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리스킬링(reskilling·새로운 직무에 필요한 기술 재교육)’이 꼭 필요한 시기입니다.”
최근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일본의 인사·HR 전문가들은 리스킬링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일본에서는 2~3년 전부터 리스킬링 열풍이 불고 있다. 2022년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리스킬링 등에 5년간 1조 엔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뒤 일본 내 주요 기업들은 앞다퉈 리스킬링 관련 제도와 교육 프로그램 등을 개발, 도입하고 있다. 직장인들이 새로운 기술을 배워 다른 직종으로 전직하거나 업무 능력을 높이도록 회사를 넘어 국가 차원에서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일본에 부는 리스킬링 열풍의 이유는 무엇일까. 고바야시 유지 일본 퍼솔종합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일본은 약 30년간 직원 재교육을 억제해왔다. 학교 다닐 때 열심히 공부해 취업하고 나면 자기 계발을 거의 안 한 셈인데 이런 상태로는 선진국과의 경쟁에 한계가 올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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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은 인공지능(AI)의 등장으로 일하는 방식에 큰 변화가 예고되면서 대응에 나서고 있다. 반면 일본은 저출산·고령화로 청년 인재가 부족해 자칫 경쟁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리스킬링 강조에 영향을 준 셈이다. 따라서 기업들이 시행하는 리스킬링 프로그램은 AI를 비즈니스에 활용하기 위한 전문 교육이나 엑셀·파워포인트 활용법 등 고령자를 위한 디지털 업무 교육이 상당수를 차지한다.
다만 교육 프로그램의 효용성에 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도 나온다. 일본 내 ‘리스킬링 전도사’로 통하는 고토 무네아키 재팬리스킬링이니셔티브 대표는 “디지털마케팅을 3개월간 배워도 실전에 활용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며 “교육을 받으면 실전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형식적 교육에 그친다면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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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킬링 당사자인 근로자의 적극성도 부족한 편이다. 고바야시 선임연구원은 “자발적으로 교육을 받으려는 사람은 10~20%에 그친다”며 “정년 후에는 일을 그만두는 게 일반적이다 보니 새로운 일을 배우려는 사람도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리스킬링은 빼놓을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나이에 관계없이 계속 일할 수 있는 ‘평생 현역 사회’ 구축에 힘을 쏟는 일본으로서는 일자리 창출만큼이나 근로자들의 재교육이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효과적인 리스킬링을 위한 제도 및 인식 보완도 필요하다. 고바야시 선임연구원은 “리스킬링 참여 권유에 그쳐서는 안 된다”며 “여럿이 함께하는 조직을 만들어 그 안에서 경쟁과 독려가 동시에 이뤄진다면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토 대표는 “경영자가 먼저 리스킬링을 해야 한다”며 “직원에게만 리스킬링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최고경영자(CEO)도 AI, 디지털 기술 등을 배워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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