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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유명작가 우엘벡, “여성은 25세까지 유통기한 가진 섹스 대상” … FT 인터뷰

최보식의언론 조회수  

[최보식의언론=박정자 상명대 명예교수]

파이낸셜타임즈 캡처
파이낸셜타임즈 캡처

한국에도 여러 작품이 번역된 프랑스의 우파 작가 미셸 우엘벡(Michel Houellebecq, 68). 전 세계에 수 백 만권의 책이 팔린 현대 프랑스 소설가다. 

그의 소설 속 주인공들은 아예 정치적 올바름 따위는 무시하고, 이민이나 여성의 역할에 대해서는 가끔 놀랍도록 도발적인 생각들을 펼쳐 현대 사회의 금기를 속 시원하게 깨트린다.

2001년 이슬람교를 ‘바보 같은 종교’라고 말해 인종증오 유발로 고소당했고, 무슬림들이 프랑스를 완전히 장악한다는 정치 판타지 소설 ‘복종(Submission)’을 쓰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이 책이 출간된 2015년 1월 7일은 샤를리 엡도(Charlie Hebdo) 테러가 자행된 바로 그날이다. 이슬람교에 대한 풍자를 자주 하던 시사만화 주간지 샤를리 엡도 사에 무장 괴한 2명이 난입해서 만화가 및 편집장을 포함한 직원 10명과 경찰관 2명을 사살한 테러 사건이다. 그는 이 소설이 무슬림을 대상으로 했다기보다는 차라리 ‘도덕적 좌파’(moral left)의 위선을 겨냥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가 9월 14~15일 주말판에서 그를 인터뷰했다. 

“지난 20년간 프랑스 극우의 등장을 초래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물음에 그는 주저없이 ‘이민’, 그리고 ‘엘리트들의 냉소’라고 대답했다.

프랑스의 엘리트들은 민중을 플루크(ploucs, 촌뜨기)라고 생각한다. 풀루크와 비슷한 미국의 단어는 힐빌리(hillbilly)다. 그는 힐빌리를 사랑하기는 하지만 그런 부류의 친구는 없다고 했다. “나는 내 계급에 충실한 사람이다”라는, 역시 직설적인 말과 함께. 

이에 관련해 그는 미국 역사학자 크리스토퍼 래쉬(Christopher Lasch, 1932~1994)를 존경한다고 했다. 래쉬는 현대 모든 나라의 엘리트층은 자기 나라의 좀 더 가난한 사람들보다는 나라가 달라도 자기와 생각이 비슷한 다른 나라 엘리트 계층과 좀 더 동질감을 느낀다고 했다. “자기 시대를 앞질러 간 사람이지요.” 

이 엘리트층은 귀족 계급보다 더 견고하여 해체하기가 쉽지 않다고도 했다. 과거 구(舊)체제에서 귀족 계급의 지배권은 오로지 태생으로밖에는 설명되지 않았다. 귀족은 태어나기만 하면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아도 온갖 부와 권력을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현대의 엘리트층은 피나는 노력으로 지성과 실력을 겸비하고 거기에 도덕성까지 갖추고 있다. 이 지성적, 도덕적 탁월함은 누구도 쉽게 넘볼 수 없는 탄탄한 자격인 것이다. 

그럼 그는 왜 반(反)이민적인가? 북 아프리카 출신 이민자들은 통합을 잘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프랑스에 동화되어 프랑스인들과 함께 평화롭게 살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다. “동화하는 데는 시간이 걸리지 않는가?”라고 질문할 수 있겠지만, 프랑스의 경우에는 이민자의 2~3세대가 문제를 일으킨다고 한다. 그들이 동화를 거부한다는 것.

그는 프랑스에서 무슬림에 대한 저항 운동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한다. 사태가 더욱 복잡한 것은 무슬림과 반무슬림 사이의 갈등만이 아니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비교적 최근까지만 해도 이민자들은 모두 북아프리카와 서아프리카에서 왔지만 지금은 온 세계에서 온다. 파키스탄, 체첸, 소말리아 등등. 기독교인들도 있다. 그들은 각자 자기들의 모순을 갖고 온다. 그야말로 종족 전쟁이 내란으로 번질 지경이다.

유로스타로 2시간 남짓 걸리는 영국에서는 40개국에서 온 이민자들의 귀화 행사에서 런던 시장이 ‘축복’과 ‘풍요로움’이라는 단어를 언급하는 모습이 연출되는데, 이것은 프랑스에서는 매우 낯선 풍경이라고 한다.

그의 생각으로는 영국이나 다른 서구 국가들은 식민지 경영에 부채 의식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보통의 프랑스 국민들은 프랑스가 식민지를 갖고 있었다는 것조차 알지 못한다. 알제리만이 예외지만, 그것도 식민지라기보다는 이주 정착 개념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몇 대를 이어 살았던 자기들 땅을 강제로 떠나야 했던 그들은 알제리를 포기한 드골 대통령을 결코 용서할 수 없었다고 했다.

우엘벡의 어머니는 알제리 정착 이주민 후예이고, 친조부 쪽은 모두 철도 노동자 출신이다. 그 자신은 농학 그랑제콜(프랑스의 엘리트 고등교육기관) 출신이어서 다른 문인들과는 달리 파리 문단의 일원이 아니다. 

그가 그토록 과감하게 도발하는 용기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이런 아웃사이더적인 신분 덕분이었을까? 그는 수긍한다. “하찮은 존재일 때 우리는 한없이 용감해질 수 있어요.”

그는 트럼프 지지자다. 이번 미국 선거에서도 트럼프를 지지할 것인지 묻자 그는 “물론”이라고 답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는 처음부터 이상했었다고 한다. “왜냐하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땅이기 때문에.” (하기는 러시아의 대문호인 고골, 숄로호프, 푸시킨, 레르몬토프 등이 모두 우크라이나 출신인데, 이들을 빼면 우리가 이때까지 러시아 문학이라고 알았던 것은 어떻게 되는가, 하는 의문이 나도 들었었다.) 

노벨상을 탈 것 같냐고 묻자 최근에 이미 너무 많은 프랑스인들이 탔으므로, 더 이상 프랑스 작가는 대상이 아닐 것이라고 말한다. 노벨상 수상 작가 중 파트릭 모디아노는 좋아하지만, 르 클레지오는 지루하고, 가장 최근에 받은 아니 에르노는 아직 읽어보지 못했다고 했다. 

물론 에르노 자신도 우엘벡의 여성 묘사는 참을 수 없다고 비판했었다. 우엘벡이 여성을 25세까지의 유통기한을 가진 섹스 대상일 뿐이라고 묘사한 것은 유명한 말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는다. “여성들은 끝까지 자신들이 욕망의 대상이 되기를 원하면서 막상 그 싸움에서 지면 이 때까지 떠받치고 있던 시스템을 문제 삼기 시작한다”면서.

#미셸우엘벡, #파이낸셜타임즈, #이슬람교, #노벨문학상후보,

최보식의언론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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