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올해 태양광 발전량이 2년 연속 최대 증가세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값싼 중국산 태양광 패널이 글로벌 태양광 에너지 성장세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재생에너지 시대을 맞아 중국이 과거 고유가 시대에 사우디아라비아가 가졌던 것 같은 위상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19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글로벌 싱크탱크 엠버의 보고서를 인용해 올해 글로벌 태양광 발전량이 593기가와트(GW)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2023년과 비교하면 29% 증가하는 것으로 2022년 대비 2023년 증가율과 비교해도 약 두 배에 달한다.
중국, 인도, 독일 등 주요 에너지 소비국 태양광 발전량이 지속적으로 성장한 데다 과거에는 재생에너지 발전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사우디아라비아, 파키스탄 등 국가들도 에너지 전환에 동참하기 시작한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엠버 관계자는 보고서에서 “향후 태양광 발전에서 숙제는 발전된 전력을 송전할 수 있는 전력망을 갖추는 것과 생산된 전력을 충분히 보관할 수 있는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갖추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는 빠른 태양광 설비 증대에는 값싼 중국산 태양광 패널이 큰 역할을 했다고 바라봤다. BNEF 자체 집계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태양광 패널 평균 가격은 1와트(W) 당 10센트(약 133원)까지 떨어졌다. 이는 중국에서 생산된 값싼 태양광 패널에 크게 영향을 받은 결과다.
글로벌 비즈니스 분석기관 우드맥켄지도 글로벌 태양광 제품 공급망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023년부터 2026년까지 80%를 상회할 것으로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앞으로 다가올 재생에너지 시대에는 과거 고유가 시대에 사우디아라비아가 차지한 것과 비슷한 위상을 중국이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9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지난해 기준 중국의 태양광 및 풍력 발전량이 약 300기가와트 증가했고 올해도 비슷한 증가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같은 기간 중국은 매일 원유 1370만 배럴을 수입하는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이었다. 재생에너지 발전이 현재 추세대로 증가한다면 매년 원유 수입량을 50만 배럴씩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2030년에는 중국이 완전한 에너지 자립 상태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청정대기센터(CREA), 카본브리프 등 기후단체들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중국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약 44%에 달해 이미 석탄 발전량을 넘어선 것으로 분석됐다.
앤디 셰 모간스탠리 아시아’태평양 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칼럼을 통해 “중국이 생산한 친환경차와 태양광 패널이 세계에 퍼짐에 따라 중국 바깥의 세계도 화석연료 수요를 줄이고 있다”며 “글로벌 사우스(개발도상국)도 이에 힘입어 화석연료 주도 개발을 건너뛰고 재생에너지에 기반한 경제 발전 모델로 나아가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이는 흔히 학계에서 일명 ‘리프프로깅(leapfrogging)’으로 불리는 전략이다. 후발주자가 구형 기술에 투자했던 선발주자의 과정을 우회해 단숨에 따라잡는 것을 말한다.
개도국들은 선진국들이 경제 개발에 사용한 구형 기술(화석연료)을 건너뛰고 곧바로 신형 기술(재생에너지) 기반 경제 발전에 집중할 수 있어 리프프로깅이 가능하다는 관측이 많다.
셰 이코노미스트는 “석유 가격의 변동성은 1970년대부터 글로벌 경제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요인이었다”며 “감소하는 석유 수요는 글로벌 경제를 안정화시켜 가난한 국가들이 그들의 경제에 필요한 에너지를 구하는 데 호의적인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환경은 제조업 기반 경제에 더 많은 혜택을 주고 자원 기반 경제의 중요도를 낮춰 운 좋게 화석연료를 많이 보유하게 된 일부 국가들의 수혜를 줄인다”며 “대규모 생산과 혁신을 통해 재생에너지는 화석연료보다 저렴하고 경쟁력 있는 대안이 됐으며 이를 통해 중국은 21세기의 사우디아라비아로 떠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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