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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포커스] ‘북한 오물 풍선’ 4개월째… 피해 잇따르지만 속수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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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오전 7시 2분쯤 인천시 계양구 한 아파트 인근에 북한이 날려보낸 쓰레기풍선이 내려 앉아 있다. /뉴스1
지난 6일 오전 7시 2분쯤 인천시 계양구 한 아파트 인근에 북한이 날려보낸 쓰레기풍선이 내려 앉아 있다. /뉴스1

서울 강서구 마곡동 강서농산물도매시장에 있는 쓰레기장에서 지난 15일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 원인은 북한 오물 풍선으로 파악됐다. 강서소방서 관계자는 “불이 난 쓰레기 더미 주변에서 북한 오물 풍선에 장착되는 발열 타이머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발열 타이머는 풍선을 터뜨려 오물이 쏟아지게 하는 장치다. 이 과정에서 화재를 일으킬 수 있다.

북한 오물 풍선이 화재를 일으킨 강서농산물도매시장은 김포공항에서 2㎞ 거리에 있다. 시장 관계자는 22일 조선비즈와 통화에서 “만약 불이 크게 번졌다면 김포공항 운영에 차질이 생겼을 뻔했다”며 “이번에는 운 좋게 불이 약할 때 발견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으니 불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 오물 풍선에 각종 피해가 생기고 있는데 적절한 대책이 나오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북한 오물 풍선, 4개월간 5400개… 재산 피해 최소 3억원 넘어

지난 18일 오후 9시 30분쯤 서울 성북구 석관동에서 대남쓰레기 풍선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다. /종암경찰서 제공
지난 18일 오후 9시 30분쯤 서울 성북구 석관동에서 대남쓰레기 풍선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다. /종암경찰서 제공

이날 합동참모본부(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5월 28일부터 이달 18일까지 21차례에 걸쳐 5410개의 오물 풍선을 날려 보냈다. 북한 오물 풍선은 화재, 차량 파손, 주택 손상 등 다양한 피해를 일으키고 있다. 특히 화재가 재산 피해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지난 9일 경기 김포시 고촌읍 1층짜리 자동차 부품 제조 공장에서 북한 오물 풍선 잔해로 추정되는 물체가 발견됐다. 이 공장은 나흘 전인 4일 화재가 발생한 곳이다. 당시 화재 진화에 1시간 17분이 걸렸다. 공장 측은 화재 피해 액수를 1억~2억원으로 주장하고 있다.

또 지난 8일에도 경기 파주소 광탄면의 한 창고 옥상에 북한 오물 풍선이 떨어지면서 화재를 일으켰다. 불을 다 끄는 데 3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소방 당국은 화재 피해 액수를 8729만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아울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부남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북한이 오물 풍선을 내려보내기 시작한 지난 5월 28일부터 8월 10일까지 오물 풍선이 수도권에서 일으킨 피해 액수는 1억52만8000원으로 집계됐다.

지금까지 북한 오물 풍선이 일으킨 화재 등으로 최소 3억원 이상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 이밖에 피해 액수가 공식적으로 산정되지 않은 경우도 있다.

◇軍 “공중 격추하면 위험성 크다” 警 “땅에 떨어지면 군에 통보”

지난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정관 인근에 북한이 살포한 오물풍선이 떨어져 관계자들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뉴스1
지난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정관 인근에 북한이 살포한 오물풍선이 떨어져 관계자들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뉴스1

북한 오물 풍선이 4개월째 넘어오고 있지만 정부는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창현 합동참모본부(이하 합참) 공보차장은 지난 10일 국방부 정례 브리핑에서 “풍선을 공중에서 격추하게 되면 적재물 낙하 또는 유탄에 의한 위험성이 더 높다”라며 “현재로서는 자연 낙하 후 신속히 수거하는 방법이 가장 안전하다고 판단되고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육군 관계자는 “군과 경찰이 공조해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필요한 예방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경찰에서는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경찰 관계자는 “지상에 내려온 오물 풍선을 확인하면 우선 주민이 접근 못하게 통제한 상태에서 경찰서 경비안보과 직원을 통해 군부대에 통보하라는 게 현재 매뉴얼”이라며 “근본적으로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보기는 힘들다”고 했다.

조선비즈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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