AI 도입을 가장 먼저 시작한 신한은행의 디지털 혁신을 이끌고 있다. 특히 금융업에서는 AI가 고객 맞춤형 서비스, 자산 운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기에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처럼 박 셀장은 AI가 금융업에서 이미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예로 들며, 청년들이 반드시 AI 활용법을 익혀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엑셀이 필수 도구가 된 것처럼, AI도 업무 효율을 높이는 필수 기술이 될 것”이라며, “AI 모델을 직접 개발하지 않더라도 이를 이해하고 응용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성우 셀장은 오는 26일 열리는 ‘청년플러스포럼’에서 기업들이 AI 기술을 어떻게 적용하고 있는지 사례를 소개하고, 디지털 전환 속에서 청년들이 갖춰야 할 AI 역량에 대해 구체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Q. 그간 이력을 보면 다양한 부서에서 근무했는데 신한은행 AI 연구소에서 일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원래 전공은 파생상품이었다. 그래서 이전에 자산운용사에서 펀드 매니저로, 또 증권사에서 파생상품 트레이딩을 담당했다. 해당 분야에서 약 10년간 일하다가 AI 쪽으로 전환하게 됐다.

그 계기는 2016년 알파고가 처음 등장했을 때, 신한지주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금융업에 어떻게 도입할지 검토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다. 약 1년 동안 리서치와 토론을 통해 AI 기술의 중요성과 가능성을 일찍이 깨달았다. 이를 바탕으로 금융 서비스의 고도화와 효율성 증대를 위해 AI를 도입하고, 자본시장에도 AI를 활용하기로 했다. 그 결과, AI 기술을 활용한 금융 혁신을 선도하기 위해 신한 AI라는 자회사를 설립하게 됐다.

이후 약 5년간 신한 AI에서 근무하다가, 작년 말에 은행과 합병됐다. 은행 데이터를 활용해 AI 혁신을 추진하려면 은행과의 협업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Q. 신한은행의 AI 도입 역사와 현재  기술 수준을 설명 부탁드린다.

신한금융그룹은 약 7~8년 전부터 AI 도입을 준비해 왔다. 신한은행 역시 비슷한 시기에 AI 도입을 시작했다. AI 기술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데이터가 필요했기 때문에, 초기에는 핵심 데이터 구축 작업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AI가 처음 은행 내에서 활용된 분야는 타깃 리스트 생성이었다. 이 타깃 리스트는 마케팅이나 영업에서 고객을 선별해 영업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됐으며, 현재도 지속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또한 내부 통제, 컴플라이언스(준법감시), 리스크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AI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비대면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비대면 고객 대응에서 AI 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비대면 환경에서는 사람이 모든 업무를 처리하기 어려운 만큼, AI가 많은 부분을 자동화해 처리하고 있다.

Q. 신한 AI 연구소에서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신한 AI는 작년 말 은행과 합병되면서 청산됐지만, 기존에 신한은행 내부에 자체 AI 조직이 있었기 때문에 AI 관련 연구와 개발은 계속되고 있다. 신한 AI가 자본시장과 자산 관리에 특화된 AI를 개발했던 만큼, 현재 연구소에서도 은행의 환율, 외환, 금리 등 고유 자금 운용에 필요한 알고리즘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고객 자산 관리를 위해 금융 상품이나 시장에 대한 질문에 AI가 답변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이러한 AI 기술은 고객이 금융업과 관련된 다양한 질문에 빠르게 응답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Q. 신한 AI 연구소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겪었던 어려움은 무엇인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은 어떤 것인가.

금융업은 규제 산업이기 때문에 규제가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예를 들어, 최근 망분리 규제 완화 논의가 있었지만, 그전까지는 외부에서 개발된 초거대 AI 모델을 사용할 수 없었다. 이 때문에 은행 내부에서는 외부의 우수한 AI 모델을 도입하지 못했고, 자체적으로 개발하려 해도 막대한 비용과 인력이 필요해 사실상 불가능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소는 범용적이지 않은 작은 규모의 AI 모델을 자체 개발해 활용하고 있다. 특정 부분이나 적용 범위를 줄여서 내부적으로 개발 가능한 수준의 AI를 만드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Q. 신한은행이 AI 분야에서 앞서고 있는 측면은 무엇인가.

신한은행은 자본시장 분야에서 AI 도입을 가장 먼저 시작했다. 2016년 말부터 AI 관련 프로젝트를 시작해 타 금융기관들보다 2~4년 앞서왔으며, 오랜 경험을 축적할 수 있었다. 특히 자본시장 관련 AI 활용이 활발하며, 고객 상담 부문에서도 ‘AI 컨택센터’를 운영해 과거 콜센터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Q. 현재 금융산업에서 AI 기술이 혁신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 있다면.

신한은행에서 올해 연말에 출시될 ‘AI 투자 메이트’가 대표적인 예다. 이 서비스는 비대면으로 전환된 고객들을 대상으로 자산 관리나 자본시장 상담을 제공하는 AI 기반 시스템이다. 기존의 챗봇이 룰 베이스(규칙 기반)로 작동해 특정 질문에 고정된 답변을 제공하는 방식이었다면, ‘AI 투자 메이트’는 다양한 시장 상황과 고객의 개별 상황을 반영해 고객에게 맞춤형 상담을 제공한다. 이러한 AI 기술은 실제 사람과 같은 상담 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 고객들에게 가장 혁신적인 변화로 다가갈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Q. AI가 금융 서비스에 도입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 문제는 무엇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신한은행의 방침이나 정책이 있는가.

