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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머니 UAE, ‘AI 메카’ 야망…TSMC·삼성전자 ‘러브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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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의 초기단계…기술적 장벽 등 장애물 있어”

TSMC “구체적인 신규 해외 확장 계획 없다”

2022년 12월 TSMC의 미국 애리조나 공장 착공식에서 장중머우 TSMC 창업자가 연설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세계 1·2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의 TSMC와 삼성전자가 아랍에미리트(UAE)에 대형 반도체 제조공장 건립하는 방안을 UAE 정부와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용수 조달·인력 수급 문제 등으로 인해 현실적으로 성사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은 TSMC의 최고 경영진들이 최근 UAE를 방문해 반도체 제조 복합시설을 건립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22일(현지시간) 밝혔다. 그러면서 “논의된 공장 규모는 현재 대만 내 TSMC 제조공장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첨단 공정이 적용된 시설에 필적하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도 앞으로 몇 년 내 UAE에 새 반도체 제조시설을 건립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삼성전자 경영진의 고위 인사도 최근 UAE를 방문해 해당 계획의 가능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UAE는 반도체 제조공장 여러 개가 들어서는 복합 반도체 단지를 세우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총비용은 1000억 달러(약 134조원)가 넘는다. WSJ는 “TSMC 및 삼성과의 논의는 더 커진 UAE의 기술 야망과 AI 열풍에 따른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반도체 생산 확대에 자금을 지원하려는 세계적인 추세를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해당 프로젝트 자금은 UAE 국부펀드인 무바달라를 중심으로 UAE 측이 대는 방안이 초기 논의 과정에서 검토됐다. 이번 논의의 포괄적인 목표는 글로벌 반도체 생산을 늘리고 제조사의 수익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칩 가격 하락을 유도하는 데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무바달라 측은 올해 초 UAE가 인공지능(AI) 프로젝트에 투자하기 위해 설립한 국영 투자기업 ‘MGX’가 반도체 생산시설을 투자전략의 한 축으로 세우고 있다며 “전 세계 파트너들과 정례적으로 대화를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바달라는 지난해 말 기준 투자자산 규모가 3000억 달러에 달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22년 12월6일 삼성물산 참여하는 UAE 바라카 원전 프로젝트 건설 현장을 방문해 현장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 뉴시스

MGX 등을 통해 AI 투자에 주력하는 UAE는 특히 AI의 두뇌라고 할 수 있는 대규모언어모델(LLM), LLM 학습용 데이터를 관리하는 데이터센터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MGX는 챗GPT 운영사인 오픈AI의 115억 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에 참여하고 있는 투자자 중 하나라고 CNBC는 보도했다.

하지만 공장 설립 논의가 아직 초기 단계에 있으며 기술적 장벽을 비롯해 다른 장애물에 직면할 수 있어 실제 프로젝트가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더욱이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대규모 정제수가 필요하고 공장 운영을 담당할 UAE 내 전문인력이 부족한 점이 기술적 측면에서 장애 요인으로 꼽힌다.

반도체를 제조하기 위해서는 실리콘 웨이퍼를 헹구는 등의 용도로 불순물을 제거한 초순수 용수가 필요하다. UAE의 물 대부분은 담수화를 통해 거친 해수로 상당한 정화 작업이 필요하다.

UAE에 반도체 제조 공급망이 전무한 만큼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높다. TSMC는 인력 문제로 올해로 예정됐던 미국 애리조나 반도체 제조공장 가동을 1년 연기했다. 미국이 신기술 반도체의 중국 유입을 우려하고 있는 점도 장애 요인으로 거론된다.

이에 대해 TSMC는 23일 대만 중앙통신(CNA)에 “구체적인 신규 해외 확장 계획이 없다”며 “TSMC는 현재 글로벌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TSMC는 현재 미국과 일본, 독일에 생산기지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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