AI가 금융 서비스에 도입되면서 가장 큰 윤리적 문제는 고객 데이터의 관리와 보호다. 신한은행은 고객의 개인 신용정보에 대해 엄격한 관리 기준을 적용하고 있으며, 내부에서도 접근 권한이 제한돼 있다. 외부로 유출돼서는 안 되는 정보들이 많기 때문에, 고객 동의를 얻거나 원하는 고객은 데이터를 제외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러한 데이터의 특성을 반영해 AI 모델링과 개발이 이뤄진다.

금융업이 규제 산업인 만큼, 신한은행은 다른 산업에 비해 훨씬 더 엄격한 개인 정보 보호 방침을 준수하고 있다. 이를 통해 AI 기술을 사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 문제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Q. AI 기술이 이미 많은 산업의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앞으로 AI가 기업의 경영 방식과 비즈니스 모델에 미칠 영향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는지.

앞으로 AI는 기업 경영의 많은 부분을 자동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단순 업무뿐만 아니라 핵심 의사결정을 제외한 다양한 판단 영역에서도 AI의 의존도가 높아질 것이다. 특히 고객 서비스 분야에서는 AI가 사람을 보좌하거나, 더 나아가서는 사람 대신 업무를 처리하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 변화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Q. 신한은행 AI 연구소의 장기적인 비전과 목표는 무엇인가.

신한은행 AI 연구소의 장기적인 비전은 고객이 AI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할 만큼 자연스러운 서비스 제공이다. 고객이 은행 업무를 처리할 때 AI가 대부분의 과정을 자동으로 처리하고, 사람의 개입이 필요한 부분에서만 인간이 개입하는 방식으로 편리한 금융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또한 AI 은행원이나 AI 전문가(엑스퍼트)를 도입해 은행 내 다양한 전문 분야를 지원하는 AI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연구소의 중요한 방향이다. 이처럼 AI가 은행의 핵심 업무를 지원하며, 고객과의 상호작용을 더욱 원활하게 만드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다.

Q. 금융업에 진출하려는 청년들에게 AI 리터러시가 필수적인 역량으로 대두되고 있다. AI 리터러시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이며, 금융업계에서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할 AI 관련 기술이나 역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I 활용 능력은 금융업에서 점점 더 중요한 역량이 되고 있다. 이공계 학생들의 경우 AI를 원천부터 개발하는 핵심 엔지니어로 성장할 가능성도 있지만, 이는 소수에게 해당하는 분야다. 대다수의 사람에게는 AI 기술을 직접 개발하는 능력보다는 응용 능력이 더 중요한 역량이다.

모든 이가 AI 기술을 깊이 있게 개발할 필요는 없지만,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은 필수적이다. 마치 엑셀이 업무 필수 도구가 된 것처럼, AI 역시 금융업에서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필수 도구가 될 것이다. 따라서 최소한 AI를 활용할 수 있는 기본적인 능력을 갖추는 것이 금융업계에서 성공적으로 적응하고, 업무에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Q. 청년들이 AI 분야에서 경력을 쌓기 위해 갖춰야 할 역량은 어떤 것으로 생각하는지.

AI 분야에서 청년들이 갖춰야 할 역량은 AI 활용 능력이다. 코딩하지 않더라도 프런트 엔지니어링처럼 누구나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며, 엑셀이나 PPT처럼 사용법을 익히고 더 나은 방식으로 활용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또한 코딩에 관심이 있다면 이를 활용해 간단하게 무언가를 스스로 만들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이 필요하다. 파이썬은 복잡한 컴퓨터 구조를 몰라도 쉽게 배울 수 있어, 마치 제2외국어를 배우듯 습득할 수 있다. 이러한 기본적인 코딩 역량을 갖추는 것이 AI 분야에서 더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

Q. 현재 청년들이 금융과 AI 분야에서 주목해야 할 기술이나 트렌드는 무엇인가.

AI는 앞으로 모든 산업에서 일반적인 기술로 자리 잡을 것이다. 현재는 AI 엔지니어가 금융, 제조업, 반도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다. 다만 미래에는 분야마다 특수화된 전문성이 요구될 것이다. 특히 AI 관련 이공계 학생들은 자신만의 도메인을 정해, 해당 분야에 특화된 AI 기술을 학습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과 학생들도 금융을 선택했다면, 금융의 본질을 먼저 이해하고, 그 위에 AI 기술을 활용하는 능력을 더해야 한다. AI는 이미 다양한 산업에서 필수적인 도구가 되고 있으며, 금융 산업의 본질을 이해한 상태에서 AI 기술을 접목하는 것이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이다. 경제, 금융, AI 기술 모두를 종합적으로 학습하는 것이 필수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Q. 청년들에게 한 말씀.

AI는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라, 우리 삶의 일부로 자리 잡고 있다. 세계적인 석학들도 AI가 우리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것으로 예측한다. 따라서 청년들은 AI를 어떻게 대할지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이공계 출신이라면 AI의 근본을 파고들어 개발할 수 있도록 깊이 있는 공부가 필요하고, 그렇지 않더라도 AI는 남의 일이 아니다.

AI는 마치 새로운 공용어가 생긴 것과 같다. 과거에는 기계와의 소통이 C언어나 파이썬 같은 기계어에만 의존했지만, 이제는 AI가 그 간극을 메워줘,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로도 기계와 소통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변화를 무시하거나 AI를 사용하지 않으면, 동시대에 뒤처지게 될 가능성이 크다. 청년들이 AI에 대해 관심을 두고 공부하는 것이 앞으로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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